문피아에서 오래계신 분들이라면 다 알법한 검미성님의 [망겜의 성기사]입니다. 이제 모든이야기가 끝나고, 에필로그만을 앞두고 있기에 다시 한번 이렇게 추천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플롯은 간단합니다. 세상은 게임으로 변했고, 성기사 직업을 얻은 주인공이 이 게임을 클리어해 소원을 빌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여정. 어떻게 보면 전작인 신을 먹는 마법사에 비해 설정은 훨씬 단순하죠. 하지만, 아마 검미성님의 소설중에서 제일 똘똘(?)하고 고결한 마음씨를 지닌 주인공 황건욱이 가벼워 보일 수 있었을 이야기를 가슴 울리는 서사로 바꿔 버립니다. 바보같이 당하기만 하지 않고, 현실과 어느정도 타협을 했지만 그럼에도 빛나는 선함을 지닌 주인공. 세상을 게임으로 만들어버린 신이 그 주인공을 보며 가장 큰 행복을 느끼듯, 독자들 또한 황건욱의 여정을 보는 내내 황건욱의 꿈을 응원할수 밖에 없게 만들어버리는 매력적인 묘사를 보며 항상 감탄했습니다.
황건욱 뿐만이 아닙니다. 현실적인 성격과, 그를 납득시키는 배경을 지닌 다양한 조연들. 김정흠, 이태동, 고연무, 김선우, 이률, 이연옥, 오승훈, 퍼시발, 마녀인간, 코레, 그리고 더 많은, 평범한 이들이 각각의 이유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판타지인지 판타지의 비유를 사용한 논픽션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아마 이게 검미성님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납득이가는 주인공들. 비현실적인 성격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아닌, 현실의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갈법한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비틀려있고, 적당히 선함에 대한 동경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야기가 한층 더 생생하고, 풍성해집니다.
울림을 줍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자신만의 영웅을 기다리고 만난 시간이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혹은 기다리다 못해 스스로 그와 비슷한 모습으로 화한 순간이던지. 고결함을 끝까지 지켜내는 황건욱, 혹은 그를 동경하다가 닮아버린 김정흠을 보면 이야기를 끝까지 읽지 않는게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비현실적인 디씨나 마블의 히어로가 아니라, 정말 있을법한 모습의 사람들인게 참 정이 가더군요. 아무래도 검미성님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매편 결제를 하면서 보는 시스템에서는 조금 걱정이 될 수는 있지만, 이번에는 게임적인 요소를 도입해서인지 진행감이 전작에 비해 한층 살아나 라이트한 독자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완결을 앞두고 있는 지금, 망겜의 성기사를 다시 한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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