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기간이 열흘 조금 안되게 남았나요?
선호작에 쌓아둔 작품이 많지만 그 중엔 N이란 불빛이 안들어오게 된지도 좀 된 먼지 덮인 작품들이 많았던 저 같은 분들이 공모전에서 눈에 불을 켜고 읽을 책을 찾아다니셨는지 오랜만에 들어온 추천 게시판이 전보다 붐볐던거 같네요.
저도 얼마 남지 않은 공모전 읽을만한 작품 하나를 추천하고자 왔습니다.
‘마왕이 부활하면 이미 분배된 유산은 어떻게 되는거지?’
죽은 마왕을 부활 시키려는 사마귀 마족과 마왕의 서자 그리고 자칭 잘나가는 도둑 아가씨의 이야기인 이 작품은 우연히 리뷰글을 다른 곳에서 보고 접하게 됐습니다. 제가 이 글을 읽게된 계기가 되니 염치 불고하고 말을 빌리자면
진부한 용사-마왕 구도에 기반한 정판에다 클리셰 비틀기를 가미한 개그 소설이라고 하면 이미 유행이 한참 지났다.
작가가 그 시절에 차원유폐라도 당했다가 최근 귀환했는지 몰라도 최신 트렌드와 정말 거리가 멀다.
힙스터 감성으로도 소화하기 어려운 작명법이 본능적으로 거슬리는데
읽는 내내 잘쓰는데... 왜 이렇게 썼지? 하면서 16화까지 봤는데 결론은 그냥 얜 이게 재밌어서 이렇게 썼나 보구나 싶더라.
재밌긴 했다. 이름 좀 익숙해지고 나면 주연 캐릭터들 캐릭터성도 확실하고 대사도 생동감이 있었다.
오래간만에 하스스톤식이 아닌 마법 전투 묘사라서 좋았다.
네, 이 평가가 정확히 들어맞는 글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연재된 분량을 보면서 제 감상을 몇 마디 더하자면 초반에 난무하는 고유 명사와 세계관에 대한 서술은 점차 비중이 줄어듭니다.
작가님께서 판타지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해 생소한 언어 느낌의 독특한 작명과 고유 명사들에 대한 설명을 초반에 서술하셨는데
판타지 세계 신의 이름이 마세비진이면 어떻고 벫똏이면 어떻겠습니까?
다만 이 점이 진입장벽이 되어 이런 재밌는 글을 많은 사람이 못읽는다면 좀 아쉽네요.
다행이라면 이런 세계관을 독자에게 그냥 밀어붙이지 않고 특유의 개그와 함께 풀어나갑니다.
몇 차례 웃음을 터뜨리시다 보면 독특한 고유 명사와 세계관은 점차 눈에 익고 차츰 비중이 줄어들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또한 클리셰 비틀기가 전부인 개그 소설로 끝나지 않습니다. 웹연재의 특성상 초반 반짝하는 아이디어로 잠깐 연재되다가 사라지는 소설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주5회 연재를 지향하는 웹소설의 특성상 텐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이 소설은 마왕의 부활이라는 분명한 목표와 계획을 가진 일행의 이야기이기 때문인지 단발성 개그로 끝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갈 힘이 있어 보입니다.
댓글 하나 다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는 부끄럼 많은 독자지만 재밌는 글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추천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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