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추천글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모든 작가님들의 글이 다 훌륭하고, 대단하지만
추천글을 쓸 정도로 마음이 동하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처음으로 마음이 동했습니다.
새벽 내내 몰입해서 읽고, 일어나자마자 추천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정도로 이 작품은 매력적이었어요.
우선, 이 소설은 기존에 제가 생각하고 있던 웹소설의 틀을 완벽하게 깬 작품입니다.
첫 부분은 흔한 이세계물처럼 진행돼요.
가족을 열렬히 갖고 싶은 주인공이 산타의 도움(?)을 받고 중세로 날아가 핏줄 하나 섞이지 않은 두 여자와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어찌보면 기존에 보던 웹소설과는 약간 다른 형태의 소소한 작품입니다.
전개도 느리고 사건도 평범합니다. 다른 웹소설들처럼 지구가 흔들리고, 천지가 진동하고 그러지 않아요.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법한 소박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집니다.
하지만 그 소박한 이야기들이 어쩐 일인지 심금을 울립니다.
가족 하나 없이 사무치는 외로움 속에 지내다가 이제서야 가족을 이뤄 안식을 찾은 김주환의 이야기가,
주위 환경으로 인해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오다가 김주환을 만나, 다정한 그에게 반해 그에게 어울리는, 쓸모있는 아내가 되길 바라는 리지의 이야기가,
아빠에게 학대 당하던 이름도 없는 가여운 아이에서 이제는 온전히 내편이 되어줄 가족을 만나 반짝반짝 별가루처럼 빛날 도로시의 이야기가 어쩐지 페이지를 자꾸 넘기게 만듭니다.
분명 이 가족들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아주 특별한 가족인데도, 오히려 피가 섞인 가족들보다 더 질깁니다. 이 글을 사랑하게 된 한 명의 독자로서 끝까지 그들의 행보를 응원해주고 싶을 정도로요.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아주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오래 가서 슬프고 차가운 현실을 살아가는 지친 사람들에게 작은 불씨를 선물했으면 좋겠습니다.
주환이는 마법사니까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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