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지인입니다.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라 초, 중학교 동창인 10년지기죠.
이제껏 추천은커녕 댓글도 거의 단 적 없는 전형적인 눈팅족이고 지금도 영 내키지 않지만, 며칠전에 치킨집에서 만났을 때 친구가 글쓰는 거 접고 취직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해서 한번 돕기로 했습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단순히 친구가 안타까워서 추천글 쓰는게 아니에요. 걔한테 재능이 없다면, 글 수준이 모니터 앞에 앉아 전기고문당하는 것 같으면 당연히 추천 안하죠. 양심 이전의 문제에요. 대책도 없이 희망만 불어넣기보다는
“그래, 잘 생각했다. 너 글만 쓰다가 나이 30되면 인생 폭망한다. 평생 결혼 못할 수도 있어.”
라고 말리는 게 친구를 위한 길이니까요.
근데...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걔한테 재능이 있어요!
일단 작품에 대한 소개를 할게요.
제목대로 좀비물입니다.
정석대로 물리면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좀비가 되요. 시간이 걸리지만. 근데 시스템에서 백신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큰 위협은 안돼요.
좀비가 가장 무서운 점이 물리는 건데 백신 있으면 무슨 재미냐 싶지만, 좀비 자체가 강해요. 무술을 쓰거든요. 주인공이 물려서 좀비 되는 것보다, 좀비한테 맞아 죽진 않을까 걱정해야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나름 기발하다고 생각되네요 ㅎㅎ
일단 스토리를 참 잘 짠거 같아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갑자기 툭 튀어나오거나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 없어요. 무엇보다 질리지 않아요. 주인공은 사경을 헤매며 점점 강해지고 성장형 주인공이라는 점이 소설을 담백하게 해줘요.
두 번째는 현실적인 어려움이에요. 요즘 트랜드는 주인공이 승승장구하는 건데 친구가 쓴 글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초중반에 고구마라고 말이 나오더군요.
물론 손발 힘줄 다 잘리고 졸부 게이한테 팔려 후장 허벌나게 따이는, 그런 끔찍하게 암울한 글은 아니에요. 최신 스마트폰 사기 위해 알바를 하는데 꼰대 사장과 진상 고객이 갑질하는? 샀는데 하루만에 배터리가 하와이 화산처럼 폭발하는? 그런 류의 어려움인거죠ㅋㅋㅋ
게다가 악당도 꽤나 매력 있어요.
악당 구보타는 악랄하고 독한일을 주인공 쿠즈에게 시키고 자신은 뒤에서 돈만챙기는 등 비열한 캐릭터예요.
마지막 장점은 전투씬.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압권이라고 생각해요. 책이라면 교과서 빼고1년에 1,2권밖에 안 읽는 전데 친구가 1부라며 완성했다고 보여줬을 때 솔직히 의리로 읽어주자라는 마음으로 봤는데, 와... 진짜.... 팬티를 몇 번 갈아입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ㅋㅋ
작가의 성공하는 데는 좋은 글도 필요하지만, 저는 행운도 있어야 된다고 봐요. 제가 쓴 추천글이 친구에게 행운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대로 투명인간처럼 없어지기에는... 좀 아깝다고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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