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서 처음으로 추천글을 씁니다. 다른 분들의 추천글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지라 한 글 더 보태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소설은 임한백 작가님이 쓰신 [위대한 소설가] 입니다.
다른 분들이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고르시는지는 잘 몰라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려고 합니다.
아직 완결나지 않은 책의 전권을 읽으며 가슴 두근거리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서는 언제 다음 권을 볼 수 있을까 숨을 내쉰 적 있으신가요? 그럼 그 때, 다른 동네 서점에 그 소설의 다음 권이 이미 들어 와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어떻게 하실 것 같습니까? 기다리면 우리 동네 서점에도 들어오기는 할 테지요. 간절한 마음이 덜했다면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못 참겠더랍니다. 그럼 어쩌겠어요. 발품 팔아서 읽을 수 있다면 읽어야죠. 전 그렇게 문피아를 찾아왔습니다.
[위대한 소설가]는 제목 그대로 위대한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하는 소설가의 이야기입니다. 한 번 나락까지 떨어졌던 천재 소설가가 처음 성공했던 소년 시절로 돌아와, 평생 한을 풀듯 글을 써내며 위대한 소설가를 목표로 살아갑니다. 실패를 거듭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며 살죠. 인생은 가볍지 않습니다.
위대하다는 말은 정확하게 정의내리기 힘든 수식어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인생이 말해줍니다. 소설 속 주인공의 작품이 그걸 말해줍니다. 위대해진다는 건 그런 거라고. 그 답을 향해 달려나갑니다.
작가가 주인공인지라, 글은 작가의 시선을 보여 줍니다. 창작자의 고통에 어느 정도 광기마저 느껴지죠. 하지만 과하지 않습니다. 그걸 볼 때마다 글에 중심이 잘 잡혀 있다고 느꼈습니다.
현대 판타지지만 판타지가 두드러지는 요소는 적은 편입니다.
회귀를 소재로 한 것 치고 거창하게 사회를 뒤짚어 엎는 소설도 아닙니다. 대신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작은 입장이나마 바꿔 놓죠. 이야기는 세상에 퍼지고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사회가 아니라 사람이 움직입니다. 큰 서술보다 자잘한 시선들이 모여 큰 그림을 그려냅니다. 등장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듯 생생합니다. 매끄러운 문장과 과하지 않은 묘사,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문체에 격정적인 이야기가 담기죠. 따라 읽다 보면 심장이 뛰고,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추기도 여러 번 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가볍지도 않고,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습니다. 균형을 잘 잡는데 떨어지기는 또 훅 떨어집니다. 모니터로 읽으면서도 종이책을 갈구하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거기에 작중작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그러고보면 작가님은 소설 속 소설로 독자들 괴롭히시는 걸 좋아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작중작을 못 읽는다는게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다 해결하고 때려 부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적인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걸 볼 수 있어요. 주인공이 답답하니,전개가 느려서 고구마니 하는 걸 싫어하신다면 아마 마음에 드는 글은 아닐 테지요.
하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그렇게 쉽답니까. 고뇌 없는 창작자가 그렇게 매력적이겠습니까. 빠르고 강한, 말초적인 자극만 자극은 아니잖습니까.
이야기의 완결을 보고 나서, 이 책을 제 책장에 꼽아두고 싶다는 욕망을 느꼈습니다.
깊이 있는 이야기에 종이의 무게감을 더한 소설을 읽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뭘 읽느냐고 물어보던 간에 좋은 책이라고 말할 자신이 있습니다.
완결이 가까웠다는 걸 느끼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한 편 한 편 읽는 게 아까웠죠.
하고 싶은 말은 다 하신 듯 미련 없이 완결을 내 버리신 작가님이 조금 야속하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깔끔하게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여운이 남는 마무리였습니다.
읽고 나면 의미 있는 독서였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글입니다.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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