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고여서 강한 먼치킨
오픈 첫 주 20만의 접속자로 시작한 MMORPG 칼레발라였지만, 서버 종료시점에는 접속자가 1명이었을정도로 몰락해버리고 만다.
불친절한 튜토리얼, 모든 필드 무제한 PK, 너무 뛰어나서 유저에게 사기치는 NPC 등등. 독특해보였으나 한데 묶으니 시스템적 부조리가 되어버린 단점들이 산재했으니.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취향이 똑같지는 않은 법.
최후 1인의 접속자일 정도로 칼레발라를 좋아한 김성호는 칼레발라의 몰락에 대해 분석한 기사에 장문의 반박 댓글을 달고만다.
댓글 등록을 마친 순간, 푸른 창이 점멸하며 칼레발라의 튜토리얼로 넘어가버리고 마는데...
게임 세계로 전이라는 뻔한? 클리세지만,
구성과 필력이 좋아 술술 읽게되네요.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때면
'관련 게임 기사 → 김성호의 반박 댓글 → 챕터 진입'이라는 구조라 본편에서 설명의 비중이 적고 독자에게 사전 지식을 전해주죠. 반박 댓글과 다르게 고통받는 주인공이 소소한 재미고요. ㅋ
그리고, 여타의 소설과는 달리 주인공 외에도 미리 전이된 지구인들이 있어, 악순환의 체계 속에서 약탈 길드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신입 전이자들을 선별해 죽이거나 노예로 쓰며 부를 축적하는 연합 길드들.
평범했었을 이들이 부조리한 세계에 순응해서 완전히 타락해버린 모습에, 주인공은 분노하고 독자는 주인공의 분노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게임과 현실이기에 생기는 차이점들이 현실감을 더해줍니다. 부활 없고 죽으면 끝인 현실에서 만렙을 달기위해 위험을 자처할까요? '필요한 건 다른 사람들보다 아주 약간 더 강한 힘이다'라는 문구에서 작가 분 나름의 진지한 고민이 드러나더군요.
폐인 수준의 게임지식으로 부조리한 세계를 바꾸려는 주인공.
주인공의 포지션이 명확하고 이에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강추하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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