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대에서 유일하게 챙겨 본 소설 ‘회귀도 13번이면 지랄맞다’를 추천합니다. 16년 초에 연재를 시작했을 때는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작가님의 사정으로 많이 수그러 들었습니다. 연재 주기가 뜸해서 완결이 날 때까지 굉장히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것만 봐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제목과 같습니다. 주공혁이라는 주인공이 회귀를 13번 해서 14번째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공간 배경은 바벨이라는 던전입니다. 지하 감옥이라는 의미의 던전이랑은 굉장히 다릅니다. 사실 바벨이라기 보다는 무수한 세상이 맞습니다. 시간 배경은 바벨이 나타난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때입니다. 바벨에서 비롯된 던전들에 의해 격변이 진행 중인 지구이죠.
이런 스토리는 평범한 회귀물의 전형으로 보이지만 사자혼 작가님의 색깔이 들어가 굉장히 독특하게 바뀝니다. 보통의 회귀물에서 다루지 않는 혹은 다루지 못하는 주제인 주인공의 변화가 그 첫 번째입니다. 회귀를 거치면서 주인공은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어떻게 변화하는 지는 스포일러라 말씀드리지 않습니다만 굉장히 입체적으로 나타나죠. 실제로 회귀를 13번을 하면 어떻게 변화할 지 알고 쓴 것이라 알 정도로 잘 쓰여 있습니다.
두 번째로 독창적인 세계관입니다. 단순히 독창적일 뿐만 아니라 깊이가 깊죠. 등장인물 하나하나 마다 스토리가 있고 성격이 다르고 행동이 다릅니다. 보통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상상하는 게 힘들고 사실적이기는 더더욱 힘들다는 걸 생각해봤을 때 작가님이 다중인격이라 믿을 만큼 사실적입니다.
세 번째로 재미와 깊이의 조화입니다.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한 소설은 질리고 깊이만을 추구한 소설은 순수 소설마냥 재미가 없죠. 그래서 잘 섞는게 중요한데 많은 소설들이 실패하거나 하나를 포기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넘치는 액션, 위에 설명한 깊이까지 해서 제 생각에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싱숑님의 멸망 이후의 세계나 A사과님의 작품들이 재밌으셨다면 취향에 맞을 듯 합니다. 그리고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와도 느낌상 취향이 맞으실 듯도 한데 이건 잘 모르겠네요. 바바리안 퀘스트 같이 인물의 깊이를 중요시 하시는 분들도 맞을 듯 하네요.
딥-다크한 소설이나 화려하고 스케일이 큰 액션, 인물의 깊이를 선호하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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