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쓴 글보다 잘 쓴 글 찾기가 어렵다.
잘 쓴 글 중에 무겁게 잘 쓴 글은 많지만, 가볍게 잘 쓴 글은 찾기 어렵다.
무거운 글은 무게에 짓눌려 계속 보기가 버겁다.
가벼운 글은 너무 가벼워 글의 기본기도 날려버린 경우가 많다.
이 글은 가볍게 잘 쓴 글이다.
‘꼬마 영주와 전투 골렘’은 가벼운 글이지만, 소설 기본기가 탄탄하고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산골 영지에 어느 날 던전이 발견되고 던전을 발굴한 세력과 영주 간 문제가 생겨 영주가 길을 떠난다.
아버지를 대신하여 첫째 아들이 영지를 다스리고 있을 때 마물 대란이 일어나 국가 총동원령을 받고 영지의 군대를 이끌고 떠난다.
그렇게 해서 둘째 아들이 영주 대리가 되어 펼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둘째 아들은, 어린 나이에 비해 굉장히 영악(똑똑)하고, 매사 자기중심적이다. 좋게 말하면 악동, 나쁘게 말하면 비행청소년으로 보인다.
이 글은 영지물, 골렘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보아 왔던 이 부류의 장르와 똑같이 가지 않는다.
분명 이 소년의 등장과 함께 영지에 변화가 생겨나지만, ‘영지를 키우기 위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해서 영지가 강해지고~’ 식으로 가지 않고 참신하게 돈을 벌고 세력을 강화한다.
그 참신함이 맛깔스러운 문체로 재치 있게 웃음을 유발하며 재밌고 신나게 흘러간다.
(재밌고 신나게 흘러간다는 게 중요하다. 얼른 다음 글을 보고 싶은 것이다.)
단점이라면, 나는 잘 모르겠지만, 앞 추천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주인공이 너무 건달이고 싹수가 어쩌고 하는 불만이 있는 것 같다.
초반만 보고 그렇게 느껴 하차하면 어쩔 수 없다. 재밌는 글을 안 보면 안 본 사람만 손해니까.
개인적으로 주인공 나이가 두세 살 정도 위였으면 별 불만이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독자들은 시원하고 화통한 걸 원하면서도 또 착해서 너무 어린 아이가 악행을 저지르는 걸 원하지 않는다.
(물론 이 글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악행은 등장하지 않았다. 악동의 소란 정도일 뿐. 주인공은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 중간 중간 어린아이 같은 모습과 생각을 보여주면서 글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고 친근하게 끌고 간다.)
이 글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가볍고 잘 쓴 글’이다. 다음편이 기대되고 앞으로의 모험을 보고 싶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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