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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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87 견리
작성
23.07.09 19:13
조회
250
표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이기준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163,882
추천수 :
8,549

이기준 작가님의 “연기력으로 황제가 되겠습니다(이하 연기황제)”를 추천드립니다. 제목때문에 연기물이라는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연기의 요소를 도입한 퓨전 판타지 작품입니다. 




1.




먼저 소설의 내용과 추천하는 이유를 적기 전에, 이기준 작가님에 대해서 언급하겠습니다.


사실 이기준 작가님을 기억하는 독자분들은 생각보다 꽤 많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 작가님을 언급할 때 언급되는 작품은, 최신작(2020년 완결)인 “나는 전생을 기억한다” 도 아니고, 그 전작(2016년 완결)인 “레벨 권하는 사회”도 아니며, 첫 작품인 2014년작(첫 연재 기준, 2015년 완결) “노블리스트”입니다.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어느 분야에나 있는, 첫 작품 끗발은 좋았는데 후속작이 따라오지 못하는 창작자의 이야기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분석은 이기준 작가님을 설명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제가 레권사와 전생기억을 둘 다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제 생각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노블리스트를 연재하던 이기준이라는 작가에게 제가 걸었던 기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블리스트가 이미 완결 후 8년도 지난 소설이라, 사실 저도 세부적인 사항까지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노블리스트는 분명히 독자적인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는, 꽤나 독창적인 세계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시원시원한 사건 전개, 부담스럽지 않은 문체, 선명한 주제의식 등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조화를 이뤄, 매출에 큰 도움이야 안 되겠지만 한 번 읽으면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되는 작품 “노블리스트”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위대함’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할 때, 제가 생각하는 레퍼런스 중 하나는 이 소설일 정도이니까요.


특히, 노블리스트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같이 매력적인 판타지 배경을 그리는 작가의 차기작이 현대판타지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배신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저와 같이 느낀 독자분들이 몇몇 분들은 더 계시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2.



이렇게 제 기억 속에서 추억으로 변하던 이기준 작가님이 신작을 냈습니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레권사도, 전생기억도 초반부를 조금 읽다 말았으니 신작도 비슷하겠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제게 오래된 노블리스트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2-1.


먼저, 세계관이 독창적입니다. 한국 장르문학에서 마법을 마법 이외의 분야로 환원시켜서 묘사하는 경우, 마법은 굉장히 이과적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아마 아서 클라크의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이 큰 영향을 끼친 것 아닌가 싶긴 합니다. 당장 문피아 내에서 레퍼런스를 찾자면, 오늘도요 작가님의 “신의 마법사”가 그렇습니다. “신의 마법사”에서는, 마법을 우리가 아는 과학 그 자체로 환원하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특수능력이 시뮬레이션이고, 마법을 다루는 방법론은 과학적 방법론에 기초합니다. 즉, 마법에는 절대적으로 보이는 규칙이 있고, 그것을 적절하게 해석할 수만 있다면, 마력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이를 재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과학 지식과 마법을 결합한 레퍼런스를 찾자면, 대여점 시절의 “수2법사”, “마도공학자”, “마법공학” 등등의 작품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코딩과 마법을 접목시킨다던지,  하는 작품이 있는 등 레퍼런스 자체가 적지는 않습니다만, 제 흥미에서 꽤나 벗어난 소설들이기 때문에, 더 적절한 예시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쨌든, 마법은 어딘지 모르게 이과적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신의 마법사”에서 밝힌, ‘마법을 과학처럼 세계관 내 마법규칙의 조합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부정하는 것이 “연기황제”입니다.


“연기황제” 내에서의 마법은 연기(演技, Acting)이며, 어째서 그렇게 접근해야 하는가, 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첫 주연(2)에서 요약).


  1. 한 인간의 평생에 걸친 광기로 하나의 마법이 생겨났다.
  2. 사람의 광기는 도식화/패턴화할 수 없다. 따라서, 마법을 쓰려는 자는 마법의 창시자 그 자신이 되어야 한다. 즉, 마법의 창시자의 광기 그 자체를 체화해야 한다. 
  3. 따라서 훌륭한 마법사는 훌륭한 연기자여야 한다.

이러한 접근 하에서 마법의 이과적인 클리셰는 사용되지 않으며, 사실상 한국 장르문학에서 다룬 수많은 클리셰들을 폐기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 추천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만, 마법의 정의가 바뀐 이 세계관에서 사회문화는 어떻게 되는지까지 작가님은 충분히 고찰했다고 감히 평가합니다.




2-2




캐릭터들의 개성도 뚜렷한 편입니다. 현대의 연기지망생이자 세계관 내 무기력한 황자 주인공, 충성심이 강한 전갈덕후(현대의 스포츠카 덕후에 해당합니다) 호위무사, 집안 망신 시키는 것 같은 동생을 자비없이 썰어버리려는 마법(연기)천재 황태자 형님 등등, 스포일러를 우려해 밝히지 않는 수많은 등장인물들도 각자의 개성이 아주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 소설에서의 최종목표는 황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치적인 요소가 어느정도 있고, 그 이전에 인재수집 파트가 중요하게 됩니다. 그런데, 작가님이 진짜 필력을 많이 갈고닦으셨다는 것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보통 인재수집의 요소가 잘 드러나는 장르는 대체역사, 그중에서도 특히 삼국지물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건은 사건대로 진행하면서 인재는 인재대로 수집하고, 기존의 인재들과 비중을 적절하게 분배하면서 동시진행으로 스토리를 끌어가는 작가님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보통은 인재 수집과 역사 진행의 파트를 분리하고,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식으로 진행을 많이 하시죠. 이러한 경우에 생기는 최대 단점은, 아무래도 ‘쩌리화’되어버리는 캐릭터가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삼국지물의 최우선 레퍼런스로 꼽히는 조경래 작가님의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 또한, 시계열로서는 동시진행을 한다고 해도 소설의 전개로서는 인재 수집과 역사 진행을 꽤 확실히 분리해서 서술하는 편이었고, ‘쩌리화’ 문제는 후반부에 주인공의 자기반성 에피소드로 해결을 했습니다.


하지만, “연기황제”에서는 마법이 즉 연기라는 점을 상당히 유효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마법을 쓰지 않더라도 연기력이 필요한 사회, 즉 인간 심리에 대한 고찰을 해내야 하는 세계관 하에서 사건 - 곤란 - 해결 구조는, 곤란의 해결 방법이 주로 설득을 비롯한 연기가 됩니다. 따라서, 에피소드 내에서 새로이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연스럽게 설득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자연스럽게 주인공에게 합류하게 됩니다. 위에서는 삼국지물과 비교를 했습니다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소년만화식 작법에 더 가까워보이기도 하는군요.


이렇게 두가지 파트를 통합하여 진행하는 방식이, 시원시원한 전개로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약간 아쉬운 점은, 소설의 초반부이다보니 아직 이 소설의 주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점입니다. 아마 후반부에 가면 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3.




약간의 단점을 마지막으로 적자면, 아무래도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만큼 고유명사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작중에서 꽤 충실하게 설명하는 편이니 생각보다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로운 설정을 이해하는 것이 귀찮으신 분들에게는 좀 안 맞을 수 있겠습니다.



이상의 이유로, 이기준 작가님의 연기황제를 추천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재밌게 보는 퓨전판타지작품인데, 유입이 너무 적어서 연중이라도 한다면 좀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 제 이 추천글이 작가님께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조금의 힘이나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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