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본 소설이 제게 감동을 줘서 추천 글을 씁니다.
전 오랫동안 장르 소설을 봐왔습니다. 마음 편히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재미가 있지요.
작가의 설정 허점 같은 건 대충 납득해 가며 작가의 얘기에 몰입해서 따라가는 재미가 장르 소설엔 있습니다.
순수문학은 느긋함 마음으로 읽으면 가슴에 와 닿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쉽게 읽히지 않고 따분해져서 장르 소설을 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읽고 난 후에는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장르 소설이면서도 문장을 좀 반추하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선호합니다.
저와 같은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는 분들께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서른 중반의 인류학과 교수입니다.
정부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가진 교수를 납치해서 지하세계로 보냅니다.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이유입니다.
글에선 이 유전자가 없는 대다수의 사람을 양이라 부르고 교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늑대라 부릅니다.
지하세계는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 즉 늑대들이 모여 사는 또 하나의 세상입니다.
교수는 폭력이 만능인 세상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인간이면서도 인간이 아닌 늑대들 사이에서, 교수처럼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동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성격과 행동, 주변의 환경에 대한 묘사가 아주 뛰어납니다.
개연성이 충분하면서 적당한 반전은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 글은 대화나 묘사가 늘어지지 않고 군더더기가 별로 없습니다.
읽는 중에 참으로 재능이 출중한 작가라고 생각하며 혼자 감탄하곤 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작가가 퇴고를 하지 않고 연재하느라 문장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문맥을 흐트릴 정도는 아닙니다. 생각나는 대로 쓰고 퇴고하지 않아도 이 정도의 글을 쓴다는 건 작가로서의 재능이 뛰어나다고 전 생각합니다.
등장 인물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능숙함이 도저히 초보 작가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전개가 빠른 편은 아닙니다.
장르 소설의 독자는 복잡한 설정을 싫어합니다.
또한, 빠른 전개와 남들과 다른 주인공의 성장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전개는 세밀한 재미가 없어지고 나중엔 주인공은 먼치킨이 되고 소설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아마 이 소설의 전개가 조금만 더 빨랐다면 더 많은 독자를 끌어모았을 겁니다.
하지만, 문장에 담긴 뜻을 동조하며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은 이 소설을 놓치지 마십시오.
훗날 수정과 퇴고를 해서 출판까지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글이었습니다.
조금만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이 소설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을 장담합니다.
읽어주서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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