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소재로 한 작품은 창작자에게 언제나 양날의 검이고, 그것을 웹에서 연재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쪽 편을 들어도 싸움이 나고 저쪽 편을 들어도 싸움이 나며 아무 편을 들지 않아도 싸움이 나는 뜨거운 감자가 바로 정치소설입니다.
하지만 현재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대에서, 그리고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에서, 국민들로부터 불평불만에 시달리지 않는 정부란 존재하기 힘든 법이고 대개의 사람들은 언제나 이상적인 리더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웹소설이 지향하는 카타르시스의 방향성은 그런 희망을 충족시켜 주기에 적합한 방편이고, 우리는 그것에 성공한 정치소설들을 이미 몇 가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기로는, 이 소설도 그런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님이 택한 방법은 정론과 원칙입니다.
주인공은 늘 헌법기관의 입장에서, 법률에 의거하여 행동합니다.
사리에 기울어지지 않고, 인맥에 휘둘리지 않으며, 정략에 경도되지도 않습니다.
같은 당이라도 쳐낼 사람은 쳐내고, 다른 당이라도 쓸 사람은 씁니다.
그래야 닥쳐올 국난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 국난입니다.
이건 작가님이 택한 또 하나의 균형추이기도 합니다.
1화에서 그려지는 2027년의 모습은 총체적 난국이고, 그런 미래를 피해야 한다는 주인공의 신념은 감동적이면서도 파격적인 향후의 전개에 정당성을 부여해 줍니다.
2022년의 대선후보에 빙의한 주인공은 선거운동을 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며, 국정을 운영합니다.
이제까지의 관례와 협잡으로부터 벗어나서, 달달한 고구마와 청량한 사이다가 어우러진 조금은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선망할 만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고, 정견이 다른 독자라면 동의하지 않을 만한 부분도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정도면 합격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에 쏠리지도 않았고, 지식은 풍부하며, 설명은 명쾌하고, 고증도 구체적입니다.
물론 진짜 전문가가 본다면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웹소설을 보고 싶은 것이니까요.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하는 소설이라는 점.
그리고 그런 대한민국을 보고 싶다는 점.
이 정도라면 읽어볼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추천드려 봅니다.
+
주인공과 빙의 대상의 인격이 완전히 융합되는 기점이 19화이니, 본격적인 정치소설만 보고 싶다면 19화부터 보셔도 괜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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