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문피아 소설란에 이 소설이 있는거 보고 한번 보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무협 소설 보면 레퍼토리가 다 그게 그거 여서 좀 식상하고 질리는 감이 있었거든요?
저는 처음에는 먼치킨 소설을 좋아하다가 점점 밸런스 잡힌 소설을 좋아하게 된 독자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무협은 조금 저와는 맞지 않는 소설 분야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무공이라는 소재가 중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총이라는 무기가 등장한 후로 사장된 무공이 뭐 산이라도 부술만한 힘이라 표현되는거 보면 참 이 레퍼토리 오래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뭐 사람마다 해석은 다르겠지만 무협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관과 무림의 불가침 조약같은 걸 너무 무림 쪽으로 해석하는 같았거든요?
당장 제가 지금까지 본 무협의 상당수가 다 황궁이 무림보다 약한 분위기로 나왔습니다.
또 무협에서 흔히 말하는 절정이나 초절정이니 설명 들어보면 참...
무슨 초절정 고수는 같은 급의 고수가 아니면 잡을 수 없는 초인이 되어있어요. 절정 고수 수십명이 달려 붙어도 초절정 고수 뜨면 말짱 도루묵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이 소설은 밸런스가 제가 본 무협중에 가장 잘 잡힌 소설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일단 겁나 쎄긴 한데 주인공이 무립 초출같은 게 아닌 전쟁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무장이라는 설정이기에 큰 비약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깜짝 놀란게 여태까지의 무협들과는 달리 옛날 중국의 시대관이면서도 완전히 다른 세계관으로 글을 쓰시길래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건 황실과 무림의 구도.
무림인만 겁나 쎄고 황궁은 무림의 아래같은 무림의 절대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황궁은 쓸어버릴수 있는 그런 게 아닌 황궁에도 수많은 무인이 있고 설사 절대고수라 해도 정치싸움에 휘말리면 죽을 수도 있는 그런 곳으로 설명이 됩니다. 당장 주인공만 해도 절대고수로 평가받는데도 좌천된 케이스 거든요.
그리고 인상 깊었던 건 무림 고수의 한계.
사실 무림고수의 한계라고 말하기는 그렇고 정학히는 인간의 한계라고 말해야 겠네요. 무공을 익힌 고수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 사람이라는 마인드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천하제일인이라고 해도 만명의 군대를 감당할수는 없다.’ 라는 관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어설프게 무공을 이해하려는 느낌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무협 쓰는 작가님들 보면 무공의 성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게 글에서 느껴지는데 그러다 보니 너무 무공 경지가 층에 얽매이는 구석이 있거든요?
절정이니 초절정이니 화경이니 같은 것 처럼요. 그런데 이 소설은 그런 게 없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좋았던 건 주인공의 마음가짐과 행동.
스포일거 같아서 정확히 말은 못드리는데 무슨 협을 위한다느니 그런 거 안해서 좋고요. 음... 이걸 뭘로 설명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엄있어보이는 사람도 결국 사람이다라는 겉의 말과 다른 속마음을 표현하는 게 정말 재밌었습니다.
또 어설프게 사람을 돕는게 아니라 그 뒤까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좋았습니다.
제가 글재간이 없어서 이 소설을 다 표현할수가 없는데요. 진짜 밸런스 잡힌 소설보고싶은 분들께 꼭 권하고 싶은 소설이었습니다.
내용이랑 세계관이 거의 제가 무협을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모든 부분을 충족 시켜주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원래 추천글은 별로 안쓰는데 이 소설이 제가 느끼는 재미에 비해 너무 순위가 낮아서 시간을 들여서 한번 써 보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이 소설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제 개인적인 생각이 좀 많이 들어갔을수도 있는데 그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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