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은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됩니다.
연재수에서 보듯 이미 1년도 넘게 올라오는 글이라 추천도 몇 번 올라온 적이 있지만, 올해는 따로 올라온 적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추천글을 써 봅니다.
먼저 작가님의 작품 소개를 그대로 옮겨 봅니다. 따로 제가 설명하자면 오히려 작품에 몰입하기 힘들게 될 소지가 있으니까요.
“가온인과 온새인이 섞여 살고 있는 제국에는 한 달에 한번씩 사문월보라는 이름의 잡지를 발행하는 월실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목소리가 큰 편집장과 독설가인 수석기자, 잘생긴 외모를 가졌지만 맞춤법에 취약한 일반기자, 그리고 기사와 함께 그림을 그리는 수습기자 등이 모여서 일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사연과 비밀을 간직한 그들은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면서 많은 일들을 겪지만 서로를 아끼고 좋은 관보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특별하지만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비 이야기는 이비를 중심으로 한 그들의 성장담이다.”
이 글은 주인공이 먼치킨이 되거나 악당을 다 때려잡는 ‘사이다물’과는 백만 광년쯤 동떨어져 있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이비가 이리저리 치이면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해결이라는 것도 다 때려잡거나 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뒤끝이 자꾸 남게 됩니다. 쭉 따라나가다 보면 독자에게 답답함까지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작품의 매력입니다.
탄탄한 배경 설정과 캐릭터 하나하나의 입체성을 기반으로 일상같은 스토리를 잔잔하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글 내에서 설정이 충돌하지 않을 뿐더러 과도한 전개로 인한 위화감이 일지도 않습니다.
대신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결국은 주인공의 비밀과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 꺼풀씩 벗겨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힘이 센 것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정작 저 자신에게는 쓸모가 없다시피 한 주인공과 그 주변의 사람들이 제약을 무릅쓰고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이런 배경에서 글이 진행되는 만큼, 악당조차도 순수한 악당은 없습니다. 절대악과 절대선의 대결이라면 독자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볼 수 있을 텐데, 악당조차 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이해할 만한(공감은 아니어도) 동기가 있습니다. 캐릭터가 다 나름의 확실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실제 우리 주위에서도 많이 볼 법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위화감을 느낄 일이 없지요.
내용을 풀어 설명한다면 참 좋을 텐데, 글을 읽으실 분들의 흥미를 반감시킬까 두려워서 함부로 쓸 수가 없네요. 내용에 대한 설명은 작가님의 작품 소개만한 것이 없을 것 같으니 제가 따로 하는 일은 자제하겠습니다.
과도한 자극에 지쳐 잔잔한 글을 읽고 싶으신 분들께는 최고의 글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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