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를 돌아다닌 지는 오래 됐지만 추천 글은 처음으로 써 보는군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들을 자주 찾아서 추천해 볼 생각입니다. 첫 번째 추천으로는 얼마 후 유료화로 진행된다고 하는 내 인생 만세!라는 글을 추천해 보겠습니다.
내 인생 만세!의 소재는 흔히들 생각해 봤을 인생의 Save&Load를 소재로 사용한 현대물입니다. 라고는 하지만 판타지적 요소는 거의 없고, 보통 회귀형 사업물 정도에 가깝겠네요. 같은 소재를 쓴 작품으로는 캔슬러와 세이브로드라이프 정도가 있습니다.
언제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사실 이 소재 자체가 워낙 사기성이 짙은 소재인지라 이 소재를 중심으로 해서 좋은 글이 나오긴 힘들 거라는 건 글을 써 본 분이시라면 대부분 알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있으면 좋겠지만 글로 풀어내기엔 최악의 소재이죠. 실제로도, 이 글에서 도 이 소재를 잘 살리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초반, 시험 문제 외워가서 만점을 맞는다는 부분이나, 수능 만점으로 서울대 컴공과에 들어간다거나 하는 부분, 또 의식의 흐름이 넓어져서 머리가 좋아진다는 설정 등은 못 쓰진 않았더라도 너무 뻔하고 작위적인 느낌이라 읽으면서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에 건너가서 로또를 맞아 2천억원을 들고 사업을 시작하는 부분은 더 그렇고요. 뭐랄까, 상상할 땐 즐겁지만 막상 이야기로서는 재미가 없다는 느낌일까요. 아무리 과거 회귀 능력을 가졌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복권이라고는 하지만, 조금 더 신선한 전개를 기대한 입장에선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이 비평란 쪽에 가지 않고 추천글 쪽으로 올라온 이유는, 바로 20화 즈음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스토리 진행 때문입니다. 미국 쪽에서 IT계통으로 창업을 하고 점점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부분. 바로 그 부분의 개연성과 스토리 진행이 재미있었죠.
미리 나온 아이디어들을 선점해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부분은 여타 다른 IT회귀물에서도 뻔히 나오는 패턴이긴 합니다만, 내 인생 만세! 에서는 다른 글들보다 그 리얼리티가 상당한 편이기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작가분이 조사를 많이 하셨던가 아니면 미국 현업 IT종사자이시거나 한 것 같더군요. 저도 해외 IT업계 쪽에 발을 걸치고 있는지라 다른 IT회귀물 등에서 나오는 미국 IT업계의 묘사를 보고 상당히 거부감이 많은 편입니다만, 이 글에서는 그런 거부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더군요.
개인적인 감상으론, 초반부에서 방향성이 잡혀지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면, 20화 정도의 분기점을 지난 이후로는 회귀 IT 사업물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반부의 판타지적 요소와 과거회귀능력 부분을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그 부분을 제하고 회귀 IT사업물로서 본다면 충분한 재미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네요.
과거회귀능력을 이용한 현대 이능물을 기대하신다면 별로 추천할 만한 글은 아닙니다만, 회귀를 통한 사업물을 기대한다면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다른 것보다 작가분이 글에 대한 조사를 많이 하시는 게 보여서 더욱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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