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더 룰>은 요즘 현대판타지의 흔한 헌터물과 비슷한 요소를 판타지와 조합한 작품입니다.
세상이 재창조된 후 예전 세상의 영웅들이나 강자들의 힘을 각성한 전생자라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고 이들의 현대판타지의 헌터들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생자들은 대마왕을 막아야할 의무를 지니고 그들이 성장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던전이 생겨나 권리로서 주어집니다.
(일반인이 못 들어간다기 보단 일반인으로선 이미 공략된 최하위 던전이 아니고서야 들어갔다 죽기 쉽상입니다.)
단지, 그 대마왕이라는 것이 딱히 실체적인 위협으로 아직 존재하지도 않고 초인적인 전생자들은 늘어나면서 이들은 자신의 힘을 휘두르며 잇속 챙기기엔 열심이나 딱히 의무를 생각하지도 않고 일반인들을 무시하며, 강력한 전생자들의 존재로 인해 국가와 국경은 유명무실한 것이며 오히려 전생자들이 모인 길드나 연합체 등이 무력적으로 더 강합니다. 기본적으로 마법이나 기공 같은 것들이 모두 전생자들의 것이거든요.
여기서 주인공은 전생자가 아니며 전생자들 때문에 어린 나이에 가족 대부분이 몰살당했던 일반인입니다. 그는 몬스터 때문에라도 전생자가 필요하며 전생자가 언제나 일반인 위에 서는 세상을 바꾸고자 합니다. 어떻게 보자면 그의 복수는 단순히 자신의 가족을 죽인 전생자에게만 보복하는 것이 아닌 사회 자체를 뒤집는 혁명을 통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죠.
주인공이 전생자가 아닌 일반인이다 보니 좀 심하게 구릅니다만 그 안쓰러운 고생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주인공이 완전히 평범한 일반인이라고 하기엔 보정이 좀 들어가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일반인으로서 전생자들과 대비해 능력이 많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최근 작품들의 헌터, 능력자, 각성자들을 보며 미국의 인기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에서 나오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그다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보이더군요.
물론 인류를 구하기 위해 뛰는 주인공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주인공들 조차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엔 힘을 독점해서 갑질을 하기 시작하며 같은 일행 내에서도 주인공이 가장 특별하고 강하고 유일한 힘을 갖지만 하는 활동의 범위와 활동량은 크게 변하지 않더군요.
게다가 아예 주인공의 금전적인 성공과 사회적 지위 향상만이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작품들도 많고, 소위 사이다라는 것과 이기적인 주인공에 대한 트랜드를 보다보면 최근 본 시빌워 영화에서 히어로들이 사람을 구하거나 범죄자와 싸우다 의도치 않은 인명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인해 고통받고 해결방안에 논쟁하는 것과 비교해서 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금전이나 일상에 대한 고민이 유치하다는 게 아니라 초인적인 능력을 갖고 기연, 시간회귀, 이세계 소환&귀환까지 해놓고 하고 싶다는 게 그것뿐이라는 게 좀 소시민적이라고 느껴졌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혁명 요소가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할 점은 이 작품이 완벽한 작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탯이나 세, 네 자릿수는 되는 레벨 같은 건 없지만 기본적으로 헌터물 요소가 있기 때문에 혁명이라는 큰 틀을 제외하면 엄청나게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초반엔 서술이 길어서 구성이 아쉬운 몇 개의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사실 생소한 설정이나 세계관을 구축해야 하는 초반이 쓰기도, 읽기도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지요. 현대판타지라면 세계관을 처음부터 세세하게 신경 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일반 판타지의 경우엔 어느 정도 설명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큰 흠은 없는 것 같아요. 거의 현대판타지에만 쓰이던 헌터물을 판타지 장르에 넣어 혁명이라는 스토리라인에 도입한 건 상당히 재미있는 시도고 300 초반밖에 안되는 현재의 선작수보단 많은 독자들이 즐기기에 합당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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