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 쪽지 받으셨나요.. ㅋㅋ
아래 쪽지는 제가 지난 설날 때, 유료 완결작 중 처음으로 감명을 받아 추천글을 올린 대상인 비따비의 작가님이신 씨디어스님의 쪽지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아직 비따비 선호작을 지우지 않고 계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먼저 독자님들께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그간 새 글을 연재 했음에도 미리 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작년, 우연찮게 시작한 비따비 연재였음에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그 결과를 보며 또 글을 써도 될까 생각하게 되었고 이왕 쓰게 된다면 검증이라도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동일한 필명으로 연재한다면 비따비의 프리미엄을 안고 출발하는 셈이니 정확한 검증이 힘들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자유연재부터 시작했고 오늘 완결까지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리 알려드리지 못한 궁색한 변명입니다.^^;;
연재한 졸작은 <신의 노래>입니다.
필명은 <산경(山景)>으로 변경했습니다.
다행이 크게 욕먹을 정도로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행여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둘러봐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앞으로 <산경>이라는 필명을 유지하겠습니다.
그리고 빠른 시일내 새로운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아직 비따비라는 글을 지우지 않고 계신 점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산경 올림
제가 이 쪽지를 읽고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여러분들은 모르실 겁니다.
저번 추천글이 너무 호응이 좋아서, 그 동안 읽은 유료 연재작 중 신의 노래가 오늘이면 완결이 된다는 작가님의 말에 막연히 추천글을 올려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산경님이 씨디어스님이실 줄이야...
항상 현대판타지든 무협소설이든 주인공은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뛰어난 업적을 만들어내다가 마지막에 그런 업적들 여러개가 다른 조연들에게 알려지면서 만인에게 칭송을 받죠. 사실 저는 왜 주인공들이 자기 힘을 감추고 업적을 드러내지 않을까 답답해하고 처음부터 주인공이 자기 힘을 적들에게, 아군에게 드러내는 소설을 좋아했는데, 작가님이 저의 가치관의 변화를 이끌어내셨네요.. ㅋㅋㅋㅋ
작가님이시야 말로 현대판타지의 주인공이십니다. 비따비를 집필하시고 은둔하신 뒤, 신의 노래라는 걸출한 작품을 내시고 두 작가가 동일한 인물이라는 것을 쪽지를 통해 읽었던 저는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작가님께 능욕을 당한 충격이 너무 커서 잡설이 길었네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신의 노래 추천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간략하게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음악에 대하여 모차르트, 베토벤 이상의 재능과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하는 주인공이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만인에게 인정받는 내용입니다. 회귀 같은 클리셰는 없고, 음악 장르 소설 중에서 거의 첫 번째로 시작된 글이니 만큼 다른 소설과 중복되는 요소들이 없어서 읽는데 계속 흥미로웠습니다.
또 동서고금을 막론한 천재인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내는 과정에서 작가님이 주인공의 행동을 독자들에게 정당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이 보입니다. 가령, ‘일반인과 다른 천재는 음악을 어떤 식으로 느끼고, 어떤 음악을 만들까?’ 하는 물음에 있어서 천재는 노래를 만들 때, 청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일반인이 노래를 들을 때 고통과 같은 감각까지도 느낄 수 있게 음악의 범위를 확장시킨다는 것과 같이 세밀한 묘사를 통해 주인공의 천재성을 독자로하여금 납득할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작중에서 단순히, ‘주인공이 노래를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 너무 선율이 아름다워서 눈물이 흐른다.’ 와 같이 독자가 천재인 주인공이 만든 음악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대체 어디가 어떻게 아름다운 것인지’ 공감하지 못하는 종류의 글이 아니라, 윗 문단에서 말한 그 고통을 담은 음악은 전문 음악인들도 차마 연주를 포기할 정도라고 작중에서 서술하는, 부차적인 설명을 통해 독자로하여금 더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클래식뿐만 아니라 여러 음악 장르와 음악가에 대하여 많은 조사를 하신 모습이 보였습니다. 작가님의 서재에 ‘관련 음악’이라는 게시판을 들어가보시면 작중에 쓰인 여러 음악들을 감상하실 수 있는데, 작품 속에 나오는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이 작품을 읽으신다면 작품을 좀 더 세밀하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 작품을 읽으시면 시간이 무지하게 걸립니다. 아시다시피, 교향곡같은 경우는 곡의 길이가 엄청 길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 또 작가님을 통해 현실에 존재하는 좋은 음악들을 듣고 알게 되어 저의 음악적 소양이 한참 진보한 것 같습니다. 또 글이 이전 비따비와는 달리 치열하지 않고 편안하다는 점에서 음악을 듣는 휴식 여행을 보낸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여행이 오늘 8시 5분이면 막을 내리는 군요. 작가님께서 제가 비따비에서 경탄한 그런 코믹하면서도 감동스러운 마무리를 이 작품에서도 보여주신다면 화룡정점일 것 같네요.
신의 노래를 응원하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쓸 산경(씨디어스)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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