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노블리스트
작가 : 이기준
여기 설정덕후 소년이 한명 있습니다.
소년은 대부분의 소설을 읽은 뒤 무료함에 빠져 직접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무려 2년 간 자신이 쓸 소설의 세계관 설정에 공을 들입니다.
그리고 연재를 시작했으나 방대한 세계관에 매몰되어 독자들의 관심 또한 매몰됩니다.
하지만 어떠한 과정을 거쳐 소년은 자신이 만든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되고 그 곳에서 모험을 겪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합니다.
이기준 작가의 노블리스트입니다.
어찌보면 독특한 소재고 어찌보면 어디선가 봤을법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사실 흔한 소재는 아니지요. 주인공이 자기가 쓴 소설속에 들어가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겪는 활극.
주인공은 먼치킨입니다. 애초에 소설을 쓴 작가이기 때문에 중요한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패턴, 능력들을 다 꿰고 있고 기본적인 세계의 흐름조차 다 알고 있는데다가 소설 특성 상 하는 일 마다 술술 잘 풀리니 이보다 더한 먼치킨이 어디있겠습니까? 생긴건 미소년이요. 힘은 거인의 힘을 타고났으며, 신의 사도와 버금가는 노블리스트라는 능력조차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굳이 주인공을 평하자면 유비의 덕과 조조의 카리스마, 끝간데 없는 말빨과 잔머리로 무장한 자타공인 먼치킨 입니다.
그러면 먼치킨이라서 재미가 없냐고요? 아니요. 재밌습니다.
대놓고 신급 힘을 가졌느니 어쩌느니 하는 먼치킨이 아니라 납득 가능한 수준의 먼치킨이니까요.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 작가님께서 말씀하시길 삼국지 같은 군상극을 목표로 하신다고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딱 그렇습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장군전 같은 것들도 소설속 세계이기에 가능하도록 만들었죠. 조연들의 개성도 넘쳐납니다. 각자가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주인공 또한 그 안에서 자신만의 정의를 관철시키려고 아둥바둥합니다. 여러 세력, 여러 영웅들, 여러 엑스트라들, 여러 전용기, 여러 설정들 등등. 세계관이 탄탄하니 글 자체의 흐름이 매끄럽고 재밌는 소설이 노블리스트 아닐까 생각하고요.
군상극의 가장 큰 단점이 다양한 세력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면 글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난해해질 수도 있다는건데, 노블리스트는 소설속 설정이라는 희대의 장치를 통해 직관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전용기만 해도 게임에서나 볼법한 스킬과 같은 개념으로 일종의 필살기죠. 범람하는 게임기반 현대레이드물처럼 밑도 끝도 없이 게임시스템을 적용해버리면 이게뭐임? 이 되어버리지만 일종의 필살기 개념인 전용기라는 시스템은 주인공이 만든 소설속 설정이기에 통용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글을 읽는 독자들이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쓰면 약이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될법한 설정을 약으로 잘 활용하는 좋은 사례 아닐까요?
이제 막 130화를 넘겼네요. 아직은 글이 중반조차 다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벌써 중반이면 안 되죠. 나르바하라는 매력적인 세계 속에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더 많을지 생각해보면 아직 멀었습니다. 군상극임에도 불구하고 테나단이라는 주인공에게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간만에 즐겁게 읽고 있는 소설이기에 추천 남겨봅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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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아카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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