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저는 이 추천란에 올라오지 않은 작품들만 엄선해서 추천했는데 처음으로 많은 분들이 추천했던 것, 그만큼 많이들 보시는 것, 안 보셨다면 무조건 보셔야 하는 것 하나 추천해볼까 합니다.
요새 유행하는 현대물이자 레이드물입니다.
레이드물이되 기존의 레이드물과는 약간 다릅니다.
무협풍을 많이 가미한 던전 레이드물입니다.
출발점은 '레이드물을 순전한 무협요소로만 구성하면 어떨까?'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소개하는데 무공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법도 존재합니다. 무협적 요소, 판타지적 요소, 게임적 요소, SF적 요소, 현대적 요소 등등 골고루 있습니다. 주인공이 주로 무공 스킬들을 많이 쓰고 있을 뿐입니다.
제목은 바로《성역의 쿵푸》입니다.
쿵후(공부:功夫)는 우슈(무술:武術)처럼 중국식 권법류의 하나이지만 중국 무술을 통칭할 때도 쓰입니다. 그리고 성역은 모든 비현실/환상/게임 비슷한 설정들이 이루어지는 장소입니다.
대한민국에 성역이 소환되고 성역에서 정식 초대된 자들 중에서 오직 자의로만 들어올 수 있고 참가자는 사냥을 하고 아이템을 얻습니다. 생존한 자는 현실에 나가서도 돈과 보물 심지어 기술들 또한 쓸 수 있습니다(제약 있음). 운영자 비슷한 무리들의 회의도 잠깐 나오는데 세계멸망 같은 거대한 것이 오기 때문에 힘을 비축하기 위하여 이런 일을 하는거 같습니다.
성역에 들어가자마자 서로간의 PK 불가지역에서 팀을 구성하거나 옥션으로 판매/구입을 합니다. 그리고 뒝박(던전)으로 진입하여 사냥하고 획득합니다. 주로 개 모양의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참가자간의 PK도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특이하게 레이드가 다 끝나고 보물찾기 시간이 있습니다. 보물찾기가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습니다. 처음엔 랜덤이지만 갈수록 찾기 어려운 곳으로 옮겨지고 심지어 숨겨진 위치를 추리해야만 하는 순간도 생겨납니다.
처음 읽기 시작하시면 양메이가 쳔녀사신명 노래를 부르는 것을 먼저 보실겁니다. '왜 이상한 노래가 나오지?'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는데 그냥 흘러가는 노래가 아닙니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처럼 그냥 막 넘기지 마시고 이 노랫가사에 집중해보세요. 복선(伏線)이 이루어지는 핵심 암시(暗示) 같습니다. 초반만 잘 넘어가면 꿀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가 노동 일용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역이 생기고 초대되면서 강자가 되기 시작합니다. 그 원동력은 깊은 생각에 있습니다. 생각만큼은 누구보다 깊습니다. 그렇기에 성역에 초대 받을 자격이 있고 생존에 생존을 거듭할수록 강해지기까지 합니다. 주인공이 어떻게 사유하는지 옮겨 보겠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것이 그의 동선을 결정하는 원인이다. 동료에게 의지할 생각 말고 그들이 의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럼 미워할 까닭도 없다. 애초에 기대했기에 배신감이 든 거였다. 진공을 사랑하자. 그 텅 비고 거대한 고요. 그 속에서 홀로 빛나고 즐거울 수 있다면 만물을 생육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겠지.'
이상 팀을 직접 짜다가 배신을 당하고 나서의 마음가짐입니다.
어찌보면 무협은 무공이라는 장치를 통해 깨달음으로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소설이기도 해서 일반적인 레이드물에 비해 이런 무협적 요소가 포함되니 이러한 깨달음과 인간사에 대한 주인공의 깊은 생각들이 현실감 있고 가슴 깊이 와닿게 재미있게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전투는 성역 밖에서도 일어납니다. 성역 밖(현실)에서는 몬스터가 없고 오로지 PK가 이루어지는데요.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이 시간 장소 불문하고 쉴틈없이 벌어집니다. 어느 작가나 꺼려지는 전투 장면이 계속되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무협은 싸움[武]을 다루는 특징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이어 계속 많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더 재밌어요!
초식 구결도 하나하나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초식을 모아 신공을 완성하려고 하기 때문에《하늘을 나는 야차의 술수》라는 초기 제목에서 《초식 사냥꾼》이라는 중간제목이 만들어진 적도 있습니다. 초식 하나 하나가 정성을 쏟은 티가 팍팍 납니다. 수많은 초식 구결 중 하나만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眞人雲作心 白雲從燭龍 一身如雲遊 幽幽任去來. 雲步如天步 薦冊伐鬼方]
<진인운작심 백운종촉룡 일신여운유 유유임거래. 운보여천보 천책벌귀방〉
(진인은 구름을 마음으로 삼고 흰 구름은 촛불 밝힌 용을 따른다. 최고의 한 몸 구름의 놂 같으니, 그윽이 가고 옴에 맡길 뿐. 구름발은 곧 하늘의 발걸음이니 책략을 옮겨 그윽하고 먼 곳 귀방을 친다.)
초식 구결 하나가 이런데 시나리오는 얼마나 짜임새 있겠습니까?
지금 읽으시고 성역 들어가기 전까지의 이야기 초반만 잘 넘어가시면 100편이 넘는 현재 연재분까지 금방 단숨에 읽으실겁니다. 그만큼 재밌으니까요!
지금까지 이 긴 추천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태껏 이 좋은 작품을 안 보셨다면 무조건 보셔야 합니다. 특히 제목 때문에 안 보셨다면 절대 놓치지 마셔야 합니다.
이상 보물찾기가 완료되었습니다.
어서 선호작에 넣으시고 외치세요.
마이 프레셔스(My Precious)~!
Commen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