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작품들 중 홀리듯이 읽고 있는 소설입니다.
전 일주일 중 토요일이 제일 바쁜 편인데, 이 야심한 시간까지 글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다니. 굉장히 멋진 소설입니다.
밤도 깊었고,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심력을 소모하는 일이니 간결하게 나열식으로 적겠습니다.
1. 추천글을 쓰는 이유
공모전이 시작되고 등록된 작품 수가 어느새 600편을 넘었습니다. 작가들의 열정과 독자들의 관심이 대단하다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만큼 공들여 쓴 멋진 글이 순식간에 묻혀버리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훑어보기도 벅찰 만큼 많은 작품들 사이에서 멋진 글을 하나 찾았다고.
이렇게 찾고 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투데이 베스트 등등보다 훨씬 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말이죠.
2. 이 글이 특별한 이유
‘말해 줄 수 없는 비밀’은 비퓨전 판타지 소설입니다. 저는 현대나 무협, SF등의 세계관과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판타지 소설을 이렇게 부릅니다.
요즘은 드문 장르이지요. 그러나 단지 그것 때문이라면 장르가 특별한 것이지, 글이 특별한 것이 아니겠지요.
2-1 ) 놀랍도록 섬세한 감정선.
이 글은 등장인물들이 놀랍도록 세련되고 섬세한 감정선을 갖고 있습니다. 그게 제가 이 글이 특별하다 느끼는 이유입니다.
요즘 장르 소설들을 보면 인물과 인간이 느끼는 감정보다 그들이 이루어내는 성취, 목표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글들도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만,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이 너무 단순하고 1차원적인 게 때로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글은 소년 소녀로써, 인간, 드래곤, 마족으로써 인물들이 갖는 생각과 감정들이 섬세하게 살아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몰입되고 빠져들게 됩니다.
아! 지금 주인공은 이런 감정을 느꼈구나. 방금 한 대사는 이런 심정에서 나온 말이겠구나. 그래, 그런 마음이었다면 그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가 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2-2) 독창적으로, 또한 탄탄하게 짜여 있는 설정.
초반부만 읽어도 이 글에는 독창적인 설정들이 탄탄하게 짜여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본인의 메추리알은 자기가 까먹을 때 제일 맛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독특한 발상을 하긴 쉬워도 그것에 체계를 부여하기와 그 체계가 인간 사이의 사회적인 면들까지 조화롭게 포용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란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그것을 해낸 글입니다.
3. 당연한 이야기
안정된 문체와 분량은 당연한 이야기이니 길게 적지 않겠습니다. 간결해 쉽게 읽히지만 섬세하고 부드러운 문체입니다. 비축되어 있는 분량은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작가님 공지사항을 보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맺으며
사실 이런 글을 써도 되나하는 망설임이 조금 있습니다. 작가님께 허락을 맡지 않고 추천글을 쓰면 실례인가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부를 여쭙기에 밤은 너무 깊어버렸고, 내일로 미루기에는 제게 토요일은 너무 바쁜 날입니다.
이번 공모전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듭니다.
가장 먼저 열정이 넘치는 작가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단 며칠만에 600편이 넘는 작품들이 올라오고, 읽는 수요가 글의 공급을 따라오지 못할 거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일이지요.
그 다음으로 느낀 것은, 작가들의 열정과 노력에 비해 읽는 사람들의 호응이 너무 적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이거야, 세상 일이 다 그런 법이니 누군가를 탓할 일은 아니지요.
그래서 저라도 한 번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전 정말 재밌게 저 글을 읽었거든요.
5. 진짜 맺으며.
좀 바쁜 시기라, 많은 글들을 읽고 있진 못합니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또 제 마음을 흠뻑 적시는 재미난 글을 찾을 수 있겠지요.
그 때가 되면, ‘재밌네. 이거.’하고 그냥 넘어가지 않고,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이를 표현하겠습니다.
그게 작가도 살고, 독자도 살고, 공모전도 살고, 문피아도 사는 그런 길이 아니겠어요?
그럼. 저는 이만 자러. 모두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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