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라는 전작에서 실란트로님은 감동적인 야구 드라마를 독자들에게 선보였습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장치 - 회귀, 초능력, 무공이나 마법과 같은 것들을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스포츠, 야구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드라마틱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었지요.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드라마를 계획하신 것 같습니다. 재능이 있고 거만하고 감정 따위는 없어 보이는 인물의 영혼(!)이 그에 비하면 아마도 평범한 투수에 지나지 않는 이에게 들어가 한 몸, 두 영혼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나름 요즘의 트렌드에 맞춘 이야기를 기획한 것일까요?
하지만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다른 쪽을 차지하고, 지워버리는 것이 아닌 비교적 동등해 보이는 관계라는 점을 생각해 보고, 또 본 작품의 제목 ‘더블 에이스’를 눈여겨 본다면 실란트로 님은 이번 작품에서도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과 서로간의 이해를 중시하는 드라마를 다시 한 번 보여주실 것 같습니다. 빙의 혹은 영혼의 합일은 그런 두 사람의 소통을 더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쉽게 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고 말입니다.
아무튼 리얼하고 실제적인, 그러면서도 드라마성을 잃지 않았던 전작은 씁쓸하면서도 어떤 일종의 성취감을 대리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더블 에이스’에서는 그런 현실적이고 힘든 삶과 함께 천재가 범재의 몸을 빌어 야구판의 스타로 군림하는 통쾌함까지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영혼이 이어진 두 사람의 생각과 인물됨을 읽어나가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가 되겠지요. 여러모로 읽을 거리가 많은 이야기입니다.
야구 다운 드라마, 리얼하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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