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사실, 아주 힘든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소설로서 당연한 재미와 더불어 사건 진행에 있어서 빈틈없는 개연성이 갖춰져야 함은 물론, 하나의 이야기는 소설 안에서 반드시 완성되어져야 합니다. 굉장히 까다롭기에, 사실 추리소설은 몹시 쓰기 힘든 장르입니다.
추리소설은 퍼즐에 비유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수많은 조각들은 독자 앞에 던져져 있습니다. 독자는 이 퍼즐을 기억하고, 글의 전개에 따라 하나씩 끼워맞추며, 과연 이 그림이 무엇을 그려내는가를 보는 동시에, 빠지거나 잘못 끼운 퍼즐이 없느냐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죠. 굉장히 번거로운 작업이기에, 사실 추리소설은 도전하기 힘든 장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추리소설이 갖는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바로 이 난해함에 빠져듭니다. 힘들고 어려운 조각맞추기가 끝났을 때, 비로소 완성된 그림은 독자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혀는 알고 있다는 아주 좋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조각의 특징이 뚜렷하고,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는 숫자이며, 완성된 그림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조각의 특징이 뚜렷함은, 어느 하나 묻히는 등장인물이나 사건이 없다는 것입니다. 퍼즐의 맞추기가 어려운 까닭은, 방금 집어든 조각도 다른 것을 맞추다보면 그게 무슨 조각이었는지 잊지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인물설정, 개성있는 사건의 나열은 조각 하나하나에 쉽게 잊지 않을 뚜렷한 개성을 부여합니다.
조각의 숫자도 적절합니다. 너무 많으면 독자는 퍼즐의 조각을 다 기억하지 못하거나 맞추다가 지쳐 독자 나름대로의 그림을 성급히 그려버리고 읽기를 그만두곤 하고, 또한 너무 적으면 몇 개 맞추지도 않았는데 이미 완성된 그림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독자가 인지할 수 있을 수준의 조각만 사용하고 있음은, 이 소설의 뚜렷한 강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그림의 완성도를 본다면, 이 소설의 매력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스포가 되기에 자제합니다만, 완성된 그림은 분명 오래 기억에 남을, 깊은 인상을 주는 그림입니다.
아쉽게도 이 글을 맛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1월달까지만 열어두신다고 하니...
...보러가기 버튼이나 누르시죠. 모자란 제 추천글 따위는 그만 읽으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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