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어려운 행위입니다. 그 추천에 책임을 져야 하고 욕도 먹을 각오를 해야하죠. 그래서 추천글을 쓰더라도 나중에 선호작에서 작품을 지우면 추천도 같이 지웠습니다. 이번에 추천글을 올리는건 순전히 제 욕심입니다. 볼만한 글인데 조회수가 안 붙어서 유효화를 포기하고 접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겼거든요.
사실 뻔한 글입니다. 야구소설이고 주인공은 게임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업적이나 행동으로 포인트를 벌고 포인트를 써서 강해지며 지역대회 전국대회를 거쳐서 프로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야구소설이죠. 이 글에 매력을 느낀 건 일본 야구소설에서 단골로 나오는 갑자원으로 시작한다는 점도 한 몫 했지만 글을 읽으면서 억지 고구마가 없어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적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굳이 여기에서 까지 스트레스 받으면서 읽어야 하는가라는 회의감이 들어 접은 글들이 많은 저로서는 억지 고구마 전개나 발암물질 같은 주변인물이 없는 이 글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시련이야 당연히 있죠, 시련 없는 글은 굴곡 없는 도속도로 같아서 잠만 오거든요. 하지만 시련과 맥락없이 가학적으로 주인공을 괴롭히는 억지 고구마는 다르니까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데 가족에 대한 묘사도 없고 단순하게 야구에만 집중한 글입니다.
게임시스템에 빙의 된 주인공은 일본 고교야구 신입생이 되어 글이 시작합니다. 아다치 미츠루 야구 만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갑자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일본 고교야구 배경인 글에 몰입하기 쉬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의 영향인지 요즘에 유행하는 이도류를 테마로 잡은 글인데 프로라고 한다면 어느정도 거부감이 있었을텐데 일본 고교야구를 소재로 삼아서 이도류에 대한 거부감이나 억지 전개도 사라졌죠. 고교 야구는 아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에이스가 4번타자인 경우가 흔하니까요.
또 지역선정도 재미있었습니다. 스포츠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동일한 장면 동일한 전개가 계속 됩니다. 그 속에서 얼마나 차이점과 재미를 뽑아내는게 작가의 역량이겠죠. 추천작은 강호지역인 도쿄나 오사카가 아닌 약소지역 돗토리를 배경으로 합니다. 지역 예선을 비교적 쉽게 올라갈 수 있어서 지역대회의 지루함도 줄였고 주인공과 동료의 힘으로 전국대회 까지 끌고 가는데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약했던 팀이 점점 강해지는걸 느끼면서 한화를 응원하는 저로서는 대리만족과 강한 몰입감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성장하는 맛이 있는 소설입니다. 물론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포인트와 스킬로 밀어부치는 감이 있지만 작가가 노련하고 균형감 있게 끌고 나가면서 강타자지만 초보 투수에서 시작하는 글에 육성하는 재미까지 더하였습니다.
추천작은 야구에만 집중한 글입니다. 연애? 안나옵니다. 가족? 안나옵니다. 고구마? 제가 느끼기엔 없습니다. 야구게임을 모티브로한 야구, 야구에만 집중한 글입니다. 전개 속도도 너무 빠르지도 않고 늘어지는 것 같으면 작가가 노련하게 지역대회도 빠르게 넘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압축된 야구 소설입니다.
야구소설을 좋아하시면서 일본 야구 갑자원에 대해서 매력을 느끼시는 분이나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 보셔도 후회하시는 일은 적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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