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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
10.11.19 11:38
조회
2,836

작가명 : 힐러리 맨틀

작품명 : 울프 홀

출판사 :

이 소설은 영국 역사 소설입니다. 배경은 헨리 8세가 스페인 공주랑 이혼하고 자국의 하급귀족 여자랑 결혼하겠다고 평지풍파를 일으키던 16세기초의 이야기입니다..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 때를 배경으로 많은 작품이 만들어졌더군요.. 사실 왕의 이혼과 숱한 여자들, 권력다툼 같은게 어우러졌으니 우리나라 장희빈처럼 재밌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겠죠..

그렇지만 이 소설은 다른 것들과는 달리 비천한 대장장이의 아들, 토마스 크롬웰을 중심으로 합니다. 이 사내는 어릴적 이야기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다른 이야기에서는 그저 비천하고 야비하며 왕의 심복이자 충복으로 더러운 일을 하는 사내, 셰익스피어의 이야기에서도 한구절 정도만 나오는 이 이야기의 주역이 아닌 그런 사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의 토마스 크롬웰은 그야말로 간지폭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어릴적 아버지에게 온몸이 피멍이 들게 맞은 후 고향을 도망나와, 대륙을 떠돌며 용병, 상인, 회계, 법률, 금융, 상업일 등을 배우고 돌아온 토마스는 당시 권력의 핵심이었던 추기경의 문하에 들어가 그의 심복이 되고 추기경이 몰락한 후에는 왕과 얜 불린의 총애를 얻게 됩니다. 온갖 고위귀족조차 토마스 크롬웰을 두려워합니다. 마치 그는 '모든 지 해본 것 같은 사내, 모르는게 없는 남자'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거든요. 그는 법률, 회계, 상업, 금융에 관한 지식이 풍부하며 병사, 강도, 상인 등등 안해본 일이 없습니다.

심지어 '일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토마스 크롬웰에게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는 모든 일을 처리하고 도맡으며 책임집니다.

사실 울프 홀은 토마스 크롬웰이 일가를 이루는 이야기, 라고 간단히 말할수도 있습니다. 그가 가족을 가지고, 피후견인들을 모으고, 자신의 세력을 모으고, 적과 동지를 나누고, 받아야 할 것을 받아야 할 자들에게 주는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추악한 권력쟁탈 처럼 그려질 수도 있지만 힐러리의 필체에서 그 모든 것은 재치와 번뜩임, 지혜와 암시, 그리고 인간미가 가득찬 문장으로 드러납니다.

이 소설은 정말 재밌는 부분이 많은 소설, 아니 첫 문장부터 끝 문장까지 재밌는 소설이었지만, 제게는 특히 세속적이며 부패해 보이지만, 뚱뚱하고 온화하며 극도로 유능한 울지 추기경과 그와 마찬가지로 비천한 출생이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능력을 지닌 토마스 크롬웰의 교감과 충성 같은 것이 정말 멋지더군요.

그리고 어디서 튀어나온건지 도대체 모를 정체를 지닌 토마스 크롬웰에 대한 귀족들의 두려움 같은 것도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고요. 어떤 귀족은 크롬웰이 아마 처형장에서 사람 목자르는 것도 해보았을 거라며 두려워하죠..그야 말로 뭐든지 해봤고 뭐든지 할 수 있는 크롬웰...

이 책의 안쪽을 보면 숱한 매체의 찬탄과 경탄이 적혀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저런 입에 발린 광고문구 같은 말들이 이렇게 정말 이 작품을 표현하는데 적합한 찬사처럼 보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중근세(16세기초는 뭐라고 해야하죠?;) 유럽의 권력물을 보고 싶다! 비천한 출생의 성공물을 보고 싶다! 자기 가족, 문하생 등 일가를 이루는 유능하고 부지런하고 지성있는 남자의 일대기를 보고 싶다! 등등의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정말 오랜만에 다 읽고 나서 더 읽고 싶어 아쉬움이(후련함이나 만족감, 보람이 아니라)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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