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에 여러분이 잘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버스표를 못 구해서 추석 당일에 남부미널에서 타서 진주로 갔다가 진주에서 다시 진교로 갔다가 하동군 고전면의 시골집에 내려갔습니다.
버스는 고속도로 전용차선으로 씽씽 잘 달리는데, 옆 차선을 보니 승용차들은 느림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저속도로네요.... 서울서 대전 구간이 특히 이렇고, 분기점이 갈린 이후에는 다시 제 속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주에서 하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고객이 많이 줄어서 하동읍으로 가는 버스도 운행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날이 인구가 줄어드는 농촌의 현실을 여기서도 보게 됩니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게 되는데, 어우야, 여기도 저속도로가 되었습니다. 버스운전사 아저씨가 안내방송을 합니다. 과감하게 국도로 운행하겠다고 하네요... 그렇게 생전 처음 보는 국도로 진교까지 도착했습니다.
진교에서 내려서 개인택시를 전화로 불렀습니다. 지난번에 집에 갈 때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전화번호를 미리 저장해 두었지요. 어머니가 사시는 집은 진교에서 11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인데, 버스가 자주 다니는 곳이 아니라서 그냥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갈 때는 이렇게 갔고, 일요일에는 역순으로 올라왔습니다. 개인택시를 불러서 진교로 갔죠. 그리고 버스를 기다렸는데요, 45분에 진주로 가는 버스가 있더라고요. 이걸 탔습니다. 그런데 42분이 되니까 버스가 과감하게 출발합니다....??? 누군가가 버스를 탕탕 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앞 문을 열어서 1명의 승객을 다시 태웁니다. 이렇게 한 15초 지연된 후 다시 버스가 출발합니다. 또 누군가가 버스를 탕탕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버스운전사 아저씨가 이번에는 한 번 흘낏 보더니 무시했고, 그냥 바로 버스가 출발합니다.
버스 운행 시간표를 무시하고 출발해 버리는 운전사의 패기..... ㄷㄷㄷ 선글라스를 끼셨는데, 얼굴이 미남형입니다. 얼핏 보면 박찬호의 옆 모습 같기도 하고, 물뚝심송 님이 애용하던 사진의 주인공 같기도 합니다... 정확하게 비교할 수는 없고, 얼핏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물뚝심송 님은 옛날 2005년 황우석사건이 일어나면서 대활약을 하셨죠. 그 때 하도 감탄을 해서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해서 직접 얼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뒤에 딴지일보에도 글을 여럿 올리셨는데, 췌장암인가로 돌아가셨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지금도 활약을 하셨을 겁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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