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월엔가 우리집(수퍼마켓)에 불이 난 적이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차...
그런데 하필 너무 추운 날이라서 소방차의 호스 연결 부위가 얼어붙었습니다.
거센 바람을 타고 불이 커지는데,
소방대원도 우리 가족도 동네 사람들도 뻔히 보고만 있었죠.
뜨거운 물을 가져오라고 외치는 사람, 와글와글 .....
그렇게 30분 넘게 우왕좌왕하다가 뒤늦게 물을 뿌리게 되었죠.
그나마 인원이 부족해서 동네 청년들이 소방 호스를 붙들어 주었습니다.
소방 호스에 가해지는 수압이 굉장해서 누가 붙들어 주지 않으면 마구 움직이게 됩니다.
1천만 원도 안 될 피해가 1억5천만 원이 넘는 피해로 변했습니다.
얼마나 기가 차고 황당하던지 말도 못합니다...
저는 이 화재 진압 과정을 지켜보았고,
119 소방차의 황당한 결빙을 보고 기가 막혔습니다.
추운 날에는 당연히 소방차를 따뜻하게 관리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은 시골읍이라서 다들 안면이 있는 사이라서,
소방대원들을 고소하는 것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며칠 전에 강릉에서 산불이 발생해서 많은 피해자가 생겼죠.
그 피해자의 눈물 짓는 표정이 바로 어머니의 표정이었습니다.
뭐라고 말은 하지 않아도, 그 슬픔과 괴로움을 우리 가족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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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천안함사건에서 침몰한 배에서 인명을 구조해야 했습니다.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골든 타임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다들 우왕좌왕하느라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ㅠ ㅠ
이런 침몰 상황이 벌어지는 것에 대비해서 구조 매뉴얼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건 애초에 준비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다들 온갖 뻘짓 뻘소리만 하다가 아무도 구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겪고도
소를 잃고,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않았던 겁니다.
2016년 4월16일 세월호사고가 일어난 날 TV에서 자막과 뉴스를 보았습니다.
배는 전복되었고, 배 밑바닥이 둥둥 떠 있다가 나중에 완전히 침몰했습니다.
세월호 주변에 모인 여러 배들과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다들 우왕좌왕하면서 세월호를 지켜 보기만 했습니다.
승객들이 전부 탈출했다는 뉴스는 거짓이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졌죠.
그 순간 분노와 슬픔으로 참을 수가 없더군요.... ㅠ ㅠ
배에 남은 학생들을 한 명이라도 구하려면 배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그러면 배는 더 빨리 침몰하게 되니 구멍을 뚫을 수도 없습니다.
물살이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잠수부도 작업하기 어려운 해역입니다.
그런 이유로 국민 모두가 뻔히 보면서도 아무도 구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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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때 해경의 경비정(?)도 구조를 위해서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이 배의 지휘자는 구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본인이 전문가가 아니면, 다른 전문가의 지휘를 받는 게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의 지휘 또는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결국 우왕좌왕하면서 시간만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모든 배에 구조 전문가가 탑승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영상을 촬영하고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고,
구조 전문가가 이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이래라 저래라 조언하거나 직접 지휘하게 할 수 는 있습니다.
이렇게 시스템을 고쳤어야 하는데, 박근혜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정부도 그렇게 고치지 않았던 것 같고요.
그러니 앞으로 또 사고가 일어나면 우왕좌왕하게 될 것은 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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