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이면 제가 중학교 1학년이던 때입니다.
이 생방송이 끊기지도 않게 24시간 연속으로 방송되다 보니, MC를 보던 사람도 목소리가 맛이 가고, 집에서 방송을 보는 사람도 잠도 못 자게 되었습니다. 아니, 생방송을 하더라도 밤에 잠잘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산가족의 마음이 급하다 보니, 24시간 연속 생방송을 하더란 말이죠... KBS 사장을 비롯해서 죄다 판단을 잘못 한 것이었습니다.
이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서 대기하던 이산가족들은 여의도 KBS 방송국 건물에 가족을 찾는 쪽지 벽보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쪽지를 몸에 들고 방송국 앞 여의도 광장을 배회하기도 했죠. 그 더운 여름날 정말 생고생을 했습니다.
https://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629012010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이 방법 아이디어대로 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지요.
1.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은 종이를 손에 들게 합니다.
2. 사람들을 1열로 줄을 세웁니다.
3. 1번과 끝번 사람이 서로 마주 보게 합니다.
4. 한 걸음씩 앞으로 걷게 합니다. 그러면 2번과 끝번 사람이 서로 마주 보게 됩니다.
5. 마주 보는 순간 가족/친척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이산가족이 만나면 종이를 서로 주고받습니다.
7. 모든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1번씩 확인할 수 있도록 계속 걷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렸으면서도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KBS에 전화로 제보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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