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가난한 집은 아니었어요. 아들하나 딸하나 그래도 대학까진 보내 줬으니까요.
학창시절은 남들 종종 입는 브랜드 옷은 잘 못입어 봤었고 서울로 갈수 있었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집 근처 국립대로 갔었지요. 대학생때 부터 용돈은 제가 벌어서 썼습니다. 80정도 벌어서 조금은 모으고 넉넉히 쓰니 인생 살만 하더라구요.
첫 취업 실패하고 알바와 취준 병행하면서 1년 조금 더걸려 공무원시험 합격해서 그냥저냥 삽니다. 연애는 많이 했어도 결혼엔 회의적이 되더라구요. 집에서 전세금 정돈 보태줄 형편은 커녕 생활비를 종종 보태는 입장이니까요.
작년 연말에는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보태달라해서 300정도 목돈 보태드렸습니다. 어느덧 30대 초반을 넘어서는 중인데 나름 하고 싶은건 하고 살다보니 돈을 많이 모으진 못했네요.
결혼할만큼 좋은 사람이 현재 없는 것도 있겠지만 남들 만큼 해줄 자신이 없네요. 집안이 좀 유복한 친구녀석들은 벌써 애가 둘씩 되고 인스타 보면 난 저렇게 해줄 자신이 없어서... 혹여 결혼 하더라도 아이는 낳고 싶지 않아요.
부모님을 원망하는건 아닌데. 아니 사실 원망하는 거죠.
부모들은 자식에겐 어떤 자식은 저렇더라, 누구는 어떻더라 이런 말들 굉장히 쉽게 하시죠. 부모가 자식에게 할때는 쉽게 쉽게 하는 말들이...
자식이 부모에게 그런 생각 가지게 되면 그 생각 자체만으로 죄책감이 듭니다. 어릴 땐 그런 생각하는건 나쁜거라 생각했는데 지금도 나쁘다고 생각 하는데 누구는 뭐 어떻더라 말 들을 때면 이런생각들이 가끔 턱 밑까지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더 능력이 있었다면 내 삶이 좀 더 다를 수도 있을텐데. 노력도 별로 하지 않은 녀석들이 외제차를 끌고 멋진 삶을 사는데.. 그런데 또 이런 생각 하면 죄책감이 드네요.
예전에 사귀었던, 결혼하고 싶단 생각 처음 가졌던 친구. 이사 때문에 짐정리 하다 문득 나온 그 때 편지 때문에, 그 사람 생각 나는 오늘은 좀 더 아주 조금 원망 스럽기도해요. 그렇게 불우하거나 가난한 집도 아니었는데. 조금 힘들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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