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윽.”
종이컵이 넘치세라 입으로 후루룩 삼켰다.
자연 앓는 소리가 잇새 사이로 터져나왔다.
음미할 새도 없이 마저 입안에 털어넣었다.
“이봐 신참. 안주도 집어먹게나.”
“예. 감사합니다.”
꼬질꼬질한 손에 쥔 새우깡 세개를 조심스레 두손으로 받아서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송 선생님.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으허허. 좋지.”
대마왕 율라우는 존경이 그득한 눈빛으로 조심스레 작은 잔이 넘치지 않게 소주를 따랐다.
송 선생. 길바닥 인생 중에 사연 없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마는, 송 선생의 영향력은 서울역에서 노숙자들의 아이돌이다.
은테 안경이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인상. 인자한 미소가 입가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른바 배운 사람의 테가 난다.
오지랖도 넓어서 다른 이들을 살뜰하게 채운다.
갈때 까지 간 인생들인 험악한 노숙자들도 송 선생의 말 한마디에게는 대게 양보하는 편이다.
“크윽. 찌르르 하구만. 그래, 괜찮다면 자네 이야기를 들어도 되겠는가? 아무리 세상이 미쳤어도 이 시궁창까지 젊은 친구가 오기에는... 좀 그렇지 않은가? 아, 내가 괜하 말을 했다면 미안허이.”
노숙자로 전략한 마계의 위대한 여섯 대군주인 율라우는 잠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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