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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07.03 07:16
조회
302

이번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예선에서는 유독 이변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A조 1라운드 경기에서 중국을 82-74로 꺾은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는 이변 축에도 끼지 못한다. 중국이 전력상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대표팀 역시 패하더라도 접전 끝에 분패하는 경우가 많았고 중요한 순간 승전보를 울리기도 했다.

최대 이변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B조에서 있었다. 일본은 1라운드 호주와의 경기에서 79-78로 승리하며 세계 농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했다. 호주는 세계 농구계에서도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팀이다. 간혹 상위권 팀을 잡아내기도 하는지라 아시아팀에게는 거대한 벽 같은 존재다. 적어도 아시아권 팀이 호주를 이기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호주는 NBA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쏜 메이커(21·216cm), 매튜 델라베도바(28·193cm) 등 현역 NBA리거들이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패했다. 물론 일본이 승리한 배경에는 NBA 출신 귀화 선수인 닉 파지카스(33·210㎝)와 미국대학농구 명문 곤자가대에서 활약 중인 혼혈 선수 하치무라 류이(20·203㎝)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아시아에서조차 정상급으로 평가받지 못하던 일본이 호주를 이긴 것은 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최근 들어 꾸준히 전력이 상승 중에 있는지라 향후 아시아 무대에서 새로운 강호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변은 아메리카 예선에서도 있었다. 멕시코는 세계 최강 미국과의 경기에서 78-70으로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멕시코는 NBA 출신 구스타보 아욘(33·207cm)을 필두로 올란도 멘데즈 등이 펄펄 날며 초반부터 미국을 강하게 압박한 끝에 대어를 낚을 수 있었다.

물론 멕시코와 붙은 미국 대표팀은 마커스 쏜튼, 데이빗 스탁턴, 재비어 문포드 등 전원이 G리그 출신들로 구성되기는 했다. NBA리거가 포함되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미국이라는 점만으로도 멕시코는 큰 승리를 거둔 것이 맞다.

때문에 이번 홍콩전을 앞두고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여기서도 이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 중 한국은 강호에 속하고, 홍콩은 약체다. 양팀의 전력차는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홍콩이 이긴다면 이것 역시 큰 이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예상 밖 고전으로 당황스러운 순간은 있었으나 차분히 전력을 재정비한 끝에 홍콩의 매서운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양팀의 전력차 만큼 순조로웠던 출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일 홍콩 사우손 스타디움서 있었던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A조 1라운드 경기에서 홍콩 대표팀을 104-91로 눌렀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기록적인 부분만 놓고 봤을 때는 크게 나쁘지 않다.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9·한국명 라건아·199.2cm)가 43점 1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펄펄 날아다닌 가운데 토종 에이스 이정현(31·191cm)이 19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젊은 피 허훈(23·180㎝)이 16점 3어시스트 1스틸로 뒤를 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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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틀리프 43점... 한국 남자농구, 홍콩 완파 1일 홍콩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1차 리그 A조 6차전에서 리카르도 라틀리프(현대모비스)가 홍콩의 수비를 피해 공격하고 있다. 43득점한 라틀리프의 활약으로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홍콩을 104-91로 제압했다.
ⓒ 연합뉴스


하지만 크지 않은 점수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표팀은 홍콩의 반격에 상당한 애를 먹어야했다. 차근차근 점수를 따라잡히던 대표팀은 3쿼터 한때 역전을 허용하는 등 간담이 서늘한 상황도 맞았다. 주전 1번을 맡고 있는 박찬희(31·190cm)가 감기몸살로 나오지 못한데 이어 이대성(28·193cm)마저 왼쪽 종아리에 문제가 생겨 1쿼터 중간에 빠지며 중국전과 같은 강력한 앞선 압박 수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력 차이를 감안했을 때 마음가짐이 너무 안일했던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전 승리로 기세가 한껏 오른 대표팀은 경기 초반부터 홍콩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대성은 라틀리프의 패스를 받아 미들레인지 점프슛을 성공시키며 대표팀 첫 득점을 올렸다. 이어서 라틀리프, 허웅(25·186cm)이 연달아 미들슛을 성공시켰다.

이정현(31·191cm)은 패싱플레이에 전념하다가 기회가 오면 정확한 3점슛을 꽂아 넣었다. 이정현은 본인이 개인기로 드리블을 치다가 3점슛을 던지는 능력도 뛰어나지만 스크린을 타고가거나 미리 좋은 자리를 선점한 후 받아먹는  캐치 앤 슈터 역할도 잘하는지라 활용도가 매우 높다.

경기 초반 대표팀의 외곽 컨디션은 지난 중국전과 비교해 한결 좋았다. 이를 입증하듯 이정현 외에 허웅, 이대성의 외곽슛이 연신 림을 갈랐다. 상대적으로 홍콩의 수비가 헐겁다보니 편하게 슛을 쏠 수 있는 부분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홍콩의 주 득점원 중 한 명인 리 키(31·180cm)는 경기 내내 고감도 3점슛을 쏘아대며 대표팀에 맞섰다. 1쿼터에서만 4개를 적중시킨 것을 비롯 총 9방의 3점슛으로 28득점을 올렸다. '홍콩판 스테판 커리'라 불릴 만했다. 리 키가 득점을 주도한 가운데 왕 춘웨이가 미들슛으로, 리앙 만헝이 빠른 발을 살린 날렵한 돌파와 슈팅으로 뒤를 받쳤다. 

매서웠던 홍콩의 추격, 내외곽 해결사가 끝냈다

라틀리프가 버티고 있는 골밑은 홍콩 입장에서 커다란 벽이었다. 라틀리프는 두 명, 세 명이 겹겹이 둘러쌓은 상황에서도 어렵지 않게 골밑 득점을 올리며 클라스를 보여줬다. 왕저린(24·214cm), 유창동(26·206cm) 등도 당해내지 못한 라틀리프를 홍콩 포스트진이 감당하기는 버거웠다.

그러나 홍콩은 포기하지 않았다. 발 빠르게 뛰어다니며 속공 찬스를 보고 조금의 틈만 있으면 정확한 외곽슛을 쏘며 끈질기게 추격했다. 이를 입증하듯 점수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허감독은 지난 중국전에서 많이 뛰지 않았던 최준용(23·200㎝), 강상재(21·200cm) 등에게 최대한 출장시간을 주려는 모습이었다. 최준용은 이에 화답했다. 배짱 좋은 장신스윙맨답게 부지런히 코트를 오가며 젊은 에너지를 보여줬다. 라틀리프, 이승현에게 좋은 패스를 건네는가하면 빈틈이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돌파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쳤던 탓일까. 전반에 이미 4반칙을 범하며 어쩔 수 없이 벤치로 들어가야만 했다.

또 다른 장신스윙맨 정효근(23·201cm) 또한 가능성은 보여줬다. 4파울로 발이 묶인 최준용의 빈자리를 공수에서 상당 부분 채워줬다. 정효근 같은 경우 쓰임새가 많은 유형이지만 좀 더 중용을 받기 위해서는 자유투 기복을 줄여야 한다. 빅맨도 아닌 스윙맨 유형이 자유투가 좋지 않다는 것은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강상재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강상재는 수비시에는 골밑에 집중하고 공격시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을 올리는 이른바 스트레치형 빅맨이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본인의 장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대 경쟁 부분인 슛조차도 부정확하다. 어찌 보면 김종규, 이종현, 오세근 등이 빠져있는 지금이 강상재에게는 큰 기회다. 지금 찾아온 기회를 놓친다면 향후에도 대표팀과 인연을 쌓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상대적으로 약팀이다 보니 선수들 마음속에 방심이 숨어들었던 탓일까. 3쿼터 시작하기 무섭게 속공플레이와 외곽슛으로 맹추격을 거듭하던 홍콩은 중반께 결정적인 3점슛을 터트리며 기어코 역전에 성공한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이후 대표팀은 이정현의 외곽, 라틀리프의 골밑 등으로 게임을 뒤집기는 했으나 홍콩도 강하게 저항하며 비슷한 점수차로 엎치락뒤치락이 반복됐다.

(2) 작전명 라틀리프.jpg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등 골밑자원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라틀리프(한국명 라건아)는 그야말로 대표팀의 만능키다.(농구카툰 크블매니아 : '원피스'로 보는 대표팀의 빛과 그림자 중)
ⓒ 케이비리포트 제공


전반전 부진했던 허훈은 3쿼터 위기의 순간 강심장 본능을 드러내며 연이은 돌파로 흐름을 대한민국 쪽으로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 폭발적 순간 스피드가 발군인 만큼 슬레셔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가다. 자신감을 찾은 허훈은 이후 3점슛에 어시스트 게이지까지 끌어올렸으며 수비시 적극적 스틸 시도로 홍콩 앞선을 괴롭혔다.

대표팀은 4쿼터에서 다시 힘을 내며 라틀리프, 이정현, 허훈 등을 중심으로 흐름을 가져오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짓기는 했다. 하지만 라틀리프까지 있는 상황에서 약체 홍콩에게 많은 고전을 했다는 점은 지켜보던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번 홍콩전을 거울 삼아 좀 더 조직력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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