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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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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03.24 16:41
조회
430
쇼군 볼칸.jpg
 '대장군' 마우리시오 쇼군과 ’노 타임(No Time)‘ 볼칸 오즈데미르
ⓒ UFC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 '대장군' 마우리시오 쇼군(37·브라질)이 오랜만에 옥타곤에 돌아온다. 오는 5월 20일 칠레 산티아고서 있을 UFC 파이트 나이트 129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노 타임(No Time)' 볼칸 오즈데미르(29·스위스), 현 체급 랭킹 2위의 젊은 강자다.

1년 2개월여 만에 복귀전을 갖는 쇼군 입장에서 오즈데미르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한때 연패에 허덕이던 쇼군은 2015년부터 1년에 한경기 정도씩만 가지며 3연승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보이는 성적일 뿐 많은 나이와 그에 따른 노쇠화로 인해 한창 때의 기량을 상당 부분 잃어버린 것이 사실이다.

3연승은 상위권 랭커들이 아닌 적당한 상대들을 맞아 만들어진 부분이 큰지라 단순히 성적만으로 쇼군이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 라이트헤비급의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랭킹 7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체급 같으면 탑10밖으로 밀려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재의 라이트헤비급은 절대 강자로 불렸던 존 '본스' 존스(31·미국)가 잦은 사고로 인해 UFC를 떠나있는 가운데 'DC' 다니엘 코미어(38·미국)마저 헤비급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최강자 라인이 붕괴되어버린 상태다. 강력한 3인자로 불리던 앤서니 '럼블' 존슨(34·미국)마저 은퇴를 해버린지라 체급을 이끌던 맨 위쪽의 중심축이 모두 빠져나갔다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오즈데미르와의 경기는 쇼군에게 기회다. 오즈데미르는 올해 초 코미어와 타이틀매치를 벌였던 거물이다. 아쉽게 챔피언을 꺾지는 못했으나 오빈스 생 프뤼(35·미국), 미샤 서쿠노프(31·라트비아), 지미 마누와(37·영국) 등 쟁쟁한 강자들을 잡아낸바있는 최고의 젊은 피다. 코미어가 완전한 헤비급 월장 혹은 은퇴를 하게 된다면 가장 챔피언에 근접한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런 오즈메미르와 맞붙게 된지라 어찌 보면 쇼군에게 챔피언 전으로 가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경기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쇼군이 밀리는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승리시 얻게되는 것도 많아질 수 있다. 쇼군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야 되는 한판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전천후 싸움꾼

오랜 세월동안 링과 케이지를 가리지 않고 경쟁해온 쇼군은 천부적 싸움꾼이다. 다소 단순한 파이팅 스타일을 구사하는 것 같다가도 경기를 치르다보면 어느새 달라져있고 특정 상대와 싸울 때는 맞춤형 전략을 들고 나오기도 한다. 환경과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주특기였던 '스탬핑 킥'과 '사커 킥'이 봉인된 상태에서도 전혀 다른 환경의 UFC에 건너와 챔피언까지 먹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프라이드 활동시절 쇼군은 '스탬핑 대장군'으로 불렸다. 그만큼 그러한 기술에 능했다.

넘어진 상대를 향해 마치 축구공을 차듯 발차기를 날린다고 해서 붙여진 기술인 사커 킥은 당시 상당수 파이터들이 즐겨 쓰는 기술이었다. 구태여 맞붙어서 파운딩을 칠 필요 없이 더 빠른 타이밍으로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운터를 맞고 쓰러진 상대나 넘어진 채로 코너에 갇힌 상대에게 많이 사용되었는데 데미지를 입은 상태에서 사커킥 연타를 허용하게 되면 사실상 벗어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넘어진 상대의 안면을 노리고 마치 도장을 찍듯 그대로 '쾅' 하고 밟아버리는 스탬핑 킥은 당사자에게는 마치 살인의 위협을 느끼게 할 정도로 두려운 공격이다. 머리가 링 바닥에 닿아 있어 충격을 상쇄시키기 어려운 상태에서 체중을 실은 스탬핑 킥을 맞게 되면 자칫 아찔한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

'악마의 소굴'로 불리던 슈트복세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이 특히 이 기술에 능했는데, 그 중에서도 쇼군은 시도 횟수나 테크닉 응용에 있어서 최고 마스터로 불렸다. 어쩌다 확실한 기회가 있을 때 간간히 구사하던 다른 선수들과 달리 쇼군은 스탬핑 킥을 굉장히 다양하게 활용했다. 프라이드 시절 쇼군이 보여준 공격 패턴의 대부분을 컨트롤 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스탬핑 킥은 실질적인 파괴력을 떠나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시각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넘어진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 밟아온다는 것은 웬만큼 냉정한 상대에게도 공포감을 심어주기 십상인데 때문에 설사 정확히 명중이 되지 않더라도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는 엄청나다.

쇼군은 바로 이러한 점을 이용, 바닥에 넘어진 상대의 심리상태를 흔들어놓고 자신은 유리한 상태에서 포지션을 잡아가는 데 능숙했다. 때문에 이같은 절대적인 무기를 쓸 수 없는 UFC 무대에서의 쇼군은 그야말로 차, 포를 모두 떼고 경기에 나서는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쇼군은 UFC 데뷔전에서 주최측 프랜차이즈 스타 포레스트 그리핀(39·미국)에게 접전 끝에 뼈아픈 패배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후 케이지에 적응하기 시작한 쇼군은 다시금 과거의 포스를 회복하며 챔피언까지 차지하게 된다. 그리핀과의 재대결에서는 너무도 쉽게 넉 아웃으로 리벤지에 성공하며 사실상의 레벨차이를 증명한다.

2_쇼군.jpg
 오랜 세월동안 쇼군은 동체급 최고의 싸움꾼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 UFC


터프한 싸움꾼+거리 깨는 기술자

쇼군은 상대의 거리를 깨거나 주특기를 격파하는데 기술자다. 료토 마치다 전처럼 전략적으로 잘 준비한 경기도 있지만, 경기 중 본능적으로 풀어나가기도 한다. 터프하게 몰아붙이는 것 같으면서도 영리한 플레이를 섞어주며 결국 승리를 가져간다.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전에서는 의외의 경기 전개가 펼쳐졌다. 주짓떼로인 호제리오가 그라운드로 경기를 끌고 가려하고 쇼군이 무에타이를 살려 스탠딩 타격전을 이끌 것이다는 예상이 빗나갔다. 호제리오는 복싱 테크닉을 살려 스탠딩에서 정타싸움을 주도해갔고 그러다보니 타격전에서 쇼군이 밀리는 의외의 전개가 펼쳐졌다.

어찌보면 쇼군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일수도 있었다. 그러나 싸움꾼 쇼군은 테이크다운을 통해 호제리오를 넘겨뜨리는 방식으로 점수를 따고 상대의 펀치 리듬을 흔들어버렸다. 열심히 펀치와 킥을 내면서 테이크다운을 노리는 쇼군의 플레이에 호제리오도 시간이 지날수록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근소한 차이로 쇼군이 승리했는데 여기에는 테이크다운이라는 옵션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쇼군은 상대의 패턴이나 주무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깨는데 매우 능했다. 돌주먹 퀸튼 잭슨에게는 바싹 달라붙어 무에타이식으로 공략법을 가져갔다. 근거리에서 정신없이 펀치를 치고 니킥이 꽂히자 퀸튼은 장점인 정석적 펀치 공격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었고 결국 링 코너에 갖힌채 사커킥 난사를 허용하며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파워형 레슬러 고 케빈 랜들맨과의 승부에서는 무리하게 테이크다운을 막느니 어느 정도 받아주면서 그라운드에서 서브미션으로 결정을 지어버렸다.

상성상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었던 척 리델과의 경기에서는 의외로 카운터 펀치로 경기를 가져가며 관계자와 팬들을 놀래켰다. 익히 잘 알려진 데로 리델은 극강의 테이크다운 디펜스와 카운터 펀치로 악명 높다.

경기 내내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다가 빈틈이 보인다싶으면 죽창같은 펀치를 꽂아 넣어 삽시간에 승부를 끝내버리는 저격수 타입이다. 쇼군은 위협적인 스나이퍼 리델을 맞아 초반부터 성큼성큼 밀고 들어가 거리를 좁힌 다음 리델이 펀치를 내는 타이밍에서 같이 카운터를 걸어 경기를 끝냈다. 저격수를 맞저격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2009년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마치다와의 승부에서는 전략적 움직임이 빛났다. 당시 마치다는 독특한 아웃파이팅 스타일을 통해 체급내 최강자로 불리고 있었다. 가라데식 타격이 섞인 독특한 경기 운영에 쟁쟁한 체급내 강자들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곤 했다.

쇼군은 그런 마치다 공략법을 가장 먼저 제대로 들고 나온 파이터다. 무리해서 파고들기보다는 가드를 단단히 올리며 킥 싸움으로 타이밍을 깨뜨리며 압박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마치다였지만 쇼군의 그 같은 대응에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군은 아쉽게 해당 경기를 내주었지만 연이어 있었던 2차전에서는 이미 분석이 끝났다는 듯 넉아웃으로 리벤지에 성공한다.

그런 쇼군이 거리싸움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완패한 파이터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전 챔피언 존스다. 존스는 신장(193cm)도 좋은 편이었지만 무엇보다 매우 긴 리치(215cm)가 위협적이었다.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던 존스는 스탠딩에서 사이즈를 잘 활용한 타격을 구사했고 거기에 동급 최고 수준의 레슬링까지 연계시켜 펼쳤다. 스탭으로 치고 빠지기보다 전진 압박과 순간적 결착 승부를 즐기는 쇼군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성이었다.

결국 쇼군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은 끝에 스스로 탭을 치며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쇼군 격투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어떤 면에서 오즈데미르는 객관적 전력차이는 둘째 치고 상성에서도 좋지 않을 수 있다. 과거에 비해 순발력이 많이 떨어진 쇼군은 최근 들어서 유독 순간적 돌격을 통한 원투펀치 공격을 자주 사용한다. 이같은 패턴은 성공했을 때는 상대에게 큰 충격을 입힐 수 있지만 움직임을 읽히거나 가드에 막혔을 때는 치명적인 카운터 반격을 당할 우려가 크다. 생 프뤼에게 당했던 카운터 패배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즈데미르는 쇼군에게 대형 사냥감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존스처럼 레슬링에 대한 위협은 없는지라 한방만 제대로 터트릴 수 있다면 선수 생활 말년의 불꽃을 다시 한번 활활 태우는게 가능하다. 물론 그러기위해서는 카운터를 맞추기 위한 다양한 전략전술을 준비해 오즈데미르를 혼란스럽게 흔들어놓아야 한다.

날이 무디어진 노쇠한 대장군의 장검이 다시 한번 케이지에서 빛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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