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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03.23 19:26
조회
291

[프로농구 6강 PO] 전자랜드의 100-93 승리 이끈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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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운 여유롭게 슛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2쿼터 전자랜드 브라운(왼쪽)이 슛하고 있다.
ⓒ 연합뉴스


4강까지 1승만 더! 22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전자랜드가 전주 KCC를 100-93으로 꺾고 승리했다. 1대 1로 팽팽하던 시리즈 전적이 전자랜드에 기울게 된 순간이었다. 그동안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을 승리한 팀의 4강 진출 확률은 71.4%였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할 수 있다.

사실 전자랜드는 시즌 전부터 다크호스로 평가받던 팀이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일을 낼 것 같다"며 전자랜드를 우승후보로 꼽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이를 유 감독의 소신 발언(?) 혹은 립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는 분위기였으나 상승세를 탄 전자랜드를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그 어떤 시즌보다도 투지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당초 양팀의 6강 대결은 전통적으로 큰 경기에 강한 KCC의 노련미와 전자랜드 장신 포워드 군단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KCC는 전태풍(38·178cm), 이정현(31·191cm), 하승진(33·221cm) 등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들이 큰 무기였다.

반면 전자랜드 같은 경우 장신 1번 박찬희(31·190cm)를 필두로 정효근(23·201cm), 김상규(28·201cm), 강상재(22·200cm), 차바위(28·192cm) 등 신장과 슈팅능력을 겸비한 포워드 자원들이 많았던지라 물량공세를 통한 '벌떼농구'가 가능했다. 양팀 모두 서로를 저격할 무기들을 가지고 있어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다.

결과적으로 시리즈의 향방은 전자랜드로 기울고 있다. KCC가 정규시즌 때부터 이어져온 단순한 패턴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전자랜드는 다양한 시스템을 가져가며 전략적 부분에서 우위에 서는 모습이다. 거기에 젊은 선수들의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KCC 노장진의 체력적 문제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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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든 브라운은 비록 대체 외국인선수로 중간에 합류했으나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 전자랜드


신의 한수가 된 전자랜드의 외국인선수 교체

전자랜드는 정규시즌에서 유달리 기복이 심했다. 거침없이 연승행진을 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축 가라앉은 채 연패를 당하기도 하는 등 풍랑이 많은 시즌이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외국인선수들의 안정적이지 못한 플레이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전자랜드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올 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디온테 버튼(23·192.6cm)을 뽑지 않은 것이다. 버튼은 드래프트 현장에서 최고의 단신 외국인선수로 꼽혔지만 유도훈 감독은 1라운드 5순위(실질적 1순위)로 조쉬 셀비(26·186cm)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셀비는 전혀 팀에 녹아들지 못한 채 그저 그런 모습을 보였던 것에 비해 버튼은 신입 용병 중 눈에 띄는 기량을 자랑하며 소속팀 DB를 정규리그 우승에 올려놓았다.

전자랜드는 셀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장신외국인선수 몰트리 마저 부진한 경기력으로 속을 썩였다. 보통 이런 경우 고집스러운 감독은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기존 선수를 밀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끝까지 악수가 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유 감독은 달랐다. 팀에 맞지 않는 선수보다는 더 나은 퍼즐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브랜든 브라운(36·193.9cm)을 데려오는 데 성공한다. 브라운 같은 경우 기량은 좋았지만 겨우 단신 외국인선수 한계선을 넘어선 사이즈의 소유자다. 사실상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였다. 타팀에서 브라운을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유감독의 선택은 사이즈보다는 기량이었고 브라운 역시 전자랜드의 상승세를 이끌며 이에 화답했다. 유감독은 이후 셀비가 발목 부상을 당하자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에서 뛴 네이트 밀러(31·187cm)를 데려온다. 셀비만큼 화려한 테크닉은 돋보이지 않았지만 팀에 필요한 것은 궂은 일이라 판단했고 살림꾼 스타일의 밀러를 선택한 것이다. 밀러 역시 수비를 중심으로 여러 부분에서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전자랜드의 에너지 탱크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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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운 '여기가 빈틈이네'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3쿼터 전자랜드 브라운이 KCC 선수들의 압박수비에 맞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KCC와의 3차전에서도 대체출신 두 외국인선수의 활약은 빛났다. 브라운은 39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펄펄 날았으며 밀러 역시 득점(6득점)은 적었지만 수비 등 궂은일에 집중하며 리바운드를 13개나 잡아냈다. 단신 외국인선수가 이처럼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뛰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전자랜드는 3차전을 앞두고 더욱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사실상 KCC의 유일한 전략적 수비패턴(?)인 지역방어를 선수들이 끊임없이 뛰고 또 뛰는 컷인 플레이를 통해 제대로 공략했다.

외곽에서는 후보 선수 정영삼(17득점, 3점슛 5개)이 KCC의 헐거운 앞선 수비 속에서 폭발적 3점슛을 터트렸다. KCC 입장에서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던 정영삼에게 의외의 고득점을 빼앗겼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브라운은 2차전에서 부진한 플레이를 만회하겠다는 듯 공수에서 열심히 뛰어다녔다. 인상적인 것은 의욕이 앞서는 상황 속에서도 매우 영리하게 플레이했다는 점이다. 보통의 에이스형 외국인선수 같은 경우 전 경기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오버페이스를 가져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브라운은 오히려 더 침착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리면서도 동료들과의 끊임없는 2대2 플레이를 통해 팀오펜스까지 살려냈다. 자신에게 수비를 몰리게 한 다음 강상재(10득점, 4리바운드)에게 쉬운 골밑슛 찬스를 수차례 만들어줬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하던 살림꾼 밀러에게 미들포스트에서 기가 막힌 어시스트를 전달해주며 공격 리듬을 살려줬다.

불만 섞인 표정으로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가 싶다가도 즉시 표정을 바꾸고 제스처를 멈추는 등 마인드컨트롤도 돋보였다. 공격 원툴에 그마저도 항상 같은 레퍼토리로 일관하며 이제는 국내선수들도 두려워 하지 않게 된 KCC 안드레 에밋(36·191cm)과 극명하게 비교됐다. 브라운이 에이스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3차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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