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안 맏이는 장녀인데요.
참....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지갑이 떨어져 있더랍니다.
자기꺼 인 줄 알고 주워서 차에 실었다네요.
이게 CCTV에 찍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갑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더니,
집에 도착해서 차에 내려보니 남의 지갑이라, 괜히 누명쓰겠구나 싶어 버렸다네요.
경찰서에 연락이 왔는데, 무서워서 발뺌 했다가, 형사가 얼르니까 버렸다고 했다는군요.
오늘 밤에 뜬급없이 전화가 와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울고 난리 났는데, 토요일날 예정이 잡혔답니다. 경찰서 가는 날이라네요.
누구한테 알려질까봐 말도 못하고 제가 그나마 덜하다고 연락이 닿았습니다.
밥도 못먹고 누워있다는데 참 환장하겠습니다.
머리털 나고 경찰서를. 그것도 말로만 들었던 가해자의 가족으로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힘이 되어 주어야 할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멍- 하니 아무 생각이 안납니다.
정말 백지처럼 하얗네요. 희노애락이 안느껴 집니다. 가족이 절도죄라니, 현실감각이 잘 안듭니다. 이건 현실인가요?
나도 이럴 진데, 당사자는 더 하겠죠.
울고불고 하길래 별일 아닐꺼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해주기는 했는데,
어찌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안납니다.
이건 꿈인가요? 나는 지금 뭘 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걸 왜 쓰지?
저는 분명 오늘 문피아에서 장난을 치며 기분 좋은 하루로 잠들고 있었는데요.
아니 나는 지금 자고 있는걸텐데?
헛웃음만 나오네요. 이 상황이 웃을 수가 있구나........
전화한통에 이게 무슨 상황인건지, 이런게 쇼크라는 건가보네요.
전 이 글 왜 남기는걸까요? 위로 받을려고? 장난같아서?
형사한테 가족을 잘 부탁한다고 바짓가랭이 붙들어야 하는 걸까요?
변호사를 사야 하나? 얼마나 드는거지? ...아...합의를 해야지....
피해자의 바짓가랭이를 붙들어야 하는 걸까요? 여자면 치마 입을 텐데? 하하하하.
아무 생각이 안드네요. 피해자분. 우리집 그런 집 아닙니다.
주정차 위반 지역에 주차하라고 해도 멀리 돌아가는 집입니다. 알아주실건가요?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가요? 힘이 되어줘야 하는건 틀림없는데 말입니다.
나 이거 왜 쓰고 있지. 문피아가 친숙해서 일까요?
그도 아니면 이걸 소재로 글 쓸라고? 연재인가. 연참인가? 하하하하
사람 일은 앞일을 모른다더니, 정말 몰랐네요. 헛똑똑이 같으니.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지, 하얗게 된 머리속에서 술만 넘어가는군요.
이건 꿈인가요? 이건 현실인가요? 장난인가? 농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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