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북한산 인근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사도 몇번 했지만 계속 북한산 인근에서 살았네요.
제가 초등학생 때(당시에는 국민학생) 오늘처럼 바람이 불고 하늘이 맑은 날에는 서울에서도 하늘 높은곳에서 기류를 타며 빙빙 도는 솔개를 볼수 있었습니다.
어린 눈에도 고고해 보여서 정말 멋진 새라고 생각하며 한참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곤 했지요.
그런 솔개는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보이던 까마귀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1990년 전후로 기억되는데 까마귀가 사라진건 웃픈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까마귀가 남자 정력에 좋고, 백로는 여자들 피부미용에 좋다는 소문 때문에 전국에서 까마귀를 대대적으로 남획해서 씨를 말려버린겁니다.
당시 농촌지역에서 한마리당 당시 돈으로 30만원에 거래됐다니 농사 짓던 분들도 농사보다 까마귀 사냥에 열을 올리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서울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까마귀가 몇해 전부터 보이기 시작합니다.
석양이 지려하는 때 까마귀 몇마리가 주택가 쪽에 날아오면 온동네 까치들이 단결해서 까마귀를 쫓아 냅니다. 6마리 정도의 까마귀는 20마리가 넘는 까치에게 밀려 주택가에서 시장쪽으로 쫓겨나지만 그래도 며칠 지나면 또 주택가에서 까치에게 쫓겨납니다.
꾸준히 까마귀가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것 같아서 흐뭇하네요.
서울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까마귀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언젠가는 솔개도 돌아와 그 고고한 비행을 우리의 어린 세대들도 볼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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