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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
17.01.08 20:12
조회
1,891

 

제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상업성은 예술 업계에서 축복이다

저는 대학을 그만두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흔히 말해지는 좋은 글을 많이 읽은 사람도 아니고, 글을 쓰는 교육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사회경험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글을 쓰고 싶다. 그 마음 하나로, 겁에 질린 채, 눈에 담기도 거북할 지도 모르는 문장을 나열해가는 글쟁이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팔리는 요소를 잘 조합한 글을 쓴다면, 아주 적은 돈이라도 손에 쥘 수 있는 시대에 가까워져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III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트렌드에는 처음에 혁신을 일으킨 <혁신자(Inovator)>, 그것을 따라가는 <모방자(Imitator)>, 그리고 뒤 늦게 그것을 따라가지만, 때를 놓쳐버린 <멍청이(Idiot)> 가 있다는 말입니다.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고 해도, 그것은 새롭지 않을 것입니다. 문장력과 스토리, 사람에 대한 고찰과 경험이 적어 그것을 수작으로 부르기도 힘들 것입니다. 혁신가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과, 돈이라는 목적 사이에서 타협을 본다면, 시류에 휩쓸린 글을 쓰는 것이 고작일 것입니다. 아무리 잘 해봐야 모방자에 불과하겠지요.

 

많은 분들께서 자주 말씀하십니다. 트렌드에 휩쓸린 글이 대부분이라고, 질적인 하락이 눈에 보인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사람들의 유입을 돕는 것은 대부분 가벼운 이야기이고, 그것을 단초로 하여 들어온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글은 트렌드에 어울리는 글일테니까요.

한 때는 이계에 가서 활약을 하거나, 게임 속에서 활약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지금은 이계에서 돌아온 인물이 활약하는 소위 귀환물이 트렌드더군요. 강한 인물이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고, 그것에 희열과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이다 스러운 글들 말입니다.

 

소설은 대리만족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 요구사항에 부합한 글들이 인기가 많은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웹 소설이 단순히 심심풀이 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기에, 그 한계가 명확히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좋지요.

많은 사람들이 데미안은 명작이라고 하듯, 좋은 글은 존재합니다.

웹소설에서도 명작, 수작, 인간에 대한 고찰. 그런 것들을 녹여낸 글들 또한 있습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애초에 웹소설의 전신은 웹소설이었습니다. (하이텔통신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지금의 위치에 올라오면서, 대부분의 웹소설이 판타지나, 판타지에 가까운 로맨스를 거쳐오면서, 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웹소설이, 또는 무협이나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 어린아이들이나 읽는 물건이나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는 물건으로 변했습니다.

 

물론 예전의 웹소설에서도, 가벼운 이야기를 다룬 것은 많았습니다만, 지금은 그 빈도가 심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때 타 사이트에서 남자가 수없이 많은 미녀들과 성관계를 하는 성인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이 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웹소설은 단순히 소모품입니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위의 질문에 참 다양한 대답을 보여주셨습니다.

체호프나 카프카를 입에 담으시는 분들도 있고, 한 때 유행했던 힐링서적을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유년 시절은 전민희씨의 작품으로 시작한 판타지소설과, 김영하씨와 에쿠니 가오리씨가 열어주신 일반문학으로 채워져있습니다. 만화책도 적지 않게 읽었구요.

글쎄요. 누군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어떤 이의 음악을 듣고 그를 천재라 칭송하는 사람들은, 그의 음악이 자신의 상처를 보듬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좋은 글이란 어떤 이의 마음을 울리고, 그가 살아오며 얻은 상처를 어루만지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처럼 등장인물이 한없이 고뇌하고, 한없이 고난을 거치고, 한없이 흔들리는 것  자체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그런 이야기도 좋은 글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몇 년째 글을 쓰시며, 다른 출판사에서 몇번이나 미팅을 하셨던 분이 계십니다.

아마 7년 전이었을까요. 어렸던 제 눈에 그분의 글은 반짝임으로 가득했습니다. 소재는 무거웠습니다. 끝없이 고통을 감내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저에게는 너무나 매혹적이었습니다.

상업성이 부족하다. 무거운 글은 팔리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그 분은 출판의 문턱에서 번번히 좌절 하셨습니다.

 

 

두어달 전에, 제가 연재를 시작하면서 그분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무거운 글도 팔릴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그 분은 아직 꿈을 놓지 않으셨는지, 기뻐하시더군요.

하지만, 제게 해주신 말씀은 저를 슬프게 했습니다.

소설은 대리만족이다. 가벼운 글이 잘 팔린다. 나는 그런 글을 쓰지 못하지만, 너는 그런 글을 쓰기를 바란다.

씁쓸한 웃음소리가 섞인 목소리가, 저는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판타지소설이란 가벼운 이야기이구나.

 

판타지 소설은 무엇일까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포괄적인것 같지만, 그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정의(definition) 중에 하나겠지요.

소설은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현재의 사회의 상황이 끔찍하기에, 가볍고, 사이다스럽고, 갑질을 하는 이야기가 많이 팔리고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정말 웹소설이 현재 시장규모만큼 발전을 했다면, 그 속에서 단순히 소모품이 아닌 그 이상의 작품을 뽑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위해 웹소설이 가진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웹소설은 문학입니다. 순수문학과 판타지를 구별하는 것만큼 웃기는 일도 없겠지만, 웹소설 또한 문학입니다. 많은 분들이 단순히 심심풀이, 시간때우기, 싸구려 욕망의 대리만족으로 즐기시는 것에 만족하신다면, 굳이 이미지를 바꿔나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꾸만 더 나은 작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그들에게 그런 소리를 할 것이라면 고전문학이나 일반문학으로 눈을 돌리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께서 마음을 조금만 돌리신다면, 더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드라마에서조차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그저 구매자의 욕구를 만족한다면, 어떤 요소도 수단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요? 저는 앞으로 평생 글을 쓸겁니다. 돈이 없으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면서, 글을 쓸겁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매일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글을 쓰면서도, 필력이 늘지 않는 자신이, 제대로 써지지 않는, 시류를 의식한 차기작을 준비하면서 지리멸렬해지는 글을 바라보는 것이, 그런 매일이 흘러가는 지금이 두렵습니다.

저는 웹소설이라는 것이, 더 나은 모습을 가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웹소설은 더 나은 모습을 할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하찮은 글쟁이의 삶이, 조금만 더 오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작가분들은 더 나은 시도를 하실것이고, 더욱 다채로운 이야기가 풀어져나갈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그저 재능없는 사람의 푸념이었습니다.

제 두서없는 이야기가 귀중한 시간을 빼았았을까 죄송스럽습니다.



Comment ' 14

  • 작성자
    Lv.20 짐승송
    작성일
    17.01.08 20:34
    No. 1

    생각하면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해답'은 있을 지라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이다가 인생의 낙이 될 수 있을 테고,
    누군가에게는 1회용품 보다도 못할 수도 있겠죠.

    슬픈 발라드 음악이, 이별을 겪은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자기를 위로해주는 음악이 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널리고 널린 '사랑타령' 노래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10년 가까이 글을 써오셨고, 앞으로도 평생 글을 쓰실 거라는 각오가 참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애정'으로 쓰시는 건지 '전업'으로 쓰실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자와 후자는 분명 글을 쓰는 방향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몸에 좋다 하더라도 보약을 주어봤자 먹지 않을 테니까요.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게 제일로 좋겠죠.
    그게 힘든 거지만...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화이팅!

    찬성: 2 | 반대: 2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09 16:08
    No. 2

    저는 아마 후자 일겁니다. 본업이 글쟁이겠지요.
    맛없는 글이 아닌, 맛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말씀에, 잊고 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생각에만 빠져서 다른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고민하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나은 글로 뵙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yatom
    작성일
    17.01.08 21:04
    No. 3

    잘 읽었습니다.
    저도 늘상 하던 고민이었던지라 공감이 되는군요.
    반짝이는 뭔갈 내놓고 싶은데 여의치 않은 건 모든 글쓰는 이들의 공통된 속앓이일 겁니다.
    한가지 분명한 건 예전보다 기회의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이도(등단을 하지도, 체계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 글을 쓰고, 발표할 공간이 있다는 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죠.
    그리고 필력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그것이 글을 쓰는 전반적인 기교라고 한다면 굳이 그것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무엇인가를 글로 표현한다는 것에 정답은 없기 때문이죠.
    자기자신만의 솔직하고, 당당한 문장이라면 그걸로 족하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두달 넘게 정신적인 충격으로 연중이나 하고 있는 몰염치한 자의 의견이니 크게 참고하시진 말기 바랍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09 16:09
    No. 4

    자꾸만 필력 탓을 하다보니, 편하게 술술 읽히는 문장이 아닌, 다른 것을 자꾸만 적으려고 하더군요.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이종한님께서도 털고 일어나시기를 바랍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화만루
    작성일
    17.01.08 21:16
    No. 5

    짐승송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네요. 애정으로 쓰는 건지, 전업으로 쓰는 건지 확실한 노선을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애정으로 쓰는 거라면 조회수, 유행 같은 것은 신경쓰지 마시고 쓰고 싶은 글을 묵묵히 오랫동안 써보세요. 일본의 마루야마 겐지는 막노동을 하며 자기가 쓰고 싶은 글만 쓰며(문단이나 독자 눈치 없이 자유롭게) 30년 넘게 작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조회수, 선작수, 인기도에 일희일비 할 것 같으면 '단지 애정만으로 글쓰기'를 한다고 볼 순 없겠죠. 그것은 이미 글로 독자들의 인기를 얻어 돈을 벌고 싶다는, 전업 작가의 마인드니까요. 전업으로 글쓰기를 하시려면, 제가 드리고픈 조언은 '우선은 습작을 많이 하라'는 것입니다. 천재성을 타고나지 않는 이상, 단번에 성공하긴 힘듭니다. 글의 가볍고 무거움의 문제와는 무관하게 독자들을 탄복시키는 글을 써내려면 많은 습작과정, 그리고 다독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니 두려움은 잊으시고, 많은 글을 써보세요. 써내려간 원고수가 어마어마하게 쌓일수록 '소설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답'도 비로소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답은 다른 사람이 알려줄 수 있는 문제도, 급하게 찾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까요. (대문호인 헤밍웨이도 무명시절 어마어마한 습작을 했다죠. 그 힘든 과정이 그를 대작가로 만든 것이겠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09 16:11
    No. 6

    정작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생각했는데, 왜 내 글을 읽지 않는거냐는 어린아이 같은 투정만 부렸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서, 독자 분들을 생각한 글을 준비하고는 있습니다.
    우선 많이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바람의책
    작성일
    17.01.08 21:39
    No. 7

    개인적으로 '무거운 글', '가벼운 글' 의 정의에 따라 어느게 잘 팔린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무거운 글이라는게 코믹요소가 없는 글인지, 문체가 무거운 글인지, 문학적인 글, 캐릭터가 무거운 글 인지, 전문적인 글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거든요. 코믹요소가 없는 글도 팔리고, 문체가 무거운 글, 캐릭터가 진지한 글도 팔리니까요. 문학적인 글도 웹소설은 아니지만 위저드 베이커리나 라크리모사, 얼음나무 숲 같은 작품들도 꽤 팔렸고요. 전문 직업물들도 꽤 팔리죠.

    그렇다면 무거운 글이란 뭘까란 생각을 해보면, 그중에서 설정이 많은 작품이나 인물 관계가 복잡한 글이 해당하지 않나란 생각인데. 요컨데 쉽게 쉽게 읽을 수 없는 글의 총칭이 아닐까란 생각인데, 그런 글은 웹 소설 환경에서 안 팔릴 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니면 흔히 말하는 사이다가 없는 글이 무거운 글인가 싶기도 한데, 사이다가 있다고 가벼운 글이 라고 하는 건 안 맞으니... 내용이 무겁다가 풀리면서 사이다~ 를 느끼는게 보편적이니까요. 어느 글이나 갈등 상황 대결 상황은 있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도 있죠. 그걸 잘 풀어내냐 아니냐에 따라 사이다를 느끼냐 아니냐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대리만족이 없는 글이 무겁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주인공이 대단한 인물이 되거나 하는 건 대부분의 판타지의 공통요소입니다. 대리만족을 위해서 주인공이 대단해지는게 아니라, 내용 전개상 대단해지니까 독자가 부수적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뿐이죠.

    음...
    그냥 내용이 길어졌는데 그냥 내용이 가볍니, 무겁니란 단순한 분류 속에 팔리고 안 팔리는 작품을 구분할 수 없다란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웹소설의 미래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문피아가 유료화 한지 2년 좀 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대단한 작품도 하나씩 나오겠죠. 그런 작품이 얼마나 알려지냐에 따라 웹소설에 발을 들일 독자 수가 달라질 테고요.

    그럼 건필 하시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09 16:13
    No. 8

    오랜만에 반가운 책 이름을 보내요. 얼음나무 숲은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직 배울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가르쳐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더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연참대전이 끝나고, 한동안 고민할 거리가 생겼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라스트코인
    작성일
    17.01.09 01:49
    No. 9

    복잡한 거 버리고, 가볍게 가세요.
    판타지 소설은 20~30대 남성을 주독자층으로 삼는 문학입니다.
    현재 20~30대가 겪는 시대적 아픔을 해소시키는 게 주목적입니다.
    홍길동전 보세요. 그 당시는 신분제가 시대적 아픔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해소시키고자 홍길동이 등장한 것이죠.
    일제시대 소설 보세요. 그때는 일제에게 핍박당하는 것에서 벗어나거나 비판하는 게 주목적이었습니다. 다만 그걸 직접적으로 하면 잡혀가니 에두르는 소설들이 있었고요.
    그렇다면 지금, 그리고 판타지 소설은?
    10년 전에는 고등학생이 이계로 넘어가는 게 소설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수, 혹은 사회적으로 실패한 20대 후반이 소설의 주인공이죠.
    주독자층이 자신의 삶에 만족을 못하니 회귀 같은 걸 통해 대리만족 하는 겁니다.
    기존에 돈으로 나눠진 계급이 싫으니 몬스터를 등장시키고 헌터를 등장시켜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 불만족을 해소시키는 거고요.
    게임 설정 역시 성장을 해야하는데 그걸 가시적으로 나타낼 수 있으니 차용되는 겁니다.
    단순하게 보세요...
    소설이란 그저 현실에서 좌절된 욕구를 해소시키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음악이나 그림, 조각처럼요.
    현실에서 겪는 고통을 해소시키는데 그림에 소질이 있으면 그림쟁이가, 노래에 소질이 있으면 가수가, 글에 소질이 있으면 작가가 되는 겁니다.
    지금 웹소설이 드라마화나 애니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 장르적 특성이라고 봅니다. 글쟁이로 살아남고 싶으시면 기존의 인기 있는 작품과 요소들을 보고 왜 그런지, 분석한 다음 편승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대세를 거스르는 자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걸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 정치판입니다. 다른 분야라고 다를 거 없어요.
    기존의 인기 있는 작품들 중에서 이렇게 바꾸면 더 재미있을 텐데... 라는 식으로 방향을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09 16:18
    No. 10

    저도 대리만족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에서 나오는 대리만족의 수단이 원초적이고 편일률적이라 생각합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 여자가 대시해오는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고,
    과거를 잊지 않는 것은 좋아하지만, 제대로 된 경험이나 배움없이 주변에서 얻어들은 것으로 생겨난 혐일(일본을 혐오하는것.)행위에 사이다를 느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가벼운 글을 써야겠지요.
    호쾌한 액션, 당당한 주인공.
    당장 라이트노벨쪽으로 눈을 돌려도,길기만 한 문장형 제목을 가진 하렘물이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저도 더 깊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깊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수란도
    작성일
    17.01.09 08:03
    No. 11

    III라고 하셨는데 innovator가 되고 싶으시다면, 혹은 이미 되어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신다면 이런 고민은 안하시겠죠. 아마 본인 스스로 어쩔 수 없이 시류에 편승하는 immitator 혹은 본인만의 작품과 트렌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idiot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든 정체성을 확실히 정하셔야 글도 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장이 아무리 안좋더라도 독자들과 계속 소통한다면 경력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나은 문장들을 쓰실 수 있을 것이고, 정체성과 목표가 확실한 작가가 제시하는 스토리 라인은 흥행만 이루어진다면 결코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부디 흔들리지 마시고 좋은 작품을 내주시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09 16:20
    No. 12

    아직 글을 쓴지 천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징징대는 듯한 글을 올렸던 것이, 끈기가 없는 제 문제점 같습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지요.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좋은 작품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CS보니
    작성일
    17.01.09 11:25
    No. 13

    작가님께서 문학 작품에 대해 고뇌하시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 건필하시기 바라며 좋은 작품 연재하시기 응원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09 16:21
    No. 14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는 글쟁이가 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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