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별뜻 없습니다.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에(이)비비비.
한글로 그냥 에비비비, 적으면 될 걸 알파벳으로 적은 것도 이윤 없음다.
레이드물을 쓸 때 배경이 현대라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익숙하고 편리하고 스마트한 강점보다는 제 자신이 무지하다는 약점이 더 크게 다가왔거든요.
하지만 여타의 레이드물이 그다지 현실반영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한다 해도 사이다식 진행이었기에, 저정도로 현실성 은폐하고 배제한다면 나도 쓸 수 있을지 않을까 하고 만용에서 그 작품을 시작했었죠.
헌데 롤모델을 양산형 레이드물로 삼은 것치고는, 그리고 싶은 건 이면의 모습이었습니다. 잘난 주인공들이 잘 먹고 잘 살겠다고 벌여놓은 그 시대의 상황에 휘둘리는 이들의 모습은 어떨까?
나랏살림하는 이들이 무능하고 누구보다 빨리 도망칠 것은, 제 생각이나 다른 작가님들의 글에서나 똑같은데, 걔들(정치인 내지 관련인물들)은 현대물의 주인공이 아니잖습니까. 물론 소설이기에 일반시민들은 액스트라 정도밖에 안 나올 거지만 이들이 현대물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주인공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어떻게 그려내야 할까, 내 눈에 비친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었나. 우선은 국민성부터 찾았죠. 가까운 곳에 있는 일본은 지나칠 정도의 겸손(반전 있는), 중국은 중화, 한족중심주의. 한국은....... 한........... 우리나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태국기도 아니고 한이에옄ㅋㅋㅋㅋㅋㅋㅋㅋ 한의 정섴ㅋㅋㅋㅋㅋㅋㅋ
유구한 세월 여기저기서 치이다가 일제 강점기 거쳐서 자국민끼리 찢어져 핍박하고 적대하던 게 그대로 큰 상처로 남아, 그 진물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현대.
여타 선진국이라는 곳도 부정부패가 심하다지만, 한국도 지도층에 대한 불신이 깊죠. 그 외에 사회적으로 자리잡은 술자리 야근을 권하는 사내문화 같은 거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서, 사람이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 때조차 계산하지 않으면 멍청이가 되어버리는 삭막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지금 서술하는 것만 해도 그닥 좋게 표현을 못하는데..... 네, 그래서 글 속에도 대중의 모습을 좋게 그리지 못했습니다. 집단의식 자체를 성숙하지 못한, 이기적인 사람들로 그려냈어요. 독자들이 왜 이성적인 사람들의 모습은 안 보이냐고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우리나라가 실제로 위험에 쳐하면 사람들의 모습은 저러할 것이다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나쁘게 그려냈는데 동감을 사내고, 현실반영이란 소리 들으면 기분이 그닥 좋지 않더군요. 판타지로 쓸 때는 혼자 우쭐거렸는데 현대물은 그렇지 않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서러움이나 한 그런 거밖에 없나? 해학이나 풍자처럼 내가 배운 역사에는 흥이 많은 민족이라고도 했는데......
이래저래 생각이 많던 와중에 12일 광화문 집회 영상을 접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참여인원수도 수지만....... 길거리 곳곳에 선 사람들의 모습을 30초나 1분씩 찍은 영상들 중에 흥을 타는 시민들의 모습이 많이 나왔어요. 탄식하고 진득한 것을 가슴에 품고서도 웃고 노래 부르며 우리는 외치더군요.
한참 관련 서핑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 글에 안 좋은 모습만 서술되는 것은 내가 그런 사람, 그런 곳에 속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 사회에 대한 무관심, 생활에 대한 팍팍함, 노력해도 답은 없겠지만 노력해야 하는 거. 소설 속 군중을 통해 악의적으로 드러낸 것들이 사실 제 모습이라는 거 말이죠. -_-.......
소설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먼곳만 아니라, 위도 아래도 뒤도 눈앞도 보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고, 언젠가 소설에 내 시야로 긍정하고 밝음을 지향하는 에피소드를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게시글 신고 받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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