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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소잃고 외양간 방치하기

작성자
Lv.60 카힌
작성
16.09.28 22:35
조회
1,694

김영란법은 내가 살아온 삶 중에서 첫번째 가는 백년대계의 정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애 정체를 관통하는 큰 사건 중에 김영란법에 준하는 경우가 아주 없진 않으나 너무 어렸을 때의 일이라 내 머리속과 내 가슴에서 받아 들이는 정도가 다르다.


요즘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고 있다.  부쩍 느끼는 것은 소잃고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데 고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상식의 상식화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며, 그런 일들이 수시로 일어나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이다.


예컨데 황제노역이 그렇게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하루 수천만원대의 황제노역이 이뤄지고 있다. 왜 한숨이 나오냐면 이미 한차례 개정을 했는데도 이모양이라는 것이다. 


내가 시사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떠올리는 일만 해도 아마 밤새 얘기해도 모자랄 정도로 많다. 


 불합리 하거나 또는 비리와 부패와 관련된 일들은 어느 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고 우리는 그러한 일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가장 암울한 것은 내부고발을 하거나 사고가 터저 희생자가 발생하거나 그 어떤 일로도 개선되지 않고 항상 그대로인 상황 그 자체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를 절망케 한다.  분노와 좌절은 절대적인 부분과 상대적인 부분이 공존하는데(절대적인 기준을 넘느냐 아니냐는 예컨데 당장의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아 굶어죽는다던가 하는 극단적인 부분) 우리는 상대적인 불합리성에 너무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점차 무감각해지고 있다.


문제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라는 것은 언제 어느때 새로이 터질지 알 수 없다. 다만. 함께 노력하고 개선하고자 할때 그러한 문제들로 고통받는 현실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단어가 우리와 함께 하게 된다.  그러나 당장의 고통으로만 보면 비슷할지라도 상황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문제의 반복이 지속되는 경우라면 그것은 희망을 절망으로 바꾸는 변환기 역할을 하며 심적인 고통은 배가되고 암울함은 절망의 그림자를 넓게 드리우게 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소잃고 외양간을 방치하는 여러 분야의 일들이 첩첩산중으로 쌓여 있다.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진통이 너무나 길게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도 김영란 법이라는 여러 부패와 비리의 핵심 줄기 중 가장 효과적이고 나라의 백년을 바꿀 중대한 법이 통과되어 희망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은 장기적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지 당장의 문제 해결에는 많이 부족하다.


한순간에 세상이 유토피아가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적어도 불합리성이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는 모습이 더욱 많이 들려오길 기대해 본다. 최소한 우리를 분노케 했던 일들이 개선되지 않아 같은 문제로 재등장하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Comment ' 5

  • 작성자
    Lv.38 강태양
    작성일
    16.09.28 22:45
    No. 1

    지금에 와서는 그나마라도 지켜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사실 그 법은 그야말로 고육지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영란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괄호를 사용해 '부정청작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라는 단어를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예) 김영란법(부정청작 및 금품수수 금지법)을 반대하는 기레기들...

    정확한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탈퇴계정]
    작성일
    16.09.28 22:48
    No. 2

    소를 다시 키우려 하지 않는 농민(탈을 쓴 외지인)이라서 그래요.

    내부고발자가 잘된 현실이 없어요.
    해고 아니면 대기발령 월급축소 등등으로 결국 (강제)이직을 권고 당하죠.

    법이 바뀌기 전에 고발자들을 보호하는 조항이 있어야 해요.
    내부고발자에게 정년까지 받아야할 월급과 정년이 되면 받을수 있는 퇴직금까지 목돈으로 보상해주는 법안이 있어야 해요.
    안그럼 내부 고발자는 안생겨요.


    더불어서 하위직 공무원들도 이런 내부고발을 할 경우 인사기록에 두고 두고 남아서 찍히는데 그냥 목돈으로 보상을 해주고 평생 먹고 살 연금을 줘야 해요.
    안그럼 알아보 모른척 외면할수밖에 없어요.

    내부고발자 보호법이 실행되면 어마 어마한 후폭풍들이 터지고도 남을거에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16.09.29 11:35
    No. 3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첫 날 처음으로 신고된 건이 선생님에게 학생이 캔커피 하나 건네드린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개그 코너는 필요 없는 것...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글도둑
    작성일
    16.09.29 14:47
    No. 4

    전 너무 타락 한거 같아요.

    김영란법을 보면서

    "고작 밥 한번 사주는게 접대라고? 애초에 접대에 쓰는 비용은 몰래 뒷돈으로 처리해서 거~ 하게 노는게 접대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16.09.29 18:43
    No. 5

    하하... 천리마를 구하기 위해 말 뼈를 오백금에 샀다는 고사가 생각납니다. 작은 것도 문제시하는 문화에서는 큰 것에 대해 훨씬 큰 경계심이 생기겠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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