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년정도 전에 경상도 모 해안도시의 모모 나이트에서 일할때의 일입니다.
그때 우연한 계기로 업소 연예부 직원들 사이에 컴퓨터 전문가로 소문이
나게 되었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일이지만 전 아직도 초보
니까요^^;)
그러다 보니 종종 주변 분들 집에 컴퓨터 A/S기사 노릇을 하러 다니게 되었
습니다.
주변분들이라 해도 뭐 같은 밴드의 멤버들이나 네댓명 되는 DJ들이 고작이었
지만^^;
dj들이 주로 쓰는 프로그램이라 해봤자 뭐 거창한 건 아니고 sonic foundary사
의 soundforge정도가 고작이니 꼼꼼히 메뉴얼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트러블들이었죠. 근데 어쨋건 음악 편집 프로그램인데다
나름대로 전문프로그램 티내는 건지 한글 버전이 없지요. 요즘도 음악 관련
프로그램들중 한글화 되어있는건 아마 없을 걸요? 게다가 그냥 설치한다고
소리가 제대로 나고 편집기능이 작동하는게 아니라 하드웨어 설정을 맞추는 부
분이 많아서리.... 일반 컴퓨터 수리 기사님들이 모르는 부분이 있지요.
사실 암것도 아닌데.. 그러다 보니 A/S기사가 포기한 걸 제가 해결했다는 소문이
떠돌게 된 거겠지만요.....-_-;
각설하구요. 그 업소에는 두개팀의 밴드가 있었는데 옆팀의 보컬은 그때 막 midi
음악과 하드레코딩 공부를 시작한답시고 컴퓨터도 새로사고 각종 참고도서와 프로
그램들을 구하느라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후배라 생기는 것 없이 많이
도와 줬습니다. 몇달 지나니까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겼는지 대기실에서 dj들과
얘기하는 내용에 제법 전문용어도 섞이고 아는체를 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모 dj가 A/S를 요청해서 가보았습니다.
내용인 즉슨 사운드포지 최신 버전을 구해서 설치했는데 아무런 기능도 작동되지
않는다는....
그때 제 머리속에는 통상 일어날 수 있는 트러블 요인들이 몇가지 떠올랐습니다.
'흠... 사운드 카드 드라이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나? 혹 다른 디바이스 드라이버
와의 충돌이면 골치 아픈데....그보다 메인보드 칩셋패치가 안되어 있는 상태라면
몇시간은 그냥 날아갈텐데...골치 아프군... 참 이 친구 하드 파티션은 나눠져 있나?
그거 안되있으면 백업하는데 시간 장난아니게 깨질텐데.....'
여러가지 불안한 생각을 애써 떨쳐버리며 그 dj의 컴퓨터를 부팅시켰습니다.
바탕화면에 선명하게 올라와 있는 사운드 포지 아이콘......
클릭해 봤지만 대상을 찾을 수 없다는 메세지가 뜨더군요.
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가장 간단한 에러 메시지가 아닙니까?
제대로 프로그램이 설치가 안된거니 다시 설치 하기만 하면 작업끝~
프로그램 시디를 달라고 했습니다.
통상 프로그램 설치 시디는 자동실행이 되죠? 근데 안되길래 탐색기에서 띄워보니
분명 사운드 포지아이콘은 보이는데 황당한 프로그램 용량..........................
................................................................................
................................................................................
............메가단위도 아니고 고작.....17Kb...... -_-;
저는 물었죠. 이거 어디서 구한 거냐고? 제 제자 한테 구했다더군요.-_-;
그 제자란 바로 옆팀의 보컬.......-_-;
저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제자(-_-;)에게 갔습니다.
모 dj에게 사포 시디 복사해 준적 있냐고 물었습니다.
해 줬다더군요. 어떻게 해 줬냐고 물었습니다.
바탕화면 아이콘을 복사해서 시디로 구웠답니다.-_-;
며칠전 문득 이 이야기가 생각나서 혼자 낄낄거리다가 멤버들이 왜 그러냐고 물어서
혼자 웃어가며 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멤버들 왈 "야 그거 바탕 화면 아이콘 복사하면 안되는 거냐?"-_-;
이 글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께 혹시 폐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그냥 웃자고 한
얘기입니다. 양해 해 주시길....
찬성: 
반대: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