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갖다 와서 글이 더 손에 안잡히네요. 재능도 없고 의욕 부진인가봅니다.
WORK 폴더를 뒤져보니 무협소설을 쓴답시고 해놓은 '순초구조호부득'이라는....내가 써놓고도 이게 무슨 뜻인지 도통 기억이 안나는 정체불명의 글이 하나 덜렁 있더군요.
열어보니 두보의 '모옥위추풍소파가(茅屋爲秋風所破歌)'만 덜렁 써있고....
8월 가을하늘 높은데 바람이 노호(怒號)하여
우리 집 옥상(屋上)의 세 겹의 이엉을 말았네
이엉은 날아 강을 건너 물가에 흩어져 떨어졌는데
높은 것은 높은 나뭇가지 끝에 걸렸고
낮은 것은 굴러 제방의 웅덩이에 빠졌도다.
남촌(南村)의 아이들이 내가 늙어 무력함을 깔보아
뻔뻔스럽게 나의 면전(面前)에서 도둑질하네.
공공연히 그 이엉을 안고 대밭으로 들어가나
입술이 타고 입이 말라 소리 지를 수 없네.
아마도 딴에는 뭔가 느껴진다 싶어서 기세좋게 한시로 서문을 맺으며 글을 쓰려고 했던 것 같은데. (자기가 써놓고도 자기가 추측해야 하는 이 한심함...)
아....이래가지고서야 원...무슨 글을 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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