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소리가 들려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도봉산에 올랐다가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가벼운 하산 중이었죠.
오랜만에 무수골로 돌아 인적이 드문 샛길이었습니다.
이미 해는 졌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복잡한 머리를 휘청이며 내려오던 귓전에 어떻게 그 소리가 파고들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딱딱딱딱딱-.
익숙한 소리였지만, 오랜만에 듣는 소리.
걸음을 멈추고 서서히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에 파묻혀 눈에 안띄던 녀석이 그제야 보이더군요.
딱따구리였습니다.
오색딱따구리라고 부르는 흰 몸에 검은 깃털이 드문드문 난 놈이었습니다.
정수리가 빨간데..해가 져서 그건 잘 안보이더군요.
5M정도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한 놈만 보이는데 소리는 겹쳐서 나더군요.
주변을 또 두리번거리는데 그 놈이 앉은 나무 밑둥에 또 한놈이 있더군요.
한나무에 딱따구리 두 마리가 앉아 나무를 쪼는 것은 첨 보았습니다. ^-^
한참을 보면서 서있었습니다.
딱따구리들은 열심히 나무를 쪼아 먹이를 찾고 있고 저는 한가로이 그 놈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정말 옆 한 번 보지 않고 열심히 쪼더군요.
계속 보고 있자니, '넌 머 하는 넘이냐?'고 말하는 듯해 피식 웃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넘들을 뒤로 하고 빠르게 산을 내려왔습니다.
왠지 활력이 솟는군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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