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미주랑
작성
03.10.16 23:43
조회
458

<1. 금강맹주 VS 둔저천마>

명나라 영락 2년 강호에는 한 가지 충격적인 소문이 나돌았다.

“자네 그것 들었는가?”

“뭐, 말인가?”

“아, 이 사람. 딱하기는. 글쎄, 고무림맹의 맹주이신 금강대협과 괄약교의 교주인 괄약천마 둔저가 곤륜산의 무애봉에서 일전을 벌인 다는 고만.”

“아니! 그게 참말인가?”

“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허허~! 당금 강호를 양분하고 있는 일대 두 거목이 그래 생사를 논하는 비무를 벌인다는 말인가!”

“그렇다네!”

소문은 발 없는 말에 제운종을 더한 듯,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소문이 온 중원을 휩쓰는 동안, 구파일방을 비롯한 오대세가와 강호 명문에서도 이번 비무를 구경하기 위해 곤륜으로 향했으나, 쌍방의 입회자 한 명을 제외한 그 누구도 들이지 말라는 금강대협과 둔저천마와의 합의로 인해, 그 누구도 그들의 비무를 구경할 수 없었다.

곤륜산 무애봉.

오시가 넘어가자 서서히 비무의 주체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나타난 이는 괄약교의 둔저천마였다. 둔저천마는 자신의 입회자로 괄약교의 소교주인 흑저귀마를 데리고 나타났다.

이윽고 금강대협이 모습을 나타냈다. 금강대협 역시 입회자로 자신의 의붓아들이자 장차 고무림맹을 이끌어갈 소맹주 옥면수라 미주랑을 곁에 두고 나왔다.

“흘흘, 오랜만이외다. 금강맹주.”

“그러게나 말일세. 헐헐~! 우리가 만난 것이 삼십 년 만이던가?”

“정확히는 삼십 일년 만이지요.”

“흐... 그런 것이 이제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도 그렇습니다.”

“자, 시작하세. 내 선공은 그대에게 양보함세.”

“그럼, 실례하고 가겠소이다.”

금강맹주는 천천히 돌아서서 상체를 수그리고 하체를 뒤로 빼는 특이한 기수식을 취했다. 둔저천마는 서서히 내공을 끌어올리면서 양손을 합장하듯이 모으고, 검지만을 들어올리는 괴이한 수공의 자세를 나타냈다.

그것을 본 옥면수라 미주랑이 단발마의 신음을 냈다.

“헉! 저, 저것은 괄약교의 삼대 마공 중에 하나인 질러괄약수(侄圄括約手)가 아니던가!”

“흐흐흐... 본교의 삼대 마공 중의 하나인 질러괄약수. 그것도 십성의 위력이니, 과연 금강맹주 당신이 받아 낼 수 있을까?”

“잔소리 말고 덤벼라!”

“타핫!”

둔저천마가 힘찬 기합소리를 내며 정직선으로 금강맹주에게 달려갔다. 그 속력이 실로 전광석화와 같아서 도무지 금강맹주가 당해 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미주랑이 속으로 신음했다.

‘맹주! 피하셔야 합니다! 저것을 직통으로 받았다가는 내장의 위치가 바뀌게 됩니다!’

이윽고 둔저천마의 강맹한 내공으로 둘러싸인 두 검지와 금강맹주의 둔부가 두치 가량의 사이를 남겨두었을 때, 금강맹주의 사악한 웃음을 안타깝게도 둔저천마는 볼 수가 없었다.

뿌우웅~!!

“크아악!”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것일까!

쓰러져서 입에 피거품을 물 줄 알았던 금강맹주는 당당하게 서있었고, 되려 둔저천마가 고통스럽게 두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으며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비, 비겁한... 감히 독을 쓰다니...”

“흐흐흐... 비겁하다니? 난 단지 생리적인 현상을 이용했을 뿐. 내 이 한 방을 위해서 지난 일주야 동안 용변을 꾹 참고 있었다네. 그 노력을 생각하면 이정도야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크하하하하하하!”

너무도 당당한 금강맹주의 모습에 측근인 미주랑마저도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금강맹주의 괄약독(역자 주: 괄약근의 수축으로 인해 나온 독)의 위력이 어찌나 강맹했던지 둔저천마의 얼굴이 우수수 녹아내리고 있었다.

둔저천마는 애타게 흑저귀마에게 외쳤다.

“내, 내게 빨리... 그것을!”

무엇인가를 달라고 하는 말 같았다. 그러자 흑저귀마는 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둔저천마에게 던졌다. 무색의 자기병에는 녹색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담겨져 있었는데, 둔저천마는 그 병을 받아들자 마자 재빨리 마개를 열고 그것을 얼굴에 바르려 했다.

그러나 금강맹주가 누구인가!

그 액체가 틀림없는 해독약임을 간파한 금강맹주는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으로 그 자기병을 빼앗아 들었고, 둔저천마는 채 그것을 발라보지도 못하고 빼앗기고 말았다.

“흐흐... 이런 해독약을 네놈이 바르게 할 수는 없지.”

“으으... 네 이놈! 네놈이 그러고도 강호를 대표하는 고무림맹의 맹주라 할 수 있느냐!”

“상관없다. 네놈이 여기서 죽고 나면, 강호일통은 시간문제. 아, 그리고 이미 끝난 마당이니 내 네놈에게 좋은 것을 하나 보여주지. 흐흐... 신독! 나와라!”

스슥!

어디선가 옷자락 휘날리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금강맹주 옆에 어떤 인영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미주랑 마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깜짝 놀라 보고 있었다.

그 인영의 정체를 파악해낸 둔저천마와 흑저귀마의 놀라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너, 너는... 신독인마!”

놀랍게도 금강맹주의 옆에 아교처럼 찰싹 달라붙어 교태 어린 미소를 흩뿌리고 있는 인영은 마교의 삼대 호법 중 한명이자, 교주 둔저천마의 내연의 여인으로 알려졌던 신비의 인물 신독인마였다.

둔저천마의 놀라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시, 신독... 네가 왜...?”

“호호호호호~!! 왜긴 왜겠어요? 이 토끼같은 인간! 시덥잖은 풀무질로 내 이 뜨거운 화덕에 불만 지펴놓고, 흥! 아~! 우리 금가가는 당신 같은 토끼가 아니라고요!”

“이, 이런... 겨우 그런...”

“어머머? 겨우 그런 이라니! 허구헌날 괄약신공에만 빠져서 양기를 거기다 쏟아 부으니, 다른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있나!”

“으득! 원통하구나! 내 집안 단도리를 잘 못해 오늘날 이런 일을 맞이하게 되다니!”

“어어! 둔저. 자네 뭔가 착각하고 있나본데. 자네가 오늘 나에게 당한 것은 결코 신독 때문이 아니야. 다 자네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지.”

이미 둔저천마는 얼굴이 다 녹아내려 죽어가고 있었다. 그나마 그가 이제껏 살아남아 있는 것도 그의 강맹한 내공이 뒷받침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둔저천마에게 다가간 금강맹주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자! 이제 그만 가게. 내 자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죽음을 선사하지!”

그대로 둔저천마의 얼굴에 자신의 둔부를 뒤 덮은 금강맹주.

그렇게 한세대를 풍미하던 일세의 영웅 둔저천마는 둔부에 의한 질식사라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사인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

흠... 나름대로 긴 시간 잡아먹어가며 썼군요...

금강님, 둔저님, 흑저님, 신독님, 미주랑님... 멋대로 이름을 무단도용하여 심심한 사죄의 말씀 표합니다...

그럼 이만...

PS - 2편도 있어요~!!


Comment ' 12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3.10.16 23:49
    No. 1

    허허 재밌네요..

    그나 저나..속좁으신(?) 금강님꼐서 분노하지 않으실지..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미주랑
    작성일
    03.10.16 23:51
    No. 2

    그러게, 실은 저도 금강님의 진노를 가장 걱정하고 있답니다. 더불어 둔저님께서 보낼 자객도 조금 걱정스럽고...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강호랑객
    작성일
    03.10.16 23:56
    No. 3

    명작입니다,,,원츄,,,,후속편을 기다리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4 무림천추
    작성일
    03.10.17 00:21
    No. 4

    2편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혹시 신독인마와 금강맹주와의 로맨스는 아닐지??

    개인적으로는 둔저천마의 부활을 기대합니다....(강시로...-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17 00:45
    No. 5

    토.....토끼.......그래도 토끼는 빨리 끝나는 대신 30번을.....쿨럭.....

    오타지적....
    괄약독은 괄약근의 이완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수축되면 안 나와요.....뭐가?.....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관독고
    작성일
    03.10.17 06:28
    No. 6

    앗, 저작권 허락은 받으셨습니까?

    *추신*

    자매품 '미치도록 패고 싶었다'도 기억해주시길...
    간접 홍보 효과를 노리는 비열함을 이해해 주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관독고
    작성일
    03.10.17 06:36
    No. 7

    답글을 쓰고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미주랑님, 오리지널리티가 부족합니다. 과거 둔저님과 팬이야님께서 시도하신 뼈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글 입니다.
    고무림에 인물이 둔저님, 신독님, 흑저님, 금강선생님만 계시단 말입니까? 정담란의 지존이신 진소백님을 잊지 마십시오!

    *추신*

    혹여나 드리는 말이지만 이런 말 한다고 저를 등장인물로 넣으신다던가...하는 우를 범하시진 않으실 것이라 믿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3.10.17 08:55
    No. 8

    시덥지 않은 풀무질;;;

    둔저님이 빼앗긴 해약이 정말 해약일까요?

    고도의 심리전이 아닐지;;;

    그나저나 언제 미주랑님이 차기 맹주가 되셨는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미르엘
    작성일
    03.10.17 16:16
    No. 9

    정담의 동화는 늘 그렇듯이....둔저님과 금강님이죠 뭐...^^

    저야 운영자분들을 출연시켰지만 말입니다....ㅡ_ㅡ;

    그나저나 재밌게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illusion
    작성일
    03.10.17 16:26
    No. 10

    재밌군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이리
    작성일
    03.10.17 16:36
    No. 11

    둔부란.. 엉덩이말하는건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화야
    작성일
    03.10.17 20:30
    No. 12

    어억-!
    미주랑님은 정말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시는군요. -_ㅠ
    2편, 베리 원츄입니다. +ㅁ+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055 키 큰 사람이 돈 더 번다 +6 Lv.39 파천러브 03.10.18 579
15054 (펌)진정한 스트라이커..... +8 Lv.1 太武 03.10.18 422
15053 [펌] 에이즈 알고도 출산 '충격' +2 Lv.1 illusion 03.10.18 523
15052 약1시간 가량.. +1 Lv.1 술퍼교교주 03.10.18 285
15051 [펌] 盧, 끝내 이라크 파병 확정 +17 Lv.99 예류향 03.10.18 513
15050 그러고 보니.. +30 Lv.1 술퍼교교주 03.10.18 344
15049 시험기간이라.......... +4 백아 03.10.18 259
15048 화야 가영이소저에게서 떨어저!!! +9 Lv.56 치우천왕 03.10.18 426
15047 베스트5가 생기고 나서... +9 Lv.3 용천회 03.10.17 551
15046 [리얼토크] 박한별"사랑한다면 혼전동거 OK" +6 Lv.39 파천러브 03.10.17 422
15045 3교시 - 그 일흔 일곱번째 이야기 - 루젼이가 이 글을 마... +4 Lv.1 illusion 03.10.17 184
15044 정담의 세대교체를 뼈안저리게 느끼고 있는 패냐...ㅡ_ㅡ;;; +11 Lv.1 미르엘 03.10.17 350
15043 <동급생>을 아시나요? +18 미주랑 03.10.17 683
15042 대전은~~지옥이야... +6 Lv.56 치우천왕 03.10.17 296
15041 소녀는, 독했다. +13 Lv.1 화야 03.10.17 393
15040 [가담(可談)] 으갸갸갹;; +8 가영이 03.10.17 385
15039 비 너랑 자고 싶어 파문! +5 Lv.39 파천러브 03.10.17 395
15038 황산벌. +6 Lv.1 등로 03.10.17 312
15037 [감상]이것은 판타지소설 `재생`에 관한 감상입니다. +1 Lv.58 식객(食客) 03.10.17 747
15036 무서운 얘기 많이 아시는분 +5 Lv.9 망부 03.10.17 307
15035 제기랄! +1 Lv.1 행운 03.10.17 185
15034 그냥...올만에... +3 환사 03.10.17 219
15033 단단히 각오하고 약간의 기대(?)마저 있었건만... 대략 ... +5 Lv.1 등로 03.10.17 482
15032 매트릭스3=천부경? +7 Lv.23 바둑 03.10.17 438
15031 컴 고수분들 도와주세요 ㅠ_ㅠ +12 Lv.23 바둑 03.10.17 366
15030 1:몇인가 환산해보는순간..경악...-_- +5 Lv.5 올제 03.10.17 461
15029 크윽...공각기동대 재밌게 보신 분 계십니까? +10 Lv.9 제이카 03.10.17 264
15028 무서운 메이저리그의 저주 +4 Lv.51 無位 03.10.17 542
15027 가빠와 윗배의 상관관계?????? +1 Lv.1 타반테무르 03.10.17 261
15026 미주랑 고무림 단편 걸작 2탄<아햏햏>... +7 미주랑 03.10.17 435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