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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훈-대적시의 마음가짐

작성자
Lv.2 사량룡
작성
03.07.20 15:12
조회
229

적과 마주하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온한 마음가짐이다.

누구나 이것을 알고 있으나 실제로 그렇게 하기란 힘들다.

평온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은 적과 싸워 이기는 연습을 해왔다는 것이 적과 맞선 지금 이 순간 이미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며(얼마나 힘든 수련을 얼마나 오랫동안 해왔든), 지금부터 일어날 일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현재의 적과 맞서서 오직 기민하게 반응하는 임기응변의 정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신이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으려면 마음이 평안하지 않으면 않된다. 만일 공포나 두려움에 빠져 있거나 흥분하여 있으면 마음이 흔들리게 되니 정신또한 온전치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손발이 어지럽게 되고 눈앞의 적과 싸우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흔들리는 내면과 동시에 싸워야 하니 그 승패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한 것이다.

대적시에 마음을 평온히 하려면 평상의 수련시 항상 심법(心法)을 근본으로 두고 연마하지 않으면 않된다.(심법의 수련에 관한 것은 이전에 올린 글들을 참조하기 바람.)

아울러 중요한 것은 공포나 두려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심법의 수련은 결국 내면의 자기와 대화한다는 것에 그 기본이 있으니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알게 하고 여력(餘力)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것이 오랫동안 반복되면 자신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감을 통해 공포나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다만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가를 알고 그것을 믿는 것으로 그쳐야지 그것을 통해 공포나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것은 마치 색안경을 끼고 사물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의 폐단은 상대를 깔보거나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과 결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포나 두려움은 극복하여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이해되어야 한다. 무언가를 극복하려고 하고 이기려고 한다는 것은 결국은 그것을 무시하거나 도피하려는 것일 뿐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부터 귀신에 대한 강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성인이 되어서도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머지 어떤 종교를 가지게 되었다고 하자. 그는 과연 어두운 밤길이나 깊은 산속에서 혼자서 지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귀신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끊임없이 기도를 함으로써 기도를 하는 동안 두려움을 잊을 순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기도라고 하는 얇은 막의 뒤에는 언제나 그가 두려워해마지 않는 귀신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기도를 중단하거나 스스로 신앙에 대한 회의(懷疑)를 갖게 되는 순간 귀신은 즉시 그의 앞에 다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어떤 수단이나 방법을 강구하여 그것으로써 문제를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언제나 이런 것으로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포나 두려움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그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왜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인가? 그보다 앞서 귀신은 어떠한 존재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도피가 아니라 이해가 필요하다. 여기에 '귀신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라는 식의 타인의 말을 갖다 붙임으로써 도피하려고 해선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갈 뿐이다. 귀신이 실재하건 하지않건 중요한 것은 내가 그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점에서 보자면 내게 있어서 귀신은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다.

귀신은 무엇인가? 죽은 사람의 혼령이다. 흰옷을 입고 머리를 산발하고 입에서는 피를 흘리는 존재이다. 혹은 검은 망토를 입고 날카로운 송곳니로 피를 빠는 존재이다. 이런식으로 두려워하는 존재에 대해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나는 왜 귀신을 두려워하는가? 죽은 사람의 혼령이기 때문에? 죽은 사람의 혼령이 왜 두려운가? 그것이 아니라면 흰옷을 입고 머리를 산발했기 때문에? 그것이 왜 두려운가? 검은 망토를 입고 날카로운 송곳니로 피를 빨기 때문에?그것이 왜 두려운가? 이렇게 철저하게 의심하는 과정중에서 이해에 다가 설 수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미지(未知)라고 한다면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의심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질문에 나름대로의 답을 내려보면 아마도 대략 이러할 것이다.

죽은 사람의 혼령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나는 죽음이란 것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과 관계된 귀신을 두려워 하는 것이며, 흰옷을 입고 머리를 산발한 존재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TV나 영화를 통해 그것이 귀신이라는 존재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두려운 것인데 송곳니로 피를 빠는 존재의 경우에는 보다 직설적으로 죽음과 관련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이해의 과정에서 우리가 귀신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 자체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결국 '죽음'에 대한 거부가 그러한 허상의 공포를 만들어 내는 것임을 알게 된다.

이것을 이해 한다면 혼자서 깊은 산속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할 때에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귀신보다는 사나운 짐승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적을 두려워한다는 것도 사실은 적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다.

시합이라면 패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이고, 결투라면 죽음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결론은 항상 단순한 것이니 강한쪽이 이기고 약한쪽은 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보지 않는 다면 승부의 결과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것을 거부하려고 하는 순간(나는 반드시 이겨야한다. 또는 질 수 없다라고) 하는 순간 평온한 마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진정 싸워야 할 곳, 죽어도 부끄럽지 않은 곳을 찾을 줄 아는 것이 무예인의 덕이다.

길거리에서 시시한 시비로 싸우게 되었을 때 마음의 평온을 기대할 수 없다. 이미 흥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고 싸우게 되었을 때 마음의 평온을 기대할 수 없다. 이미 냉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술을 과시하려고 일부러 시비를 걸었을 때 마음의 평온을 기대할 수 없다. 이미 침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에 든 강도를 맞아 가족을 위해 싸우지 않으면 않될 때에, 설사 패하여 죽는다하여도 그것은 부끄럽지 않은 죽음임을 이해한다면 적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글은 제가 무예를 수련할때 선생님께 가르침받은 내용으로 모 카페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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