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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cs 탄은 누가...

작성자
Lv.1 조돈형
작성
02.09.12 22:16
조회
1,122

오늘 동원에서 복귀했습니다.

오후에 있던 일입니다. 죽어도 말을 듣지 않는 예비역들이 굼벵이가 기는 듯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비가왔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야외 강의실로!"리는  중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그 느리던 예비역들은 천리준마를 능가하는 속도로 달려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중의 한명이었던 저 또한 상당히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방독면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신문지를 꺼내들고 곱게 펴 상당히 그럴듯한 자리를 잡고 누웠지요.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윤도현의 두시의 데이트"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더군요. 나는 "누가 담배를 피는군"하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그래서 고개를 빼들고 쳐다보니 맨 앞에 있던 전우(그냥 그렇다는 겁니다.)들이 높이가 거의 1.5에서 2미터에 이르는 담장을 미친듯이 뛰어 넘는 겁니다. 또한 제 좌우 뒤에 있던 사람들까지 들고 있던 총도 집어 던지고 막 달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 또한 얼떨결에 몸을 일으켰습니다. 물론 그때까지 상황파악이 안됐지요. 귀에 꽃은 이어폰을 제거하는 순간 들려오는 예비역의 음성 "까쓰!! 까쓰!!" 동시에 막혔던 코가 뻥 뚫리며 주르르 흐르는 콧물...ㅡ.ㅡ 또한 달려나가는 사이에 눈물도 흐르더군요. 한참동안 기침과 눈물 콧물을 토해내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들은말은 조교 중 한명은 실려갔다는 겁니다. 천식이 있었다나요. 또한 누구도 조교는 물론이고 중대장까지도 누가 cs탄을 터뜨렸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주변에 훈련받은 사람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조교들이 "예비군들 x되바라!"라는 심정으로 던졌다고 주장했지만 그 중대는 cs탄이라는 것을 구경도 하지 않는답니다. 예비군을 상대로 화생방 상황이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다는 거지요.(연마탄 터뜨리고 가스 상황이 벌어지자 대부분의 예비역은 담배를 피더군요...저 또한...ㅡ.ㅡ )

어쨌든 근 1시간에 걸친 소동끝에 결국 cs탄을 터뜨린 범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천식 때문에 실려간 일병이 터뜨린 것 같은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ps)입소 하루만에 짬밥이 생각나고 이틀만에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삼일째 되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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