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하니 너무 슬퍼서요
한달전쯤에 아버지가 조그만 강아지 한마릴 데리고 오셨어요
말 그대로...털이 갈색도 노란색도 아닌 누런-_-;색 이길래 누룽지 라고 이름 지어줬죠 ;
데리고 온 첫날엔..
정말 말도 아녔죠
거실에다 놔뒀더니..밤에 방문을 박박-긁으면서..울어대는 바람에 잠도 못자고
너무 애처롭게 울어대길래 들여놔 줬더니..이넘이..
응가가 마려워서 울었었나 봐요, 울 방에 실례를....ㅠㅠ
그러면서 낑낑대고 있길래..차마 혼내지는 못하고 제 손으로 응가 치워준 뒤
다시 거실로 내보내 버렸죠...-_-
그렇게 며칠 지내다가 나름대로 집이란것도 만들어주고
응가통도 만들어주고
밤에 들어와서 울 누룽지 애교 보면서...하루의 피곤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그런 일상
적어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라질줄은 생각못했거든요
저번 한주동안은..
참 많이 바빴어요
기말시즌 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좀 있었고 해서
누룽지를 보는 시간이 많이 줄었었는데..
일요일, 누룽아 오랜만에 이 형님이랑 좀 놀아볼까~ 하고 누룽이를 찾았을 때
힘 없고 왠지 지친듯한 모습을 하고 있을때 까지도, 전혀 생각 못했거든요
평소 같았으면 나를 먼저 깔고 뭉개느라 바빴을 울 누룽지였는데도..
오늘 아침
먼저 일어나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강아지 죽었네...
허, 왜인지 그땐, 아..죽었구나 싶기만 했어요 슬픈 감정보다도 그냥
어제 아파보이더니..오늘 죽은거구나
그리고 나가서 묻어주고 학교 갈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섰어요
오늘 따라 몸이 좀 안 좋더라구요
그래서 학원 갔다가도 조금 일찍 나왔어요
그리고 집에와서...다시 누룽지의 무덤을 생각해 봤어요
예전부터, 무언가 기르는걸 좋아했어요
그래봐야 고양이나 강아지들 뿐이었다지만 그래도 다들 소중했고, 추억은 여전히 남아있죠
늘 한마리 한마리...죽어갈때마다
혼자 슬피울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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