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작가 좌백 '혈기린외전'…스토리 탄탄 '무협명작'
무협작가 좌백 [사진=남주환 기자]
인기 무협작가 좌백(본명 장재훈·38)이 장편 <혈기린외전>(전3권·시공사 펴냄)을 완간했다. 좌백은 90년대 중반 <대도오>로 데뷔한 이래 침체된 한국 무협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신무협'의 '최고수'로 군림하고 있는 작가.
<혈기린외전>은 '협객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평범한 농촌 총각 왕일이 살해당한 가족의 복수를 하기 위해 천하제일고수 혈기린의 후계자가 된 뒤 강호로 나가 활약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소설. 무협소설의 재미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사실적인 전투 장면 묘사와 탄탄한 이야기 전개로 차별화했다.
좌백은 무협소설 마니아에서 작가가 된 케이스. 학생 때 읽은 무협지가 2,500질은 되는 것 같단다. 한국 무협소설의 무성의한 대량 생산과 질적 저하에 실망해 차라리 직접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중 대학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에서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SF나 추리소설과 달리 무협소설은 3,000종이 넘는 책이 나와 있을 만큼 자리를 잡았습니다. 뚜렷한 독자층이 있어서 100여명의 전업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죠."
그는 한국과 중국의 무협소설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역사소설 민중소설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오로지 비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 장르 소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한국의 국토는 너무 친근하기 때문에 중국을 배경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남산이라고 하면 뒷동산 같지만 숭산이라고 하면 도사 하나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여성 무협작가인 진산과 부부 작가로도 유명한 좌백은 아내가 지난해 펴낸 <마님되는 법>에서 마님을 모시는 '삼돌이'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아내에게 잡혀 사는 것이 아니라 손이 남는 사람이 집안일을 하는데 내가 좀더 자주 손이 남는 것일 뿐"이라며 미소를 흘렸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생기면 써보겠지만 아직은 무협소설이 가장 재미있네요."
김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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