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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아카02] 도화도(桃花圖)

작성자
Lv.1 유수현
작성
03.04.17 17:06
조회
268

네... 또 썼습니다. 크윽... 재미없으면 욕이라도 써주세요.-_-;;

다음주에 시험인데 뭐하는 건지.

어쨋든 오늘 쓴 것도 다시 읽어보지 않고 그냥 올리는 거라 오타가 만발할 겁니다.

음.. 저는 무협에도 적절한 영어라면 들어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뭐.

제 취향입니다.(사실 말을 못 찾았다는...)

다시 한 번 읽고는 싶지만 저도 제가 쓴 글을 다시 읽기 싫으니 나중에 내용을 다 까먹으면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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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화도(桃花圖)

            

            대륙의 남단, 운남성. 보기만 해도 아찔해보이는 괴이한 애뇌산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애뇌산, 사냥꾼들이나 채삼꾼들도 한해내내

          거두워지지 않는 안개와 삐죽삐죽 자연의 섭리에 반항하듯 난 산줄기

          들 때문에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곤 한다. 그 애뇌산의 끝자락에 상

          편천이라는 마을이 있다. 다른 소국들의 교류로 인해서 생기는 부가

          산업을 주수익으로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다.

            그 상편천까지 몇날 며칠을 걸려 겨우 온 하영은 마을 내 객잔을 찾

          아 다녔다. 이런 저녁때에는 사람들이 몰렸겠지만 계속된 비 때문에

           평민을 상대하는 객잔들은 손님이 없었지만 투숙업을 같이 곳들은

           이미 사람들이 가득차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객잔들은

          돌아다니고 몇 군데 남지 않은 홍하객잔도 사람이 많아 문을 열고 나

          온 하영은 얼기설기 엉킨 대나무에 천을 덧댄 우산을 살짝 비껴들며

           하늘을 보았다. 운남성 지역은 우기의 영향을 받고 있었는지 찌푸

          릴 대로 검어진 하늘은 온 세상의 찌꺼기들을 죄다 모으려는 지 끈

          임없이 비를 뿌리고 있었다.

            ‘비가 언제 그칠려나. 며칠동안 계속 비가 오니 방도 없고... 이 마

          을 이 마지막 마을이라 좀 좋은 곳에서 쉬고 싶었는데. 어디 헛간이

          라도 빌려서 자야되나.’

            하영은 한 숨을 내쉬고 아직 가보지 못한 객잔을 찾았다. 지푸라기

          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그녀의 몸으로는 이런 오랜 여행은 무리였고

           그녀는 이미 피곤에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이제 그 기나긴 여행이

           끝나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번 사치를 부려보고

           싶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었다. 헛간에서 자면 지금까지 그

          럭저럭 하얀색을 유지했던 그녀의 복장이 지저분해질 것이 뻔했다.

            ‘어차피 산으로 들어가면 더러워질테니 상관없으려나. 좋게 생각하자

          구.게다가 치마는 이미 물이 튀어서 지저분해졌잖아? 여기서 좀더

          지저분해져 봤자지.’

            여행이 이제 막바지라 그런지 그녀는 이런 일이 벌어져도 기분이 좋

          았다. 그런 생각 끝에 그녀는 호화객잔이라는 간판을 내건 곳에 도

          착했다. 그녀가 우산을 접어 탁탁 턴 후 문을 밀고 들어갔다. 여관을

           겸업하고 있기 때문인 듯 이렇게 비가 오고 늦은 저녁임에도 사람

          들이 수 명이 있었다. 하영이 들어가자 사람들이 눈길을 주었다. 아런

           늦은 시각에 여인이 혼자 들어오는 것이 신기했을 것이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말라빠진 점소이 한 명이 하영에게 말을 걸었다.

            “손님. 안녕하십니까. 잠자리를 원하십니까? 식사를 원하십니까?”

            “방이 있나요?”

            “네. 물론 방이 있습니다. 저희 호화객잔은 손님을 필요로 하시는

          것은 빠집없이 가지고 있습죠. 다른 싸구려 객잔하고는 달라요.”

            “그럼 하루동안 있을테니 방 하나 주세요.”

            “네. 하루 50문이 되겠습니다. 저희가 지금 청소를 하겠으니 잠시동

          안 요기를 때우시죠.”

            이미 마음을 먹어 가격을 흥정하지 않으려 한 하영은 잠시 흠칫했

          다. 50전이라면 너무 싼 가격이다.

            “방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유를 알겠군요. 그럼 식사는 뭐가 되

          죠.”

            “네. 저희 객잔의 자랑거리는 많습죠. 그 중 하나는 혀가 녹을 정도

          로...”

            비쩍마른 몸에 찌그러진 얼굴로 비죽 웃으며 많은 음식을 열거하는

          점소이의 말을 끊고 귀찮은 하영은 간단한 소면을 하나 시켰다. 기

          대한 작은 사치는 나중에 써버리기로 했다. 단지 지금은 잠을 자고 싶

          을 뿐이었다.

            소면을 기다리는 동안 하영은 객잔을 둘러 보았다. 문의 왼쪽에는

          두 세사람이 먹을 수 있는 탁자가 10여개 정도가 있었고 오른 편으로

           가면 좌식해서 먹을 수 있는 공간과 그 위로 사람키의 1.5배 정도

           만한 높이에 2층 난간이 있었다. 그렇게 객잔은 좌우로 나누어져있었

          다. 하영이 눈을 돌리자 특히 숙박시설로 이어지는 듯한 뒷문 쪽에

          좌식을 한 거한이 눈에 띄었다. 상체만으로도 굉장한 사람을 압도했

          다. 그리고 등쪽에는 무기의 손잡이 인듯한 부분이 비쑥 솟아올라있

          었고 그 막대 끝에는 굵은 쇠사슬이 연결되어있었다. 그녀가 그 거

          한에 짧은 감탄을 하고 있었을 때 한 남자가 다가 왔다. 허리에는 도

          를 찬 그 남자는 이런 변방의 곳에서는 보기 힘든 미남자였다. 편안

          한 인상을 한 그가 하영에게 말했다.

            “오. 아름다운 소저. 이런 변방에서 그대와 같은 아름다운 분을 만

          나다니. 단지 값나가는 장신구들과 옷으로 주렁주렁 치장한 잡것들

          보다 소저의 단아한 아름다움이 눈 부시는 군요. 이런 다시 없을 우연

          이 일어나니 저 용천명은 기쁘기만 합니다. 게다가 습기에도 묻혀지

          지 않는 이 향긋한 매화향기. 부디 그대의 이름다움을 견식할 기회

          를 주시겠습니까?”

            이런 인간들은 화를 내며 상대할 필요가 없었다. 하영은 부드럽지만

          무신경하게 말했다.

            “지금도 충분히 보고 계시지 않나요? 게다가 전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고 이 매화향기는 단지 향수일 뿐이에요.”

            용공자는 기쁜 눈으로 자신의 왼손을 하영의 오른손과 맞잡으며 입

          을 하영의 귓가로 가져가 간지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속 말입니다.”

            말이 끝난 순간 하영은 전신에 오한이 맺히는 것 같았다. 하영이 화

          난 표정으로 일어서 용공자를 보았지만 그는 예의 그 히죽히죽한 웃

          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곤 오른 손으로 허리에 걸친 도를 툭툭 건들

          며 말했다.

            “험한 꼴을 보고 싶으신지요?”

            하영도 그 것을 보았고 눈을 잠시 깐 후 체념한 듯이 말했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지요.”

            좀더 거센 반항을 예상한 용공자는 놀란 듯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소저는 역시 사람을 볼 줄 아는 군요.”

            하영은 계속 고개를 숙인 채로 떨리는 음성으로 대답했다.

            “다만 여행을 많이 했을 뿐입니다.”

            용공자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한 걸음 물러 선 뒤 말했다.

            “킬킬킬. 방에 들어간 뒤에 칼침을 놓고 도망치는 일이 많다는 거겠

          지? 장천상?”

            하영은 고개를 들어 용천명을 보았다. 거기에는 이죽거리며 웃은 공

          자가 아니라 주름이 잔뜩 잡아 광인처럼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그

          리고 하영은 앞의 말보다는 천상이라는 말에 더 놀랐다.

            “무슨 말씀이시죠? 천상이라뇨? 전 장하영이라고 합니다. 천상은 제

          오라비 되시는 분입니다.”

            “웃기는 군요. 형님. 그렇다면 그 천상이라는 놈은 불알이 달리지

          않았겠군요. 동생은 틀림없이 달렸을테니 말입니다.”

            어느새 뒷문 앞에 선 거한은 호쾌하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가 웃

          을 때마다 몸에 매달린 사슬이 절그덩절그덩 소리가 났다. 하영은

          얼굴이 상기된 얼굴로 외쳤다.

            “여인에게 그런 부끄러운 소리를 하다니요.”

            “그렇담. 이 곳에서 벗을 수 있나?”

            짧은 침묵 속에 용천명은 품안에서 동물을 꺼내었다. 검은 족제비였

          다.

            “이게 뭔지 아나? 너 같은 도둑놈이 알 리가 없지. 이건 너같이 도

          화도를 빼내서 도망칠 놈이 생길 줄 알고 서역에서 거금을 들여 산

          흑서랑이다. 이 놈은 한 번 맡은 냄새는 사흘이 넘어도 쫓아 갈 수

          있거든. 이이제이라. 너 놈은 그런 썩은 냄새를 묻히고 다니면 될 줄

           알았겠지만 이 놈은 너까짓 놈은 금방 추격할 수 있다고.”

            “그래서. 꼬리를 밟혔단 이야기군.”

            살짝 높은 하영의 목소리는 젊은 청년의 목소리로 변했다. 천상은

          허리에 두른 띠를 푸르자 하얀 치마가 풀려 나오고 하얀 경장차림이

           되었다. 그리고 치맛속에 숨겨져 있던 검이 나왔다. 어떠한 장식도

           없었고 동네 대장장이에게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검이었다. 그리

          고 손을 얼굴에 대고 인피면구를 벗었다. 거기에는 22-3살쯤 되보이

          는 청년이 있었다. 면구의 얼굴과는 그다지 다르지 않은 미청년이었

          다. 청년을 한 숨을 쉬고 말했다.

            “괜히 비싼 돈 주고 샀군. 이렇게 쓸모가 없어서야. 괜히 귀찮기만

          하고.”

            천상의 눈은 면구로 향해 있었고 그대로 내 버렸다. 그 순간 무의식

          적으로 용천명의 눈은 땅에 떨어지는 면구를 쫓았고 그 것을 노린

          천상은 발도를 하여 검을 용천명의 미간으로 내질렀다. 용천명은 피

          하기엔 거리와 시간이 없었다. 절대절명의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짧

          은 비도 두 자루가 천상의 검을 정확히 쳐 방향을 바꾸었고 곧이어 두

           번째 비도가 천상을 향해 날라 들어왔다.

            자신의 의도가 실패한 것을 안 천상을 바로 방향을 바꾸어 앞문으로

          나아갔다. 적은 적어도 셋 이상. 실력도 모르는 불리한 입장에서는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었다. 지도만 보면 도화는 여기서 며칠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음식이야 늘 해온 대로 산 짐승이나 열매를 따 먹

          으면 그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천상이 문을 열자

          자신의 상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그 곳에는 이미 수하들이 빼곡히 있었다.

            ‘나갈 것이냐. 아니면...’

            안에서 싸우는 수 밖에 없었다. 객잔같이 패쇄된 공간을 이용하는

          편이 다수의 싸움에서 자신에게 유리했다. 게다가 저들이 두목들일

          테니 저놈들을 처리하면 나머지 놈들은 지리멸멸할 것이다.

            천상이 다시 뒤를 보자 그 곳에는 세 사람이 느긋하게 천상을 보고

          있었다. 아까 비도를 던진 놈은 비쩍마른 점소이였다. 천상은 용천

          명에게 말을 걸었다.

            “머리를 잘도 썼군. 그래. 괜히 말을 길게 한다 싶었어. 이것을 기

          다리고 있었군.”

            용천명은 뭐가 그리 기쁜지 계속 킬킬대며 웃었다.

            “그렇지. 너 놈이 워낙 잘 도망 가야지 말야. 지금도 오악산 근처에

          서 너를 찾기 위해 점창 찌질이들이나 대머리들은 구석구석 뒤지고

          있을 거라고. 우리도 의심받지 않고 빠져 나오는 게 힘들기는 했지만

           이렇게 너 놈을 가두어 두었으니 기쁘기 그지 없군. 이 근방의 객

          잔을 다 선점하느라 힘들었다구. 이제 그만 순순히 도화도를 내놓으시지!”

            천상을 대꾸했다.

            “그게 너희 마음대로 될까? 너희들을 없애고 이 곳에서 빠져 나가기

          만 하면 되잖아?”

            그러자 셋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용천명이 비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한 번 그렇게 해보라고. 우리도 널 순순히 보내줄 생각은 하

          지 않았으니까. 도화에 있는 부는 죄다 우리 것이니 말이야. 너 놈

          에게 줄 것은 없다구. 이 도망만 잘 치는 쥐새x끼야.”

            이 객잔은 앞 뒤 건 할 것 없이 다 에워싸여 있을 것이다. 천상은

          후회했다.

            ‘처음 들어왔을 때 수상한 점을 느꼈어야 되었는데. 너무 안이했어.

          보름동안 잘 와서 이제 따돌렸을 줄 알았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았

          는데...하영이 보고 싶군.’

            천상은 이렇게 몰렸을 때야 말로 마음을 가라앉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셋은 자신의 무기를 들었다. 뒷문에 있는 거한은 등에 매어

          있던 손잡이를 들어 뽑았다. 그것은 도끼였다. 그리고 그 도끼는 쇠

          사슬로 연결되어 있었다. 던져서 회수할 수 있고 단거리에서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옆쪽 벽면에 붙어 사각을 없앤 홀쭉이가 비도

          를 던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천상쪽으로는 용천명이 앞으로 천천히

           오고 있었다. 나머지 둘은 뒤쪽에서 지원을 해줄 모양이었다. 천

          상을 이들의 모습을 보자 그들의 정체를 알았다.

            “너 놈들은 청룡방의 두목들이었군. 그 쇠사슬을 매단 도끼를 보니

          알겠어. 그리고 용천명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군.”

            천상은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

            “용추일, 용쾌이, 용강삼. 이 삼용이 형제들.”

            그 말은 청룡방의 삼 형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었다. 둘째 용쾌이

          가 비도를 던지자 천상은 쓰러져 있던 탁자에 숙이면서 피했다. 그

          러자 곧 강하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차르륵거리는 소리가 파장을

          맞대며 천상이 있는 곳으로 쇄도했다. 천상이 얼른 피하자 천상이 있

          던 탁자는 거대한 도끼에 의해 분해되었고 다시 거한에게로 돌아갔다

          . 천상은 검을 우하방으로 늘어뜨리며 추일에게로 달려갔다. 비도는

           추일이 가려 던질수는 없었다. 추일은 도를 머리위에 치켜들어 다

          가오는 천상을 겨누어 내리찍었다. 그때 천상은 몸을 잔뜩 웅크려 검을

           장작 패듯 어깨에 누인채 빠르게 방향을 바꾸어 추일의 옆을 지나

          쳤다. 추일은 재차 도를 옆으로 누여 원반을 그리듯이 돌렸지만 이

          미 천상을 빠져나간 뒤였다.

            비도를 쓰는 사람과 일대일로 다툴 때에는 상대하기가 그다지 어렵

          지 않다 피하거나 검으로 튕겨 내면 그만이다. 웬만큼 비도의 힘이

          강할때의 거리안에서만 조심하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비도는 수의

          제약이 있다. 그리고 눈으로 쫓아오지 못하는 비도를 던지는 사람은

          아마 다른 무기를 찾을 것이다. 지금의 강호에서 비도는 단지 비실

          비실한 놈들의 무기라고 여겨질 뿐이기 때문이고 사실 다른 무기가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대일로 싸울 때 비도는 골치

           아픈 무기로 둔갑하게 된다. 그래서 천상은 용쾌이를 첫 번 째 목

          표로 삼아 달리기 시작했다. 추일을 넘어가기는 성공했다. 달려가는

          천상의 앞에서 비도 세 자루가 시간을 두며 날라왔고 오른 사선에서

          는 도끼가 날아왔다. 천상이 피하려면 뒤로 물러서거나 저 세 비도를

           다 쳐내는 수 밖에 없는 데 그건 무리였다. 하지만 천상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 나갔다. 천상을 얼굴 왼편에 칼자루를 더욱 세게

          쥐면서 방향을 살짝 돌렸고 얼굴 정면으로 날아오는 비도를 칼머리로

           튕겨내었다. 도끼는 그가 계속 갈지 몰랐는지 뒤로 지나갔다. 하지

          만 몸쪽으로 오는 두 자루의 비도는 막지 못하고 몸에 밖혔다.

            용쾌이는 순간 쾌재를 불렸으나 천상은 몸에 밖힌 것을 상관하지 않

          고 계속 내달렸다.

            ‘예상외로 비도가 강해 갑주를 비집고 나왔지만, 살짝 밖힌 것일 뿐

          이야. 세 걸음만 더.’

            그러나 용강삼의 왼팔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른 팔은 이미 도끼

          를 회수 중이었고 왼팔을 이미 휘두른 뒤였다. 도끼가 천상에게도

          쇄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저 도끼를 튕겨낼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

          고 있었다. 검이 부러지거나 밀려서 자신을 맞추고 말 것이었다. 하

          지만 자신은 멈출수 없었다. 천상은 발을 벽쪽에 붙이며 온 힘을 주며

           달려 갔다. 도끼는 천상의 발 밑에 밖혔고 천상을 발을 쭉 내밀었다

          . 오랜 여행동안 철저히 단련하고 도움을 준 발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천상은 그대로 무게를 실으며 칼을 뻗어 쾌이의 목으로

           가져다 대었다. 쾌이는 비도를 뽑으려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는

          중이었지만  천상이 더 빨랐다. 천상의 무게가 실린 검은 쾌이의 목

          에 밖혔다. 하지만 칼은 뼈에 걸렸다. 천상에게는 목을 다 자를 시간

          이 없다. 걸린 검을 빼려고 하자 뼈와 검은 마찰을 하며 기묘한

          소리를 내었다.용쾌이는 검과 뼈의 마찰소리를 듣고 미칠 것같았다.

            ‘뭐지. 이 소리는... 누군가 그만 두게 해줘. 응.응? 형님?’

            그는 눈을 돌려 애처로운 그의 첫째 형을 보았다. 아니. 보려고 했

          다. 이미 그의 눈은 눈물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검을 빼내자 피가 분수같이 횡으로 내뿜여졌다. 그리고 곧

          자신의 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핏빛을 보고 쾌이는 손을 들어서 막으려

           했지만 손은 이미 들리지 않았다. 다만 쓰러질 뿐이었다. 쾌이는

          죽으가면서 그 소리를 계속 듣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이 개 잡식아!”

            “으아아아”

            두 형제의 외침 소리가 울리며 용추일은 천상을 향해 달려 오고 있

          어고 천상을 용강삼을 향해 달렸다.

            강삼을 두 도끼를 동시에 내 던졌다. 오른 도끼는 머리를 향해 내질

          렀고 왼 도끼는 다리를 향해 쓸어 내리듯 휘둘렀다. 천상은 상체를

          옆으로 기울이며 도끼를 피했다. 하지만 천상은 왼쪽 어깨가 쓰라린

           것을 느꼈다.

            ‘이 정도로 저 거한을 죽일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지.’

            그리고 다리쪽으로 오는 것은 쉽게 피할 수 있었다. 이제 강삼이 가

          진 무기는 없었다라고 천상이 생각한 순간. 강삼의 왼팔이 좌우를 쓸

           듯 움직였다. 천상이 위험을 직감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왼 도끼

          의 쇠사슬이 다리를 휘감았다. 그 순간 무게 중심이 흩뜨려진 천상

          은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형! 비켜.”

            강삼은 추일에게 외치며 오른팔로 왼 도끼의 쇠사슬을 잡고 힘을 주

          었다. 그의 근육이 부풀어 오를 대로 부풀어 오른 다음 그는 천상을

           휘둘렸다. 천상은 그 괴력에 이끌려 객잔의 옆으로 부딪치면서 벽

          에 밖혀 버렸다. 순간 천상은 머리를 부딪쳤다.

            

            자그마한 주먹이 천상의 머리를 때렸다. 산들산들 바람에 날리는 다

          래를 보며 언덕위에 앉아 있던 천상은 뒤를 보았다. 그 곳에는 평생을

           같이한 친구인 그리고 자신이 사랑해버린 소녀인 하영이 있었다.

          천상은 머리를 쥔 채 아픈 듯이 하영을 째려보려 말했다.

            “야. 지금 뭐하는 거야.”

            오늘 하영은 이상했다.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천상을 보고 있었다.

            “몰라서 물어?”

            “뭘?”

            천상은 짐짓 모른 척했다. 나중에 말하려고 했지만 이미 다른 놈들

          이 말해 버린 것같았다.

            ‘빌어먹을 놈들... 이 천상의 평생의 단 한번뿐인 ‘분위기잡고 말하

          기’를 방해하다니. 나중에 다 죽었다.‘

            하영은 계속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너도 도화를 찾으러 간다며.”

            “응.”

            “그렇게 별 것이 아닌 투로 말하지마. 그런 말도 안되는 것을 찾으

          러 간다니 죽을 게 뻔하다구. 게다가 넌 그 곳에서 얻고 싶은 것도

          없잖아.”

            천상은 이렇게 말하는 하영이 귀여웠다. 3년전 까지도 같이 산천을

          돌아다니며 말썽을 부리곤 했는데. 아마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천상은 입을 열었다.

            “없긴 뭐가 없어? 신선들이 사는 도화에는 지금까지 적어도 세가지

          물건은 확실히 존재 한다고 하잖아. 먼저 단번에 강철을 밸 수 있는

           영험이 담긴 박달나무검이 있지 이 것만 있으면 우리 유파의 모든

           것을 터득한 최강의 남자가 될 수 있어. 그리고 뭐. 불로장생하게

           되거나 부를 얻어 예쁜 아가씨나 얻어 잘 살게 되면 더 좋지 뭐.

          너야 말로 여기서 뭐하는 거야? 빨리 집으로 돌아가 잠이나 자라구.”

            말을 듣던 터질 듯 말 듯 한 껏 상기된 표정의 하영은 결국 넘쳐버

          렸다. 눈물이 흘렀다. 울음이 터졌다. 떨리는 목소리로 하영이 말

          했다.

            “나 때문에 너를 희생시킬수는 없어.”

            천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딘지 모르게 서글픈 미소였다.

            “말도 안되는 소리마. 내가 왜 너를 위해 그런담? 다만...”

            애써 밝은 말투였다.

            “3년만 기다려줘. 3년안에는 꼭 돌아올게. 그때까지만... 무사히 살

          아만 있어줘. 그 후에는...”

            운을 띄운 천상은 하영을 보았다. 다시금 예전에 밝은 녀석으로 돌

          아왔더니 싶었는데 다시 또 울상이었다. 눈물이 흘러 볼을 퉁퉁 붓고

           나를 걱정해 준다. 자기나 걱정하지 않고 말이다. 쓰러진지도 벌써

           3년째. 신체 건강한 내 몸보다는 자기가 더 위험한데 말이다. 지

          금도 나와있으면 안 될텐대... 빨리 돌려보내는 편이 좋았다.

            그리고 바람이 부는 언덕위에서 천상을 하영에게 다가가 입술을 훔

          쳤다. 아니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천상은 입을 때며 빨갛게 상기되며 말했다.

            “그 후에는 꼭 다음 단계까지 나가자구.”

            하영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다. 키득키득, 천상은 재미있었

          다. 하영에게 이런 표정도 지으게 했으니 말이다. 기분이 좋았다.

            ‘왜 이 좋은 걸 이제껏 안 했을까...뭐. 이제 얼마든지 할테니 상관

          없잖아.’

            그 날, 천상이 하영을 업고 하늘을 보고 걸었던 그 날. 그 날이 떠

          올랐다.

            

            천상은 눈이 번쩍 뜨였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지 암.’

            눈을 뜬 천상이 본 것은 누워있는 천상의 바로 위에는 용추일이 도

          를 내려찍는 것이었다. 천상은 온 힘을 다해 돌아서 피했지만 왼어

          깨가 도에 찍혔다. 억소리가 났다. 기절할 정도로 아팠다. 천상을

          오른손을 보았다. 이제까지의 수련은 헛되이 되지 않았는지 검을 손

          에 쥐고 있었다.

            ‘검은 너 몸과 같은 것이니 절대로, 어떠한 상황에 놓여도 떨어뜨리

          면 안 된다.’

            빌어먹을 사부가 생각났다. 젠장. 이럴때만 생각나면 어쩌라는 건

          지. 곧 천상은 실망감에 빠졌다. 검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사부’

            다시 용추일은 도를 들어올렸다. 그 순간 천상은 오른 발을 땅에 내

          려쳤다. 신발에 장치된 암기가 발사되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둔

           것이 였지만 후회는 없었다. 자그마한 비도가 용추일의 미간에 박혔

          고 용추일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천상을 향해 쓰러졌다

          . 천상은 추일을 밀치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일어나보니 천상의

          발에 묶인 쇠사슬은 이미 던져졌을 때 풀린 듯했다. 천상은 강삼을

          보았다. 화가 엄청나게 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왼팔에는 피가 계속

           샘솟고 있었다. 팔은 떨어지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너덜

          너들한 천조각이 붙어 있는 느낌이었다. 빨리 지혈을 하지 않으면 죽

          을 것이다. 아니, 이미 죽고 있는지도 몰랐다. 피가 많이 빠져나간

          탓일까? 천상은 눈앞이 흐려짐을 느꼈다. 죽음의 순간을 앞에 두

          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영이도 이런 것을 앞에 두고 살아갔을까?’

            용강삼은 두 도끼를 쥐었다. 저 빌어먹을 놈을 어떻게 해서든 썰어

          버려야했다. 그리고 이내 오른도끼를 내던졌다. 확신의 확신. 설령

          피하더라도 왼도끼가 그 녀석의 머리를 갈라놓을 것이다. 강삼은 확

          신했다.

            

            “이봐, 바보 제자.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고. 이게 우리 유파의

          절대 절명의 비기다.”

            “헹. 이때까지 성공한 사람도 없다면서? 무슨 신선들이 쓸만한 것을

          같다 놓고 비기니 뭐니. 자고로 빨리 달려가 한 대 치는게 장땡이

          라고. 게다가 사부도 그건 쓸 줄 모르잖아.”

            “검이 나빠서 그렇다. 험험, 어쨌든 내려오는 전통이니 어쩔수 없

          지.”

            예전 사부에게 들었던 말. 천상은 이 순간 그 말이 떠올랐다. 자신

          의 흐릿흐릿하게 사물을 왜곡한 눈은 그것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

          이다. 사물의 결, 사람의 결, 생사의 결, 삼라만상의 결. 하늘을 가르

          고 대지를 나누는 힘. 비틀거리는 천상의 깊은 저편에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다 써버린 우물물의 바닥에 남은 마지막 정수가 부글부글

          샘솟쳐 올라왔다. 천상을 자신도 모르는 그 힘을 반 토막만 남은 검에

           횡으로 휘두르며 뿌렸다. 자신이 하고도 천상은 냉소를 머금었다.

          강삼은 저 멀리 있지 않는가? 순간 천상은 두개로 나누어진 강삼을

          보았다. 허리가 이등분된 강삼은 붕 떠버린체 자신의 하체를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고민해보았고 다행히 답을 찾기도 전에 절명했다.

            “천하 제일이 된 것인가?”

            무릎을 꿇은 천상은 쓴웃음이 나왔다. 다 죽어가면서 이런게 될게

          뭐람. 이제는 봐 줄 사람도 없는데 말이다. 천상은 건물이 무너지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이제 죽는 건가.’

            이미 바닥에 쓰려진 천상은 검을 놓아버린 자신의 오른손을 보았다.

          지금의 피에 물든 손이었다. 참 오래되었다고 생각했다. 서서히 눈이

           감기며 그는 그 손에 남겨졌던 마지막 온기를 기억해냈다.

            ‘널 기억하며 죽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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