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무림에 자리잡은 대한민가(大韓民家)의 가주집무실 청화전(聽話殿)에서는 얼마전 새롭게 가주가 된 노풍무적(努風無敵) 무현(武現)이 장로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제 결정을 내립시다. 현실적으로 아매리가의 영향력과 힘을 무시할순 없습니다. 아매리가의 지원요청이 들어온 이상 거절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오. 그래서 나는 우리 대한민가에서도 지원군을 보내기로 했소. 다만 일반무사가 아닌 약왕당의 의원들과 기관진법을 연구하는 장인들만을 파견할 것이오. 이것이 내가 대한민가의 가주로써 할수 있는 최선이오"
대한민가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아매리가의 이락가 정벌이 끝나고 다음 목표는 바로 대한민가 북쪽에 있는 조선인가(造旋人家)와 조선인가의 가주 정일(井一)이라는 소문이었다.
조선인가는 처음부터 아매리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조선인가에서 생산되는 원거리암기 미사일(尾射一), 일명 대포동(大暴動)은 무림일절로 손꼽히며 제세가에 팔리고 있었다. 거기다가 최근엔 무림금용암기인 핵무기(核無器)를 개발할려고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원래 대한민가와 조선인가는 단일세가였다. 그러다 50여년전 가주승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불화와 다툼, 그 결과로 갈라져나간게 북쪽의 조선인가였다. 그 후 두세가는 반목과 대립을 계속했다.
대한민가의 전대가주 인동검초(忍冬劍草) 대종(代種)은 그러한 대결과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조선인가의 가주 정일과 가주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였다.
현 가주 무현 역시 전대가주 대종의 노선을 계승한 사람이었다. 대한민가의 대부분 사람들도 언젠간 두 세가가 하나로 다시 합칠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장로회의를 마치고 무현은 홀로 잠들지 않고 상념에 빠져 있었다.
'한치 앞도 내다 볼수없는 풍운의 무림. 어쩌면 우리 대한민가도 그 바람에 휩쓸릴지 모른다. 하지만 난 최선을 다해 우리 대한민가를 지켜야 한다'
청화전 밖에서는 몇몇 세가무사들이 꿇어앉아 이번 결정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고 있었다.
* * * *
개전 오일째, 이락가의 가주 처소인 대통궁(大通宮)의 지하밀실
"허허실실(虛虛實實)에 이은 공성계(空城計)가 성공하고 있습니다. 적들은 지금 배후에서 공격을 받고 당황한 채 허둥거리고 있습니다.
놈들은 우리 이락가를 너무 과소평가 했지요. 때마침 불어준 모래바람, 광풍사덕에 아매리가가 자랑하는 토마호구(吐魔虎口)나 아파치할기(阿破蚩割氣), 불래호구할기(拂來護具割氣)가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강호의 여론과 민심도 우리편입니다. 무공을 모르는 아녀자들의 희생으로 무림의 다른 세가들도 공공연히 아매리가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공화수비대(恐火秀秘隊)는 준비가 되었겠지?"
"물론입니다. 사기가 잔뜩 올라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그들은 자폭신공(自爆神功)으로 적들과 동귀어진을 노릴 것입니다"
"최후의 승리는 우리것이 될 것이다. 위대한 이락가 만세"
결전을 다짐하는 그들의 눈이 핏빛을 띠고 번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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