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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개연성.

작성자
Lv.64 Engel124..
작성
22.04.09 19:06
조회
154

‘ㄴ’ 사이트 소설들은 개연성이 없다. 캐릭터들의 감정 서사와 단편적 인물/스토리 구성에 치중한다.

문피아의 소설들은 개연성이 없다. 사이다 전개와 정형적인 스토리 구조에 치중한다.

두 사이트 모두 공통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필력이 부족하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말하자면, 필력이라는 건 “실력”이나 “재능”이라기보다는 “시간”과 “노력”의 영역이다. 아무리 잘 쓰는 작가라도 작품 구성, 실제 글을 쓸 때, 퇴고할 때 여러 번 재검토하지 않으면 작품 자체에 매끄러움이 부족해진다. 이건 작가의 잘못이라고만 하기에는 가혹하다.

글을 킬링타임용으로 읽는다는 인식이 강화된 탓이다. 한 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글을 깎아내리고 읽지않는 사람들. 소설을 읽으면서 쓴 시간과 몇 천, 몇 만원의 가치보다 당장 마음에 안 든 몇 백원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기회비용, 매몰비용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건가? 난 모르겠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악순환의 반복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독자도, 작가도, 플랫폼도 작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니 작품의 퀄리티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독자의 만족감도 날이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ㄴ’ 사이트와 문피아의 우열을 비교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작가의 스타일, 독자의 연령대가 다른데 우열이 비교가 가능할까?

노벨피아는 참신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다. 스토리적 구조보다 캐릭터(주로 주인공)의 감정서사에 집중해 고구마 전개를 버텨내도록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필력 부족이 덜 드러나게 만든다.

문피아는 정형화 된 스토리 구조를 띈 글들이 많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내가 느끼기엔 문피아의 글들이 필력 차이가 더 눈에 띈다. 무료베스트를 보고 있자면 내가 이상한 건가 싶을 정도로.


문피아 게시판이니 문피아 글들에 대한 생각을 조금 꺼내보겠다.


문피아의 글들 중 지금 재미있게 읽고 있는 글들이 있다. 악살싶, 시천살, 약천마가 그렇다. 굉장히 정형화 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 구성과 필력으로 재미를 이끌어낸다. 세 글의 장단점을 차치하고, “정형화 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어떻게 재미를 이끌어내는가”를 생각해보면 한 명의 작가로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그 재미를 이끌어내는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그 중 하나는 “캐릭터”다. 위에 언급한 세 작품 모두 극초반부터 언급되었던 캐릭터들이 모두 중요하고, 작품이 후반부에 다다른 지금도 존재감이 매우 크다.

‘ㄴ’ 사이트는 초보 작가들도 많고 스타일도 달라서 이러한 방법에 미숙한 작가들이 많은걸 그렇다 치자. 문피아의 소설들, 특히 사이다식 전개와 정형화 된 구조로 만들어진 소설들은 글로 돈을 벌거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쓴 게 아닌가?

정형화 된 구조와 사이다식 전개가 재미 없는게 아니라, 그냥 글을 못 쓰는거다. 하나하나 분석해보면 유료베스트 상위권에서 돈을 버는 작가들과 큰 차이가 난다.

최근에 작가 한 명과 대화를 나누고 크게 화를 냈다. 모든 웹소설 플랫폼에서 작품의 퀄리티가 떨어진 건 독자의 잘못도, 플랫폼의 잘못도 있지만 작가의 잘못도 있다. 웹소설로 돈을 벌고 싶은 작가라면 이걸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여러 방법과 스킬들을 익히지 않고 계속 글을 써내다가 운 좋게 작품 하나로 돈을 벌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걸 가지고 취업을 할 수도, 더 나은 글을 쓸 수도, 마음에 위안이 되지도 않는다. 글도 잘 쓰려면 공부를 해야한다. 그렇게 글을 써야 나중에 취업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추억을 되돌아 볼 때 도움이 된다.

개연성이라는 건 현실적이거나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재미있어야 한다는 거다. 독자들이 ‘개연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글의 재미를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그냥 일기처럼 써 본 글입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54 n6******..
    작성일
    22.04.09 19:19
    No. 1

    아주 좋은 일기 잘 봣습니다. 이 일기를 꼭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4 Engel124..
    작성일
    22.04.10 00:08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62 구경꾼이야
    작성일
    22.04.09 20:04
    No. 3

    재미 있으면 설정 따지지 않고, 개연성 따지지 않죠.
    일본 만화 손오공을 보면 개연성이나 설정따위 아무런 상관없이 재미있게 만들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독자들만 납득하면 어떤 설정이던 어떤 개연성이던 다 용인되어서 소설이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4 Engel124..
    작성일
    22.04.10 00:08
    No. 4

    맞습니다. 개연성 있는게 아니라 개연성 있다고 느껴지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淸花
    작성일
    22.04.09 20:13
    No. 5

    참...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문피아 운영진도, 작가님들도, 독자님들도 다함께 좀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합니다. 솔직히 문피아 엄청 오래 함께했고 돈도 많이 썼는데... 이별하고 싶지 않아요.ㅠ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4 Engel124..
    작성일
    22.04.10 00:05
    No. 6

    제 마음도 그렇습니다.. Angel을 Engel로 알던 때부터 문피아 봐왔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후레게
    작성일
    22.04.09 20:29
    No. 7

    글이 길기만 하고 뭔 소린지 별로 모르겠네요... 문피아 작품 수준이 예전에 비해 낮아진건 사실이지만 노벨피아와 비교하는건 다소 불공평하다고 봅니다... 비유하자면 실력이 약간 떨어진 프리미어리그 팀을 실력이 많이 향상된 스리랑카 리그 팀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노벨피아 작가들은 캐릭터 감정서사를 잘 사용해서 괜찮고 문피아 작가들은 정형화된 스토리를 써서 나쁘다는 소리로 귀결되는 듯한데 흠... 감정서사를 사용하면 문피아보다 낫다는 말인건가...? 그리고 글로 돈버는거? 노벨피아에서 더 쉽습니다. 문피아에선 유료연재 진입하기 힘든 편인데 노벨피아에선 비문으로 가득한 문장, 의미가 애매모호한 문장으로 써도 유료연재 나오고 후원자들이 막 뒤따르죠... 도리어 수준 낮은 글로도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노벨피아가 부조리하다고 비판받을 수 있는 대목인데...

    찬성: 4 | 반대: 3

  • 답글
    작성자
    Lv.64 Engel124..
    작성일
    22.04.10 00:02
    No. 8

    이렇게 댓글이 많이 달릴줄 몰라 늦게 확인했습니다. 문피아에 쓴 글이라 문피아의 문제점에 대해 썼을 뿐, 노벨피아 소설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하루종일 떠들 수 있습니다: 문피아 소설들 또한 마찬가지고요. 글의 수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 글의 수준을 알 정도로 공부하진 않아서요. 웹소설은 재미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댓글다신 분께서 언급하신 건 사실 작가의 문제라기보다 플랫폼의 문제, 독자의 문제 쪽에 가깝다고 봅니다. 수준 낮은 글을 쓰는 작가가 돈을 버는게 부조리하게 느껴질 수 있고 사실 저도 조금 부조리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작가들에게 수준을 강요하는게 더 부조리한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플랫폼과 독자에 의해 수준 낮은 글이 걸러지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야죠. 그런 의미에서 문피아에 없는 태그 시스템이 아쉬운 요즘입니다. 제 의도가 잘 전해졌는지 모르겠네요. 작가가 수준높은 글을 써야하는 건 맞지만 그걸 명확한 기준이나 잣대로 평가하는 것도 힘들고, 강요처럼 느껴져서요..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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