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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5.12.17 14:07
조회
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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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194]카운터 대가 조제 알도가 카운터에 무너졌다.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 케인 벨라스케즈(33·미국), 미들급 크리스 와이드먼(31·미국), 페더급 조제 알도(28·브라질), 여성 밴텀급 론다 로우지(28·미국).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들은 UFC를 대표하는 챔피언 중 챔피언이었다. 챔피언 그 이상의 위압감을 과시, 당분간 그들이 왕좌에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더 이상 그들의 이름은 정상에 없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반란군에 덜미를 잡혔기 때문. 옥타곤 세계는 어느덧 전국시대로 접어들고 말았다.

13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194 'Aldo vs. McGregor' 대회는 그러한 챔피언 침몰시대의 정점을 찍었다. 알도와 와이드먼은 자신만만하게 코너 맥그리거(26·아일랜드)와 루크 락홀드(31·미국)를 도전자로 맞이했다.

두 도전자 모두 챔피언들이 자랑하는 타격과 레슬링 등에서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명승부를 예상했다. 그래도 챔피언들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극강으로 불렸던 벨라스케즈와 로우지마저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과 홀리 홈(33·미국)에게 당한 것을 근거로 업셋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실이 됐다. 당찬 도전자 맥그리거와 락홀드는 챔피언들이 가장 자신하던 영역에서 그들을 깨며 다가올 2016년을 앞두고 새로운 최강자들로 옥타곤에 우뚝 섰다.

락홀드와 와이드먼은 각자의 영역에서 접전을 펼친 끝에 한번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잡아 완벽하게 흐름을 장악했다. 락홀드는 와이드먼 못지않은 사이즈에 타격과 그래플링을 고르게 장착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대항마로 인정받았다. 레슬링 같은 경우 케인 벨라스케즈, 다니엘 코미어 등 세계 최강의 MMA 레슬러들이 함께해 이 부분이 변수로 지목됐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보여준 것으로 봤을 때 거리를 둔 타격전에서는 킥 기술이 좋은 락홀드가, 근거리에서는 레슬링 파워가 좋은 와이드먼이 우세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다르게 흘러갔다. 오소독스 와이드먼을 맞아 사우스포 락홀드는 당초부터 왼발 미들킥을 준비해왔다. 와이드먼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한 듯 종종 스탠스를 사우스포로 전환하며 미들킥을 경계했다. 그럴 때면 락홀드는 스탠스를 바꾼 다리 바깥쪽을 로우킥으로 때리며 킥 리듬을 잡아갔다. 이따금씩 기습적으로 하이킥, 브라질리언킥 등을 날렸지만 와이드먼의 가드를 뚫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락홀드의 킥은 와이드먼에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타보다는 가드에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어쩌다 제대로 들어간 것도 맷집 좋은 와이드먼이 버티어냈다. 와이드먼이 킥으로 맞불을 놓으며 락홀드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락홀드는 킥 대결에서 별다른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근거리 펀치 대결에서도 내구력과 힘이 좋은 와이드먼이 밀리지 않았다.

변수는 레슬링이었다. 그동안 와이드먼의 파워 레슬링을 제대로 견딘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반면 락홀드는 초반에만 잠깐 밀리는 듯하다가 이내 와이드먼 못지않은 그라운드 실력을 보여줬다. 눌린 상태에서도 어렵지 않게 빠져나가는 것을 비롯해 클린치 싸움에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결정지은 것도 레슬링이었다. 3라운드에서 락홀드는 와이드먼이 뒤돌려차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테이크다운에 성공했고 풀 마운트에 성공하며 팽팽하던 분위기가 바뀌고 말았다. 상위 포지션을 잡은 락홀드는 쉴 새 없이 주먹과 팔꿈치 파운딩을 퍼부었고 와이드먼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맷집이 좋은 와이드먼이라 이만큼 버틴 것이다.

와이드먼은 3라운드 때 받은 데미지를 회복하지 못했다. 4라운드에 접어들어 락홀드는 어렵지 않게 상위 포지션을 점령했고 거침없는 파운딩을 퍼부었다. 4라운드 3분 12초 만에 락홀드가 TKO로 경기를 끝내는 순간이었다. 승패를 떠나 락홀드가 그라운드에서 와이드먼을 제압했다는 것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팽팽하던 승부를 펼치다 순식간에 기울어졌던 미들급 타이틀전과 달리 페더급 챔피언전은 허무하게 갈렸다. 알도는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빠르게 펀치 연타를 휘두르며 달려들다 맥그리거 카운터에 걸렸다. 첫 번째 펀치가 빗나가는 순간 맥그리거의 카운터가 정확한 타이밍에서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알도의 후속타가 맥그리거의 안면을 맞추기는 했지만 중심이 무너진 상태였고 더불어 카운터성이 아니라 큰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결국 정확한 한 방에 알도는 옥타곤 바닥에 고꾸라지며 2004년 데뷔 이후 첫 번째 실신 KO를 허용했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카운터 타격의 대가가 카운터에 무릎을 꿇는 아이러니한 순간이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Comment ' 6

  •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일
    15.12.17 15:50
    No. 1

    카운터, 아니 크리티컬이 너무, 너무 제대로 들어갔달까...
    기다려왔던 경기인데... 허무...
    허무가 ㅋㅋㅋ 진짜 ㅎㅋㅋㅋㅋㅋㅋㅋ
    크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일
    15.12.17 15:51
    No. 2

    하이라이트가, 경기장면보다 경기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장면이 더 많이 들어간 장면...
    음... 그날의 경기는 락홀드도 그렇고...
    챔피언도 방심하면 한 방에 간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12.18 00:19
    No. 3

    그러게요 ㅠㅠ 허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청천(淸天)
    작성일
    15.12.17 16:36
    No. 4

    알도가 경기 날짜가 잡힌 순간부터 말려들어갔죠. 코맥의 트레쉬 토크와 챔피언쉽 투어에서의 마찰, SNS도발. 심리적으로 도발도 당한 상태에다가 상대 자체도 엄청 까다로웠죠. 오소독스가 레그킥 먹이기 까다롭고 거리잡기도 힘든 사우스포에 동 체급 최고의 피지컬(리치, 키). 거기에 변칙 타격가인데다가 알도의 극 상성인 카운터에도 능하고... 솔직히 1라운드는 저렇게 갑자기 들어갈게 아니라 코맥 측의 전략부터 확인하면서 거리감을 잡는게 우선이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청천(淸天)
    작성일
    15.12.17 16:47
    No. 5

    루락홀과 와이드먼은...와이드먼이 루락홀의 왼발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왼발을 제대로 못 막더군요. 레슬링의 경우도 1,2라운드에 와이드먼이 공격하는 그림이 많았는데 루락홀이 방어는 제대로 했지만 점수를 계속 잃었죠. 만약 루락홀의 레슬링 방어가 조금이라도 부족했다면 와이드먼이 이겼을 텐데 레슬링 압박을 이겨내고 왼발 바디 클린히트와 브라질리언 킥으로 흔들어 놓으면서 점점 데미지가 쌓였죠.
    그러다가 3라운드에 스핀킥 썼다가 호되게 당하고 체력은 체력대로 빠지고...4라운드에 TKO로 갔죠. 솔직히 타이틀전이 아니고 심판이 킹 부커(허브 딘)가 아니었으면 3라운드에 끝날 경기였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12.18 00:20
    No. 6

    예리한 분석이시네요..^^ 좋은덧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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