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일 하다가 시스템 싹다 나가서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 거 본적 있나요? 저는 있습니다.
사실 군대도 그렇고, 공공기관, 회사같은 덩치가 좀 있고 의사교환이 좀 많이 필요한 집단은 대부분 인트라넷 이라는 걸 사용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조직 내부의 업무를 통합하는 해당 집단만 사용하는 인터넷 같은 건데, 어느날 이게 한번 터진겁니다. 통신쪽 뭐 건드리던 양반이 실수를 해서 내선 전화랑 인트라넷이 동시에 나갔는데,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오늘 오후까지 받아서 제출해야 하는 자료가 있는데 전화도, 메세지도 못보내. 직접 받으러 찾아갔더니 그 양반도 나랑 비슷하게 누구 찾으러 갔답니다. 전산을 이용하던 일들을 전부 손으로 처리하게 되고, 평소에는 한 15초 타자쳐서 엔터 누르면 끝날 일이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해결이 안됩니다. 집에 가고싶은 생각도 안들어요. 하루종일 개고생했는데 뭐 하나 해결된게 아무것도 없거든. 피가 마른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됬지요.
제 소설은 저런 경험을 판타지에 녹여내어 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판타지 배경 중 저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이고 거대한 집단이 뭐가 있을까?’
‘신계나 명계정도 있겠네. 따지고 보면 그 친구들도 창세 이후로 끊임없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 아냐.’
‘명계같은 곳에서 행정마비가 일어나면....죽은 사람이 저승에 안내려오고 이승을 떠돌겠네? 이미 내려와 있는 영혼들도 관리하기 힘들어지고? 그럼 이승에 나가서 이름이나 세번 부르고 내려오면 되는 땡보 저승사자들이 개처럼 뛰어다니며 일일이 끌고와야겠군! 재밌겠다!’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명계 공무원 전기 : 차사(差使)] 시간날때 한번쯤 보시는 것도 괜찮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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