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병훈
작품명 : 크라우프
출판사 : 뫼비우스
무협소설을 즐기시는 분들중에 많은분들이 삼국지나 대망 같은 소설도 좋아하실겁니다. 저 또한 가끔가다 밀리어터리 전략소설도 즐겨보죠.. 조금 다른 비교였지만 지금 언급하고자 하는 크라우프는 역사속의 삼국지나 대망의 무대와는 달리 먼 미래, 우주를 배경으로한 SF적인 소설입니다. 아마도 은하영웅전설과 흡사하죠.
다른 몇분의 추천글을 보고서 읽기 시작했는데, 완결이고 많은 분량에 일단 흡족했습니다.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곤혼스러웠던것은 아마도 이소설 자체의 장르 때문일겁니다. SF이지만, 밀리어터리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분들은 많은 참을성을 필요로 한다는거죠.
예를 들어서 콜로니 같은 명사는 처음 접하는 분에게는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독자가 이 장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한번 그뜻을 파악하고 넘어갈수도 있겠지만,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SF와 밀리어터리에 자주 등장하는 명사에 대해서 처음 언급될때 독자들을 위해서 친절히 설명하지 못하고 뒤에서 설명하거나 빼먹고 지나가는 부분이 간간이 보이더군요.
또 어떻게 보면 너무 친절한 설명은 독자들로 하여금 글의 흐름을 놓치거나 지루하게 여겨질수도 있죠. 아마도 익숙지 않는 장르의 소설을 집필하는 작가의 고뇌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생각이 확대되다 보니 저와같이 어느정도 무협에 익숙한 독자들과는 다르게 무협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아마 제가 지금 느끼는 고민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글에 대한 전체적인 불만이 그러했다면, 글의 내용도 무척이나 괜찮았습니다. 밀리어터리의 리얼함이 잘 살아 있는편이죠..메카닉에 대해서 별로 부담감이 없는분이라면 한번쯤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그래도 몇가지 아쉬웠던 점도 있었는데 글의 초반에 우주력의 역사가 너무 지나치게 길었던 점입니다.한눈에 전체적인 흐름이 들어올정도가 무난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초반부터 너무 자세한 설명이 지루하게 느껴지더군요. 또한 너무 많은 역사적 인물들의 나열로 인해서 혼란스럽기도 했구요.
다른 한가지는 연재분을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중복되는 배경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한인물이나 지명을 설명함에 있어서 똑같은 묘사나 설명이 반복되는 구절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출판본을 보지 못해서 출간시에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연재본에서는 확실히 중복이 좀 많더군요.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꼽자면 인물의 묘사를 꼽을수가 있겠습니다. 이점은 논란의 여지가 많을듯 하지만 개인적으로 좀 약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전투나 양 진영의 넘나드는 이야기구조 때문에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좀더 중심인물의 강력히 부각시키지 못한게 아쉽더군요. 주연같은 조연급에 좀더 성격이나 외모를 구분지었더라면 글의 이해도 돕고 몰입감도 더 강력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단점이 있다면 반대로 장점도 많았습니다.
SF매니아들에게는 좀처럼 보기힘든 장르소설을 접한다는 기쁨도 있고, 요즘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골렘과 전쟁에 익숙한 독자들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방대하고 확실한 세계관으로 다른 소설에서 식상함을 느낀 독자에게도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으니깐요.
글의 문체나 흐름도 무난했던것 같습니다. 특히 은하영웅전설같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양 진영의 영웅들로 이야기를 끌고나가다 보니 그들의 만남과 이별의 반복에 좀더 흥미롭기도 하구요.
또 하나 이글에서 가장 장점으로 뽑았던 점은 중심인물들간의 연예사입니다. 학생들 취향의 일본만화풍 연예라기보다는 어느정도 성인취향의 연예담이죠. 아주는 아니고 조금은 절제된 연예감정표현이 무척이나 잘되었던것 같습니다. 그 중에 디제의 엘레비아에 대한 감정변화는 연예소설을 옮겨온듯 세련되고 매끄럽더군요.
작가분이 남자인듯한데 조금은 마초적인 냄새도 풍기지만 완전 할렘물이라 취급하기에는 아닌것 같습니다.
p.s 한인물을 중심으로한 스피디하고 빠른 전개와는 다르게 여러 인물을 통해 여러시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소설이라 익숙지 않은 분들도 많이 있겠지만 자주 접하지 못하는 SF적이고 밀리어터리적인 소설을 읽어보는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p.s2 적다보니 감상문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뭐 솔직히 저 아래 비평단들의 글처럼 세련되고 좋은 비평글을 적는 실력도 안되지만, 새로운 비평란에 글을 적어보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Comment ' 22